손톱
김종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한국공포소설을 읽었다
추리나 공포 소설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고전추리소설만을 주로 읽었던터라 끝도없이 쏟아져 나오는
신작들에 대한 정보를 잘 몰랐기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게 이유였다.
 
'손톱' 이란 책은 그 소재면에서 무척 끌리던 책이었다
표지의 그림도 조금 섬뜩했지만 나는 사람닮은 인형, 머리카락, 손톱..이런 것에
평소에도 공포감을 좀 가졌던 터라
많이 무뎌진 내 공포심을 자극할 것 같아서였다.
 
아닌게 아니라 처음 받아본 책은 그림으로 보던 것보다 더 징그러웠기에 밤에 읽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건만
어쩌다보니 밤부터 아침까지 읽게 되었다.
 
짤막한 내용을 말하자면 홍지인이라는 여인이 2년전 여섯살 난 딸아이를 잃고 난 후
그 슬픔을 견디다 못해 남편과 이혼하고 마트에서 우연히 만난 세준이라는 연하의 남자와 동거를 한다.
지인은 친구 민경과 동업으로 네일아트숍을 꾸려가며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날부터 악몽을 꾸게 된다.
죄를 많이 저지른 타인이 되어 누군가에게 손톱으로 살해당하는 실감나는 꿈을 꾸고나면
그녀의 손톱이 왼쪽부터 하나씩 어느새 없어져있다.
악몽이 반복될수록 2년전 살해당한 딸아이에 대한 죄책감과 공포로 그녀는 주변의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고
자꾸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밤에 혼자 이 책을 읽고 또 내용도 악몽에 대한 이야기인지라 내가 잠들일이 좀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 긴박한 진행스토리에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나서는 혹시 나도 무언가 잊고 있는 과거가 있는건 아닐지 약간 생각해 보았다.
 
작가는 끔찍한 여러 죽음들과 사건을 말하지만 우리사회의 각박함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결말을 통해 약간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재생을 완성한 '지인'과 앞으로 그러한 재생을 겪을 세준과, 민경을 보면 그러한 말이 이해가 된다.
 
가끔 혼자있을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때가 있다.
그건 그 모습이 진정으로 낯설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의 심리때문에 그런듯하다.
이 이야기의 지인처럼 큰 죄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누구나 죄를 짓고 살고
대부분은 양심이란게 있기 마련이니까...
 
죄를 지은 사람이 꿈 속에서 그 죄를 심판받고 다시 태어난다는 설정은 여러 사람들의 꿈이 얽혀있어 조금 복잡했고
왜 하필이면 그 재생의 도구가 손톱일까 하는 의문은 들었지만
마지막에 지인이 말하듯 손톱이 더디지만 곧 새로 자라나는 것처럼 그렇게 인생도 흘러간다는게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복잡함이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흥미롭게 풀어나간 책이기에 공포소설매니아라면
끝까지 단숨에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곧 영화화된다니 영화로 보여줄 그 영상미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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