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결과로서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해 겸손한 어른이길 바란다.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이 오롯이 나의 능력 덕이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것들이 내게 오기까지 거쳐온 시간과 과정, 누군가로부터 받은 도움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늙고 싶다. 그렇게 과정을 잊지 않고 기억해온 시간들이 나를 올바른 어른의 방향으로 이끌어주리라 믿는다.
처녀귀신이 탈환해야 할 명예가 정절이라는 단일 요소로 수렴되는 것은 조선시대 여성의 사회적 위치성과 취약성을 시사한다. 처녀귀신은 미혼, 여성, 귀신이라는 삼중의 억압 속에 놓여 있다. 처녀귀신이 ‘비인간‘이 되어 인간사회의 모순을 고발하고, 명예 회복을 시도한 것은 역설적으로 미혼 여성이라는 ‘인간‘ 부류에게 허락된 사회적 기회와 권한의 부재를 시사한다. - P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