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합본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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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이 책 만큼 유쾌한 책이 있을까 블랙코미디 하면 떠오르는 책이고 제목부터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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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와인을 선택하기 위한 와인 입문
주부의벗사 편집부 지음, 오성애 옮김, 다네모토 유코.김민환 감수 / 미래지식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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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와인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책을 접하면서 였다. 많은 사람들이 미스터 초밥왕을 보고 초밥에 대한 환상을 키웠듯이 (물론 안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와인을 접하다보니 그 맛에 대한 궁금증이 안 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와인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역사 한잔이라는 책에서 보았던 내용 그 자체라 어디서 부터 무엇을 어떻게 알아야 맛있는 와인을 시음해볼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몇 번 와인을 접해 마셔보았지만 쓰고 알콜향이 짙으며 정말 이 와인이 그토록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와인이 맞는가? 하는 의문마저 들어 이것저것 책도 보고 정보도 수집해보고 했지만 여전히 와인은 어렵기만 했다. 처음 마셔본 와인의 실패가 더욱더 불신감을 안겨줬는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모아놓고도 보기가 귀찮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을 것이다. 시험을 앞에두고 밀린 전공서적을 벼락치기 하듯 머릿속에 긁어넣는다해서 그것이 내것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차근차근 와인에 대해 알아볼 노력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내가 와인을 흥미있게 지켜보는데도 와인에 대해 알아가는게 어렵다 느껴지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바디감이 있는 레드와인을 무턱대고 마셨으니 처음 와인을 접하는 내 입맛에 착 달라붙기는 커녕 그 맛을 제대로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내게 좋은 와인을 선택하기 위한 와인 입문, 이 책은 조금 색다른 의미를 가진다. 처음 받아들었을때부터 마음에 들었다. 깔끔한 책표지에는 붉은 와인이 큰 글라스에 담겨져있고 적당한 두께에 방대한 와인의 실사진, 편집등이 눈에 확 들어온다. 책의 구성은 와인의 종류와 제조법, 빈티지라든지 라벨을 보는 법, 그리고 와인에 따라 달라지는 글라스에 대해 짧게 수록해두었고, 크게 와인의 품종과 세계 와인의 이해, 와인 칵테일로 나뉘어져 있다. 와인의 실사진과 깔끔하게 정리된 편집은 무엇보다 쉽게 이 책을 보는 와인 초급자들에게 와인에 대한 즐거움을 알려주려는 지은이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술은 무턱대로 마시는게 아니라 즐겁게 음미하는 것이라고. 와인이 사람들의 시각과 미각, 후각을 즐겁게 한다면 이 와인 입문서는 시각을 즐겁게 한다. 또 눈으로 전해진 정보를 통해 맛을 상상하는 즐거움 또한 빼놓으면 섭할 것이고 세계 와인의 이해에 실린 여러 나라의 와인에 대한 정보를 간결하면서도 상세하게 나누어 놓은 것은 물론 스위트, 라이트, 드라이, 헤비의 작은 표로 선호하는 맛에 따라 볼 수 있는 선택권마저 주었으니 처음부터 무엇을 어떻게 마셔야 하나, 싶은 와인 초급자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더욱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생산자로부터의 메시지였는데. 와인을 만드는 장인들의 생각과 정신이 풍요로운 포도 농장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내게도 그 풍경들이 보여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와인의 라벨과 빈티지, 또 어떤 품종으로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이해를 하고 보니 와인, 너무 어렵게만 볼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장 노엘 에르베가 '보르도' 지역의 토양과 포도와 함께 좋은 와인을 만드는데 힘쓰겠다, 말하는 부분에서 나는 신의 물방울에서 보여졌던 풍요로움을 떠올렸고 포도농장과 햇빛 아래 붉은 보석처럼 빛나는 와인을 떠올릴 수 있었다. 여건만 된다면 와인의 생산지를 찾아가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기름진 토양과 햇빛, 바람 속에서 자라나는 포도향이 입안 가득 넘쳐날 것 같은 기분으로 책장을 덮었다. 물론 이 책으로 와인에 대한 초급편을 다 뗄 수는 없겠지만 조금더 와인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는 잡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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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6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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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6


  홍루몽은 등장인물이 많은 만큼 에피소드도 매 회마다 새롭게 생겨난다. 보옥이 넘어졌어도 하나의 에피소드로 대부인, 왕부인, 희봉 모두가 몰려와 보옥을 걱정해주고 습인등 아가씨들 역시 보옥의 걱정을 하며 하나의 이야기로 형성이 되니. 말그대로 일상, 사소함,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한 정겨운 마을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것 같지만.

