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인의 한국경제를 보는 눈
남덕우 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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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약방문이라고 결과론일 뿐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 있는가.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해질녘에 난다고 했으니 외환위기의 해가 벌써 질 때가 된건가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가. 그러나 '결과론일 뿐이다'고 해 버리면 이런 작업은 의미가 없어진다.

후세는 참고할 자료가 없어지는 것이니 역사의 집적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한 온고이지신,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새로운 정책제안서로서도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정치와 경제, 행정 전반에 걸쳐서 외환위기 이후의 공功과 과過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열명의 석학들이 견해를 제시하였다.

저자들은 외환 위기의 원인에는 전반적으로 동의하지만 해결방식에는 불만이 있다. 그 불만은 주로 IMF의 입과 그 입에 따른 정부에 있는 듯하다. 한국지식인이 실패를 자산으로 생각하는지는 의문이지만 극복과정에서 얻어진 소중한 경험보다는 현재 발생 중인 오류를 집어 내어 그 실패의 원인을 캐내는 기획도 괜찮을 것 같다.

책의 유기성을 위하여는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지면을 허락할수 있었어야 더 좋지 않았을까. 저자들에게 책의 기획의도를 설명하고 총론은 과감히 제거하고 부분적인 전문성만을 요구하였다면 다른 책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건조한 신문기사보다 글을 늘려쓴 것 외에는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 좀 더 쉽고도 직관적인 이야기가 많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글은 건조함이 특징이니 시비를 걸 일은 아니다. 깊은 통찰이 군데군데 보이니 잘 찾아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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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식이 돈이다 1 - Economy Knowledge 1 금융지식이 돈이다 1
김의경 지음 / 거름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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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맘에 드는 좋은 책을 발견하였다. 아주 잘 쓰여진 책이다. 신입사원, 대학생, 중견 실무자까지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실무경험 없이 공부하는 경영학과 학생은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직,간접적인 자신의 경험을 잘 끌어내어 이해하기 쉽게 금융을 잘 설명하였다. 내키지는 않지만 책의 발전을 위하여 단점을 굳이 꼽아보면 금융업체의 시각에서 조망한 것이 주류라는 것이다. 다음에 나올 3권에서는 제조업체가 하는 정말 기본적인 '제조업 금융'에 대해서도 언급을 해주었으면 한다. 수출을 주로하는 제조업체의 무역금융을 예로 들어보면 구매승인서나 내국신용장, 네고등을 통한 '수출금융'과 원자재 구입자금 지원이나 신용장을 담보로 한 자금대출등의 '수입금융'등을 언급하여 주십사하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핵심을 말해주는 쉬운 개론서가 많아져야 기업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충실해져 경영효율화에 일조를 하는 것이며 부자아빠가 말하는 국민의 '금융아이큐'가 높아져 국가경제에 일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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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수염
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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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적인 소설문법을 벗어난다. 스토리텔링보다는 의식의 흐름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재미없다. 따로 문학성을 따질 수는 있겠으나 그건 나의 능력밖이라 언급하기 어렵다. 소설 읽기를 즐기기만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처음에는 약간 혼란스러웠으나 미친 건 화자가 맞는 것 같다. 현대인의 '고독'이나 '소외' 이런 걸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말도 세명이 하면 진실이 된다는 현실의 척박함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소설은 전반적으로 지루하다. 십년을 기른 콧수염을 잘랐는데도 주위사람들이 몰라준다는 스토리의 발단은 정신을 깨게 만들었으나 원만한 해결은 차치하고라도 반전은 기대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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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카사미 마사히로 외 지음, 이윤정 옮김 / 김영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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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와 연관되어 있는 사람은 꼭 읽어볼 만 좋은 책이다.

