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딱 한 번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너랑 같이 있어도 너무 혼자인 기분이 들 때가 있어. 그때 나는 아마, 그건 당신 기분 탓이라고 했을 것이다. 누구나 때때로 외로움을 느낀다고. 나 역시 그렇다고. 그러나 사실은 속을 들킨 기분이었다.
말을 하고 나면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사실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그러나 공장에서 보았던 그것은 내가 말을 내뱉는 순간 엄마가 아닌 다른 것으로 바뀌었다. 그건 엄마가 아니라 나였다고, 오늘 보았던 것은 사실 나였다고 말하면, 그 역시도 내가 아닌 다른 얼굴로 바뀔까.
내 인생은 엄마가 전부가 아니었는데. 뭘 해도 엄마만 떠오른다. - P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