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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작은 인어
루시아노 로사노 지음, 박재연 옮김 / 블루밍제이 / 2022년 2월
평점 :
<제이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서 재미있게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표지에 콩코르드광장에 바다의 분수가 있어요.
코로나가 맨 처음 확진자가 나온 2020년 1월에 파리에 있었어요. 놀러갔었죠.
그때 물이 나오지 않는 저 분수앞에서 아이들과 크라페를 사먹었는데.. 그 기억에 실실 웃으면서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저 고급스런 금박장식, 반짝반짝 거림을 공유하고 싶은데 사진으로는 약하네요. 그래도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 같아서.
바다의 분수 맨 꼭대기에 있던 돌인어상은 청동으로 된 조각들 사이에서 항상 이질감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리고 분수에 사는 다른 조각상들이 들려주는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바다에 가 불 수 있다면!"
작은 인어는 밤마다 소원 하나를 속삭였어요.
그러다가 어느날 뱅자뱅이 동전을 던져서 소원을 빌려고 할때 금방 소원이 떠오르지 않자
그 순간 작은인어는 기회를 잡아서 소원을 빌어요.
그러곤 밤이 되자 인어꼬리 대신 발이 생겼어요.
분수대에 빈 소원의 유효기간은 딱 하루애요.
인어는 다른 조각상들의 걱정을 뒤로 하고 바로 길을 떠났어요.
주어진 시간은 하루 밖에 없으니깐요.
결국 하루 중일 걷지만 파리를 벗어나지 못해요.
하지만 결국은 백조들의 도움으로 작은 인어는 꿈을 이루게 됩니다.
지금 40대 중반을 살면서 정말 많은 기회가 있었던것 같아요.
그 중에서 겨우 한두개를 잡았나?
어떤 기회들은 왜 놓쳤는지 후회도 되고,
근데 생각해보면 놓친 이유는 분명했어요. 그때 제가 뭘원하는지 몰라서 그게 기회인지 몰랐던 거였더라구요.
그냥 직장에서 조기은퇴를 하고 낯선 도시로 이사와서 뭘 공부해볼까 생각하다가 다시 방송대에 들어가서 평생교육사를 땄지만 뭘 해봐야지 생각도 없이 우물쭈물, 결국 5년이 훌쩍 지나버렸어요.
아. 이 나이에 다시 무슨 새로운 걸 시작할까 체념도 하지만,
또 지나고보면 그때도 늦지 않았었는데 후회할까봐 고민을 해요.
그래서 질문을 해요.
"지금 내가 원하는게 뭐야?"
작은 인어는 아마도 <바다>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서 뱅자뱅의 동전이 분수대로 들어왔을 때 바로 기회를 잡을 수 있었겠지요.
여행전에 아마 이 그림책을 봤으면 작은 인어가 갔던 길을 따라서 여행했을지도 모르겠어요.첫페이지에 <파리8구, 콩코드 광장>이라고 되어있는데, 혹시....파리의 다른 장소들도 시리즈로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아마 코로나가 안정되고 해외여행이 수월해지면 작은 인어가 머물렀던 곳의 인증샷들이 올라오지 않을까요? ^^
파리를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소록소록 한참 걷다 지친 기억, 기하학적으로 잘 다듬어진 나무가 각잡혀서 줄서있던 정원들, 한쪽에서 조용히 물질하는 오리들.. 이런 풍경들이 떠올라서 저처럼 슬쩍 미소짓고 있을지도 몰라요. ^^
그림도 추억돋고, 내용은 또 다른 생각을 해보게 해주는 멋진 그림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