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이웃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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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87년 민주화 운동과 연극이라는 크게 2개의 줄기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즐거운 점은 연극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도 책을 통해 즐겨볼 수 있다는 것이고, 놀라운 점은 이 책 한 권이 그냥 연극으로서 남겠다는 것이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극이라는 형태로 오랫동안 전해지는 것은 비극이다. 그리스 비극, 셰익스피어 비극... 아리스토텔레스가 비극을 말한 것처럼, 비극을 통해 우리에게 카타르시스를 일으키기 위한 것일까. 아니면 이게 연극인지 현실인지 분간도 안되는 것을 그저 그려낸 것일까.

이 책을 접한 모든 이는 선한 이웃이 과연 뭘까 혹은 누굴까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옳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우리가 수 없이 많이 봐 온 그런 사람들이다. TV나 뉴스에만 나오는 사람들만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 많이들 존재하는 그런 이들이 우리의 선한 이웃이요, 지나온 과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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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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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은 가족의 행복했던 그 시절일까, 아니면 단순히 진짜를 대신하기 위한 가짜일까.

일본 소설이 주는 피로감이라는 것이 분명히 있다. 실로 오랜만의 일본 소설이다. 무엇이 좋았냐고 묻는다면, 그냥 안타까웠어라고 대답할 것이다. 돈이라는 것은 인간이 발명해 낸 아주 뛰어난 ‘가짜‘다. 돈은 어떠한 가치를 대변할 뿐이다. 하지만, 이제 사회는 돈이 대변하는 가치보다도, 그 돈 자체가 가치 있다고들 한다. 이 소설은 이러한 생각을 던져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왜 그랬을까?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 다음은? 하고 상념에 빠지게 된다. 즐거운 한때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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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도미노 오늘의 젊은 작가 15
최영건 지음 / 민음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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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적인 문장들로 구성된 이야기이다 보니, 매끄럽지 않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확실히 사람을 사로잡는 문장들이다. ‘문장‘이라는 단어를 심히 좋아하는 작가의 문장은, 아직 세워지지 않은 도미노 조각같이 어떤 모양을 띄지 않는 것만 같다. 어쩌면 내가 그 큰 도미노 모양을 보지 못하고 하나의 조각만 보는 걸지도 모른다. 분명 언젠가는 한번 다시 읽어야만 한다.

내러티브는 지극히 평범하다 못해 어디서 본 것마냥 그려진다. 이 소설을 지탱하는 건 겉멋 든 것마냥 툭툭 끊어지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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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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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성이 처한 상황을 ‘남자이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못해서, 이 작품이 엄청 좋았다! 라고 말하지 않는게 아니다. 이건 소설이라기보다 르포 같다. 의도한거겠지만, 기사를 읽는 것 같고 처음엔 제목의 ‘김지영‘과 달리 ‘김지영씨‘라고 거리를 두는 화자가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저 객관적이려니... 하며. 그 화자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김지영씨를 이해하는데 이용하며 결국, 마치 단세포같이, 남성중심적 사고를 펼쳐낸다. 그게 현실일지도 모른다. 좋다. 괜찮다. 다만, 김지영씨의 이야기는 미완인 것 같다. 내용이 펼쳐지다가 말았다. 결국 남은건 중단된 김지영씨의 이야기와, 극도의 남성중심적 사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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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랄프 로렌
손보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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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든지간에, 이 책 표지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소설을 읽고나니 기쿠박사의 피겨 스케이팅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라서 더더욱 맘에 든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독자 각자의 망원경으로 인물들을 바라보길 바란다. 그러한 소망은 100퍼센트 이루어주는 소설이다. 내가 마치 종수가 된 것마냥, 랄프 로렌을 찾아보곤 했다. 내가 마치 종수가 된 것마냥, 수영이를 궁금해하기도 했다. 내가 마치 종수가 된 것마냥, 셰넌의 녹음을 듣고 싶기도 했다.
이 책은 감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위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에필로그를 읽고나니, 이유는 잘 모르지만 머리가 쭈뼛 섰다. 디어, 다정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보내는 그 이야기가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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