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토를 반드시 죽일 결심으로 우라지에서 하얼빈까지왔지만 경계가 엄중해서 죽일 수 없으면 발포만이라도 해서 나의 의견을 말하고 자살할 생각이었다. 이것이 사실이다.
라고 우덕순은 진술했다. 진술은 임의로웠다. 검찰관 앞에서 살의를 자백하는 태도에 미조부치는 놀랐지만, 그 태도가 권총 구입 동기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우덕순이 자백한 살해의 동기는 사감이 아니라 정치적인것이었지만, 미조부치는 그 정치성을 인정할 수 없었다. 미조부치가 우덕순의 정치성을 인정할 수 없는 배경은 자신의 논리성이라기보다는 정치성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미조부치는 자신의 정치성을 부정했다.
S우덕순 같은 하층의 불량배에게 정치사상이 있고 그것을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정신의 용력이 있다는 것을 미조부치는 인정할수 없었고, 그것은 본국 외무성이 이 재판에 요구하는 방향이기도 했다. 미조부치는 우덕순이 저지른 행위의 사실과 우덕순의사상 사이의 연관을 부정하는 쪽으로 신문의 방향을 정했다. - P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