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미는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싶었지만 그보다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생각할 때가 더 많았고 그날도 그랬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기 전에 자신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무엇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를 알아내는 데 통달했다. 그러므로 그것은 선택이 아니었지만 홍미는 자신이 최선의 것을 고를 안목이 있다고 착각했다.
남편은 딱 한 번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너랑 같이 있어도 너무 혼자인 기분이 들 때가 있어. 그때 나는 아마, 그건 당신 기분 탓이라고 했을 것이다. 누구나 때때로 외로움을 느낀다고. 나 역시 그렇다고. 그러나 사실은 속을 들킨 기분이었다.
말을 하고 나면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사실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그러나 공장에서 보았던 그것은 내가 말을 내뱉는 순간 엄마가 아닌 다른 것으로 바뀌었다. 그건 엄마가 아니라 나였다고, 오늘 보았던 것은 사실 나였다고 말하면, 그 역시도 내가 아닌 다른 얼굴로 바뀔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