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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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킨트는 세상과 떨어져 있다. 떨어진 냉소가 보인다. 민감하지도 둔감하지도 않게 적당하게 떨어져 있다. 그의 스토리텔링은 상징적이지만 허무하다. 무릎을 딱 치면서도 이상하게 개운치 않다. 나의 삶이 체스 거장 '쟝'과 같은 헛된 신중함으로 점칠되어 그런가. 자발적으로 둔감해지는 삶이다.  '18세기부터 이 우주는 계속 조개화 되어왔다.' 좀머씨 말처럼 그래도 제발 그대로 내 버려두자. 심각하게 느낄 건 없다. 단지 나는 내 삶을 변화시키면 되는 것이다. '문학의 건망증'에 대한 소품을 추천하고 싶다. <너는 이 무서운 건망증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나는 생각한다. 있는 힘을 다해 레테의 물살을 버티어 내야 한다. 허둥지둥 글 속에 빠져 들지 말고, 분명하고 비판적인 의식으로 그 위에 군림해서 발췌하고 메모하고 기억력 훈련을 쌓아야 한다> 아쉽게도 이는 냉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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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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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 의무감을 갖고 읽었다. 보바리 부인은 일이 없다. 그래서 몽상만 생긴다. 생산과는 동 떨어진 인간상이다. 의무감이 없다. 아이에 대해서도, 남편에 대해서도. 없는 사람이 있는 척 하는 것을 허영이라고 한다. 비었다는 말이다.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고 발전하여 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녀는 허영덩어리다. 희대의 천재였다는 플로베르는 자신이 보바리 부인이라고 했다. 무슨 말일까? 자신이 바람이나 필 줄 밖에 몰랐던 부르주아지나 다름없다는 고백일까. 아님 현실에 절망하여 환상만을 좇았다는 의미일까. 이해하기 힘든 의사 마누라의 바람과 함께 신용 불량자가 되는 과정을 담담히 그렸다. 내용은 의미 없다. '이 작품이 위대한 것은 작가가 추악한 것을 그리는 데 있어서 아름다움을 그리는 것과 마찬가지의 사실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로베르를 변호한 변호사의 말이다. 소설에 있어 문체 혹은 사조를 이해해야 필요를 항변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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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 운명을 개척하는 70가지 삶의 지혜
사토 에이분 지음, 오근영 옮김 / 창작시대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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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읽힌다. 자신의 직업(교사)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이다. 말 한마디가 얼마나 귀한가. 천 냥 빚을 갚기도 하고 공자께서도 천금(千金)보다 귀하다고 하였다. 지식보다 인생의 길라잡이인 스승의 자세로 귀한 말씀을 한다. '얘야, 공부는 습관이란다.' 아주 당연한 말 같지만 오래도록 생각하게 만드는 말이다. 청소년기는 질풍노도, 주변인의 시기다. 혼돈의 시기다. 선생님은 말씀 하신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을 사랑하라. 자신있는 사람은 너그럽게 처신한다.' 나이가 많더라도 그대로 들어 맞는 처세술이니 청소년으로 독자를 한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최고의 미학은 당신의 삶이니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꾸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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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도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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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죽음과 얽힌다. 사랑은 에로스요 죽음은 타나토스다. 이기적 유전자의 컨셉을 빌리자면 유전자 보호를 위하여 사랑이 필요하다. 사랑은 죽음 전에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려는 욕망이다. 삼국사기의 '도미전'을 차용하여 러브 스토리를 만들었다. 벡터가 어긋난 삼각관계가 아니라 도미와 아랑의 사랑에 절대권력자 개로왕(여경)의 방해가 들어온다. 그 방해를 피하는 것이 사랑의 완성이다. 아랑의 갈등 또한 남편에 대한 사랑이 원인이니 대단히 큰 사랑이다. 이 전설이 가지는 의미가 계도(啓導)라면 부위부강(夫爲婦綱)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십 리도 못 가 발병 나는 아리랑이 아니라 '아랑'의 아리랑이 들린다. 그림도 이쁘고 책도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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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변화시키는 3분
하나오카 다이가쿠 / 장원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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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의 에피소드를 통하여 삶의 지혜를 조언하는 책이다. 책은 대체로 실리보다 명분을 중시한다. 물질보다는 정신이다. 돈보다는 신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질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일본의 인물 이야기(특히 3장)가 많지만 에피소드가 중요하므로 배경지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괜찮다. 어릴 적 위인전에서 보던 이야기다. 책을 구할 수 있다면 구하여 3편 헨리포드 이야기(네 손으로 장작을 패라. 이중으로 따뜻해진다)는 읽어보라.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잠언은 대체로 이러하다. 내일로 미루지 말고 오늘부터 도전하라. 사소한 일에 구애되지 말라. 얼굴 붉히고 흥분하는 어리석은 자신을 돌아다 보라. 명작의 비결에 대한 바흐의 대답 <간단합니다. 내가 했던 만큼만 공부하고 노력하면 누구든 나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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