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초기에 일어난 사건 중 예상하고 바랐던 일들이 얼마나 있던가? 삶의 경로를 갈라놓은 선택, 그의 예기치 못한 결과에 대한 안타까운 회한은 모든 이의 청춘에 존재하고 있지 않았던가?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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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다보면 두려운 일을 맞닥뜨릴텐데, 내가 원해서 겪었다고 믿어버리면 굳이 나서서 해결할 일은 하나도 남지 않으니까. 오로지 견디면서 잊어버리는 일만 남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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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걸 알면 다들 혀를 쯧쯧 찰 것 같아.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그러냐고. 물론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하지. 난 그런 사람이니까.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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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를 간직하듯 그 집을 붙잡고 싶었다. 이 세상에서 내가 처음부터 완전히 혼자는 아니었다는 증거였으니까. 하지만 실은 내가 겪은 상실을, 그 집 자체의 텅 빈 상태를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서로 사랑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이들과 얽혀 있느니 혼자가 낫다는 사실을 확인하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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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먹어본 진주비빔밥도 학교 앞에서 한가하게 발을 옮기는 시간도 선배에게 받은 선물 같은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래도 시만 한 선물은 없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선배의 선물을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다가 조금 먼저 죽은 사람들도 받았던 것이겠고요.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 다음으로, 시간을 살며 써왔던 선배의 시와 글들이 선배 스스로에게도 가장 좋은 것이었으리라는 말도 드리고 싶습니다. 사람은 좋아하는 이에게 좋아하는 것을 건네는 법이니까요.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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