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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노스케 이야기 ㅣ 오늘의 일본문학 7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1월
평점 :
청춘소설이라고 하면 나도 모르게 마음속엔 기대부터 품고 읽어지기 마련인 것 같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잔뜩 기대하며 요시다씨의 청춘소설을 읽었다
요즘 떨어지는 낙엽에 마음이 적적하다면
보고있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의 주인공인 요노스케를 만나보길 적극 권해본다
첫 장부터 날 웃게 만들어준 요노스케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온통 내 마음을 뺏아가더니
다 읽은 지금에 와서는 읽을 때보다 더 많이 그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지나온 내 추억들까지 곁들여 _
대체 요노스케의 어떤 모습이 어떤 행동이 나를 이렇게 설레게 만들었을까
그렇다고 그가 그리 대단한 인물인 것도 아닌데 말이다
빈틈투성이에 어리버리 거기에 무사태평하기까지 무엇 하나 똑부러진 것 없는 그저 그런 평범한 청춘일 뿐
그럼에도 점점 난 요노스케가 좋아져버렸고
그래서인지 지금도 나는 요노스케가 그립다
우유부단한 점도 좋아
근성없는 점도 좋아
혼자선 아무것도 못하는 점도 좋아
둔감한 점이 좋아
웃는 얼굴이 가장 좋아
영화 '무지개여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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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오래전에 본 영화 속 대사가 떠올랐다
어째 요노스케같지 않은가 하하
처음부터 쭈욱 뭐 그리 대단한 사건 하나 없이 그냥 물흐르듯 그렇게 이야기하더니 그대로 끝이었다
하지만 이건 추리소설도 아니고 반전을 요하는 미스터리소설도 아니다
오히려 싱겁다 할지라도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재미있는 한권의 이야기였다
특별하지 않은 그런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럼에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_
이 책은 요노스케의 신입생 시절 1년동안의 이야기와 그 후 그를 기억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쓰여졌다
처음엔 어리둥절했지만 '아, 이사람이겠구나'하며 알아맞추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변함없이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요노스케가 참 부러웠다
누군가의 기억속에 그리 오래도록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 _ 얼마나 큰 축복 그 얼마나 대단한 기쁨일까 싶다
생각해보니 먼훗날 내 기억속에 그리 남아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게 날 기억해줄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하다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하하하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의 말처럼 정말이지 인생이란 어디서 어떻게 풀릴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비연속적인 사건들이 잇달아 일어나는 장소는 결국 자기 자신이며
그것들을 구조로 완성시키는 주체도 자기 자신이기에 인생은 소설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흥미로운 창작의 장임을 새삼 상기시켜주는 작품이기도 했다
_ 옮긴이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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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빼놓지 않고 꼼꼼히 읽게 되는 옮긴이의 말 _
너무 감정에만 치우쳐 읽었는데 생각해보니 어떤 우연이든 일련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란 말이 정답이다
그리고 인생은 소설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흥미로운 창작의 장이라는 말도 _
시들했던 내 청춘을 다시 일으키라며 요노스케의 기운이 마음속에 뜨거워지는 것 같다
이정도면 나도 요노스케 덕분에 굉장히 득을 본 사람 중 하나일지도 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