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쪽이든 신호가 들어오는 곳으로 움직여본다. 가만히 기다린다고 무언가가 되는 게 아니다. 물론 가끔은 엔진이 과열되어 마음이 부대끼기도 하고 허전할 때도 있다. 그래서 우두커니 서서 바람을 맞기도 하고. 하지만 뭐 어디 나만 그렇겠어? 그러니까 멈춰 서서 망설이기보다는 어디로든 한 발 내디뎌본다. - P12
충성심이란 말은 ‘평생직장‘처럼 다음 세대는 전혀 감조차 못 잡는 희귀 단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핵개인들은 한 회사에서 일생을 보낸 사람들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는지‘ 질문합니다. - P184
힘없는 사람들은 먼 교외로 추방되었고, 그들이 살고 일하던 활기찬 동네는 폐허가 되었다. 도심은 시끄러운데다가 통과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한 건설 현장이 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서서히, 집요하게 새 도시가 솟아났다. 넓고 소란한 간선도로의 혈관, 번쩍거리는 유리와 금속의 얼굴, 죽은 콘크리트의 평평한 땅, 그리고 쓸쓸함과 황량함으로 이뤄진 도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