 

  언뜻보기에는 우리네 모습과 같이 명절을 보내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비슷해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그렇질 못한다. 그 삶과 서민들과 같다 말한다면 유노파가 당장이라도 튀어나와 호통을 칠 것 같다 이말이다.

 

  명절을 보내고 밤 잔치를 열고, 희봉과 대부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가는 듯 싶더니 희봉이 유산을 해 몸져 누으면서 이야기는 또 다른 사람이 바톤을 받아 전혀 다른 이야기로 흘러간다. 영민한 탐춘의 활약으로 희봉의 빈자리를 조금씩 채워가기 시작한다. 희봉이 그간 살림살이를 맡아 고생했었다면 이제부터는 희봉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것이리라.

 

  보다 보면 조금은 그 정서와 맞지가 않달까? 오죽하면 '옥'이란 이름을 붙였겠냐만은. 보옥이 엎어져도 대부인이 뛰쳐나와 손주 손을 붙잡고, 어머니가 눈을 까뒤집고 달려오는 것 같으니. 하긴 내가 그 시절을 살아온게 아니니 완벽하게 이해를 할 순 없는게 아닌가. 대옥이 임씨집안으로 다시 갈지도 모른다는 자견의 말에 울다 병까지 난 보옥을 보니, 철이 없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순수하다고 해야할지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잠시 보옥과 이름과 외모가 같다는 도련님이 나오는데 꿈결처럼 흐지부지 흩어지더라. 방대한 양인만큼 많은 스토리가 있고, 각 회마다 사소한 일들이 꼬리를 물듯이 일어나 늘 그 뒤가 궁금해진다. 아, 오늘은 무슨 일이 있을까? 어쩌겠는가. 다음권을 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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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7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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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7


  수다스러운 그들의 이야기를 보다보니 어느 덧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소처럼 차례를 보고, 삽화를 보면서. 


  홍루몽이 한창 광고하고 있을 무렵에 보았던 전체적인 내용을 난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 주인공 가보옥과 임대옥의 비극적인 사랑과 가씨 집안의 흥망성쇠를 그리고 있다는 그런 내용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보옥과 대옥이 사랑을 했지만, 희봉의 계략으로 보옥이 보채와 혼인을 하고 대옥이 안그래도 병약하고 가녀린 여인이라 피를 토하고 죽는다는 그 부분이 오래도록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책을 읽을때 대충이라도 그 윤곽을 잡아보길 좋아하는 본인으로선 광고된 내용을 수시로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홍루몽은 여차하면 삼천포로 빠지는 수다쟁이들 같으니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내가 대체 어디까지 거슬러 왔는지 알 수가 없어지니. 음 지루할 새 없이 일이 생기고 이제는 남의 가정사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쏠쏠한 재미가 있지만. 중국문학은 일본이나 외국문학과 비교해볼때 전개 속도도 꽤 느린편이라는것을 이제와 깨닫는다. 아, 이 장면은 언제 나오는걸까? 하는 궁금증이 재미를 유발하지만 보다보면 언제 나오나 기다림의 끝이 어디인지 알기가 어려워지는 편인듯 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역시나 보옥의 생일이다. 삽화에서도 보여지는 화려함이란. 보통 친구들과 가족정도로 생일을 치루는 우리들과는 정말 다르디 다른 모습인 것 같다. 아가씨들이 벌인 밤잔치에서 보옥과 아가씨들 등은 먹고 마시고 즐긴다. 거의 보다보면 시를 짓거나 잠을 자거나 아프거나 연극을 보거나 그도 아니면 먹고 노는 모습이 많이 묘사되어 딱 그들만의 세상 속을 들여다보고 있다는게 선명하게 느껴진다. 6권에서 탐춘이 불필요한데 드는 비용을 줄이는 장면이 떠올랐는데. 가씨네 집안의 흥망성쇠는 이미 처음부터 그들이 시를 짓고, 연극을 보며, 잔치를 여는 그 순간에 이미 결정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다른 가씨집안과 비슷한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뭐 이것은 순전히 내 생각이고.