실무에 종사하다 학계로 발을 돌려 그런지 학문적으로 정리하려는 태도가 보인다. 이는 본받을 점이라 생각한다. 중국에 FDI (해외 직접투자) 흑자와 무역흑자가 상존한다는 내용은 좀 더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무역에서 흑자가 나면 자본수지에서는 기계적으로 적자가 난다. 국제 통화를 하드 커런시라고 한점 또한 올바르지 않다. 엄밀하게 말하면 하드 커런시(즉 경화)는 현재 없다. 금에 의해 태환이 보장된 국제통화를 하드 커런시라고 하는데 주지하다시피 이제 통화를 금으로 바꾸어 주는 나라는 없는 것이다.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말하면 '이런 저런 문제가 있다고 해도 역시 중국 시장은 매력적이다. 외자기업에 대해 내국민 대우가 부여되고 중국의 국민소득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중국 시장은 폭발할 것이다. 그 때가서는 '때는 늦으리'가 될지 모른다 (147쪽)' 이다. 결국 중국 진출의 궁극적인 목적은 세계 최대의 단일 시장이라는 점이다.

일본색이 너무 강조되어 있다. 우리가 미일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말로 번역할 때는 미일이라고 하는게 낫다. 역자는 계속 일미라고 적고 있다. '유니클로' '시세이도' 등이 비즈니스맨에게 친근한 기업의 예시라고 한다. 그러나 일본기업에 친숙하지 못한 우리에게는 이런 기업은 아직 낯설다. 화폐도 중국 위안과 일본 엔을 단순 비교한다. 문학상의 '낯설게 하기' 기법이 아니라면 이런 건 바꾸어 주어야 한다. 쇼쿠슈는 더욱 이해 안 된다. '소흥주'라고 하든지 중국말로 '샤오씽지우'라고 하든지 했어야 했다.

이런 책은 한국 현실에 맞게 로칼화 시켜야 한다. 어디서나 '표준화'와 '로칼화'가 충돌하는 법이다. 번역도 마찬가지이다. 역자는 '표준화'를 위하여 일본에서 출판된 '문자' 그대로를 번역한 모양이지만 이런 책은 문학서적이 아니다. 역자의 역량이 발휘되어야 할 부분에서 전혀 발휘되지 못했다. 책의 기획시에는 일본 내에서 이미 검증되었다고 판단하여 안심하고 출간하였겠지만 저자들의 경험은 일본적 경험일 뿐이다. 한국인으로 중국에서 땀흘리는 혹은 땀흘렸던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과 또는 그들의 회사와 공동으로 중국 비즈니스에 대한 글을 기획하여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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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이루어진다
정몽준 지음 / 룩스북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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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인지도나 지명도를 올리고 유권자와 호의 관계를 유지하는 이미지 메이킹의 일환이다. 그들은 표를 보고 글을 쓰지 돈벌이를 위해서 글을 쓰지는 않는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대중에 영합하는 것, 즉 책 팔아 돈을 번다는 것을 타락으로 생각한다.) 정치인의 글에서 신뢰성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들의 목적이 '표'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주로 선거 전에 출판을 한다. 현대 정치는 이미지의 싸움인데 그들은 책과 텔레비전을 동원한다. 책은 책과 친한 사람들, 텔레비전은 텔레비전과 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들의 신변도 좋지만 큰 그림을 보여 주어야 한다. 물론 자신의 '시뮬라시옹'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이야기거리를 계속 제공하여야 인기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대선용으로 조급하게 기획된 감이 없진 않지만 어떻게든 그를 알 수 있어 다행이다. 이런 것도 없다면 우리는 정보 비대칭으로 계속 손해볼 것이다. 정보 비대칭은 약자를 계속 약자로 만드는 묘한 제도적 구속이다.

저자는 사고의 폭이 상당히 넓다. 이는 경험의 산물이다. 경험은 지적 재산을 감가 시킨다는 헨리 키신저의 말로 나이가 어려 지혜롭지 못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반박하려 하지만 나는 저자가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정치의 비극이 단절과 비연속성에 있다는 말은 정책의 일관성을 가지라는 말이다. 이는 리스크를 극도로 싫어하는 경영자적 시각이다.) 또한 경험이 많은 자는 경험을 벗어날 수 없다. 가족, 비전, 일, 과거 하나도 빼지 않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외연이 넓어졌다. 넓게 이해하기에는 좋다. 구김살 없고 컴플렉스도 없으니 좋은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국민의 불편을 없애는 일에만 전념하더라도 새로운 바람을 계속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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