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곽지균 감독님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25일, 90년대 한국 멜로 영화의 대표자였던 곽지균 감독(57·본명 곽정균)이 안타깝게 자살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고인의 곁에는 영정용 사진과 노트북에 유서로 보이는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라는 메모가 있었고, 그 안에는 "일이 없어 괴롭고 힘들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겨울 나그네>로 데뷔하여 90년대 <내 젊은 날의 초상>, <걸어서 하늘까지> 등의 작품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곽지균 감독은 2000년 <청춘> 이후 오랜 공백 끝에 2006년 <사랑하면 괜찮아>로 돌아왔지만 흥행에 실패하고, 최근까지 일거리가 없어 우울증세를 보여왔다고 합니다.

2010년 현재 1000만 관객을 수차례나 배출한 한국 영화계에서 절정기에,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 시상식인 대종상에서 3차례나 수상했던 감독이 이러한 이유로 비극을 맞이한 것에 대해 영화계는 비통해하면서, 동시에 현 한국 영화 시장의 어두운 그늘에 대한 비판 또한 다시 일고 있습니다.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 위주로 변하며 흥행 성적에 따라 영화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면서 최근 소규모 자본의 영화들은 작품성과 상관없이 영화관에서 외면받는 힘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 동안 여러 영화인들이 이러한 현실을 호소해 왔고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 또한 전무했던 것은 아니나 자본주의 경제시장의 논리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로 인해 지금이 있기까지 우리나라 영화계를 이끌어 왔던 소중한 영화인이 고통받다가 결국 돌아가시기에 이른 결과를 눈앞에 두니 슬픈 한편으로 씁쓸하기 그지 없기도 합니다.

1994년 곽지균 감독의 영화 <장미의 나날>에 출연했던 배우 이보희는 “심경을 무슨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안좋다”고 전했으며, 배우 박중훈은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10년도 넘게 못 뵈었었지만 심성이 참 선한 분이었다. 참 좋은 사람인데 그간 형에게 무심하게 지낸 제가 원망스럽다. 일이 없어서 우울해 하셨다니 마음이 무척 아프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계시길 빈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대 안의 블루> 등을 연출한 이현승 감독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감독들은 배우들보다 정신력이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영화판에 화가 난다”고 비통한 심경을 표현했습니다. 특히 곽지균 감독의 영화가 스크린 데뷔작인 지현우는 팬미팅 겸 공연을 위해 가 있는 일본에서 비보를 전해듣고 '거짓말 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되물으며 비통해 했다고 합니다.

빈소는 성심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27일 오전 9시 30분이라고 합니다.    

 

이제 떠나가신 그곳에서 편안하시길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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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ek 2010-05-31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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