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
김휘훈 지음 / 필무렵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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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림책방에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표지를 보고 책을 열어볼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날 아침이 생각났거든요.

출근을 할 때 뉴스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업무를 시작하면서 우리 주된 수다거리였구요.

잠시후에 다 구조되었다고 해서 아~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런데 그 다음에 나온 광경은 정말 전국민 트라우마가 되었죠.

배는 뒤집히면서 가라앉고 있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왜 저 유리를 망치로 깨지 않냐고..

그럼 몇명은 살릴텐데 라면서 화냈었어요.

물론 구조 대원들도 나름의 사정은 있었겠지만요.


그 뒤로 울며 화내며 모니터로 보이는 시간들을 지켜봤고,

다시 그 뒤로는 덮어두고 꺼내기를 두려워했었던것 같아요.


영화 <생일>이나 세월호를 다룬 다큐영화 같은 것도 예고편만 봐도 너무 아파서

본편은 볼 엄두도 못냈어요.


이 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표지의 선체 유리창 뒤의 얼굴들을 보면서 책을 넘겨볼 엄두를 못냈어요.


그리고 서평단일때 고민을 하다가 용기를 냈어요.


그리고 책을 열고나서 왜 진작 사지 않았나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도 읽어주었어요.

부부가 울상을 하고는 반성하며 한참 조용히 있었습니다.

표지만 보고 세월호의 직접적인 묘사가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내용은 불편한 기억을 바다 깊이 깊이 넣어두고 잊어버린 우리들을

다시 깨워주는 이야기였네요.


"아무도 안와"


그 한마디가, 그리고 이제는 누군가가 이끌고 올라와야한다는 사실에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에요.

눈을 마주보는 거북이의 표정이 마치 불편한 기억을 다 덮어두고 모른척 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나를 혼내고 비난하는 기분이었어요.


이제는 주위에 이 그림책은 꼭 읽어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제가 거북이처럼요.. 그 지인들도 불편해서 덮었다고 했거든요.


아무리 불편해도 잊지말고 마주해야 진실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해준 책입니다.

 

*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서 재미있게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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