 

  보옥의 생일때 뽑은 제비를 통해 소설의 작자는 제비에 적힌 네 글자와 그 아래 인용된 시구가 그것을 뽑은 사람의 성격과 운명을 암시한다고 하니. 처음 홍루가를 통해 운명을 암시했던 것과 마찬가지겠지만, 남아있는 남은 분량으로 그 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어떻게 작자가 전개해나갈지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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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8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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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8


   아, 그간 계속 봐오던 '청문'이를 잃고나니 마음 한켠이 싸해지는 것이 나중에 대옥이 죽을때에는 어쩌면 좋을까. 홍루몽 속 안에 있는 보옥은 마치 여인들의 암투 속에서 그것을 유발하는 촉매제 같다. 전에도 보옥이 장난과 농으로 건들였던 시녀가 왕부인의 내침으로 목을 매고 죽었고, 지금도 이렇게 청문마저 죽지 않았는가.


  물론 그런 이유로, 감기 좀 걸렸다고 사람 목숨이 쉬이 죽는게 너무도 허무하지만. 홍루몽에서는 목을 매어 죽던 감기에 걸려 고열로 죽던 어떤 이유라도 죽을 운명은 죽을 운명인 것이다. 제비뽑기에서나 홍루가에서 예정되었던 결말처럼.

 

  보옥이 청문이 몸져 누워있을때 집에 들렸을 때 등불아가씨라는 사람이 보옥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은 여태껏 보아왔던 홍루몽과는 조금 다르다 느껴졌다. 이제 몇 해가 흘렀고 어릴 적 모습 그대로 세상이 그들을 바라봐주는 것은 아닐 것이니 그 점 역시 아쉬워졌다. 보옥이 아가씨들과 마음껏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이 아쉽고, 그로 인해 애꿎은 아가씨들만 죽어나가는 것이 안타깝고 안타깝다. 반편이 같은 아가씨들은 물색없이 순하기만 해서 내치면 내치는대로 죽는데 왕부인도 참 너무했지. 사람의 목숨이라는게 이토록 허무하게 그려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살아, 라고 경성스캔들이라는 드라마에서 나오지 않던가. 독하질 못하고 순해서는 눈물바람부터 하는 이들을 보니 온실 속 화초처럼 너무도 편하게 살아왔던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모진 바람 단 한번에 꺽이는, 미처 피어나지도 못한 꽃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대표적인 꽃, 대옥 역시 내 예상을 피해가지 않는다. 

 

  몇 권이었지? 대부인과 유노파가 연극을 보는 장면에서였나. 대분인이 쉽게 피로를 느끼고 몸져 눕게되면 의원이 찾아와 진맥을 하고 약을 지어주는데. 8권에서도 너무도 쉽게 아픈 사람들이 등장하게 된다. 작자는 그 속안에서 사람의 생명에 대한 덧없음을 말하려는 것인가? 전 편에서도 가경이 단사를 먹고 죽고, 우삼저도 죽고, 우이저 역시 생금을 먹고 죽지 않았던가. 또 그 전전권에서도 습인의 부모가 죽고...대옥의 아버지가 죽고 홍루몽에서는 유독 생과 사가 너무도 쉬이 무너져 버린다.

 

  기우는 달처럼 서서히 몰락해가는 가씨집안 사람들은 그럼에도 철벽산장에서 달맞이를 즐기기도 하지만 실상은 희봉에게 돈이 없다고 돈을 변통해달라는 사람들이 늘고 희봉 역시 자신의 패물을 팔아 변통해주고 있다. 허세인지 아니면 여태껏 그리 살아왔기에 스스럼이 없는건지. 달맞이가 뭐그리 대수라고.


  화려한 홍루몽의 속은 기울어져 물 속으로 뛰어드는 달처럼 검게 물들어있다. 아니, 어쩌면 맑았던 옥구슬이 검게 물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곳곳에 죽음이 드리워져 있고, 여인들의 질투와 눈물, 계략이 곳곳에서 움트고 있다. 화려하고 눈부신 이면에는 현실 그 자체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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