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래 더 예쁘게 사랑하는 팁 - 네이트판 최고의 연애 멘토 삼순이언니의 연애 레시피
황은경 지음 / 조선앤북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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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때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노래가 유행할 정도로 사랑을 이루는것(?)에 많은 젊은이들은 관심을 갖었던 것 같다.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네이트판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1년여 글을 올려 높은 인기를 얻었다는 저자, 삼순이의 이 책을 보면서, '이루어지는 사랑'과 '예쁘게 하는 사랑'.. 이 둘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이루어지는 사랑'은 사랑의 목표(어찌 보면 너무나 부질없는)에 그 촛점이 있고, 반면 요즘 젊은이들의 '예쁘게 하는 사랑'은 현재의 과정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는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진부한 사랑의 목표에 대하여, 이유에 대하여 말하지 않는다. 

현재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으며 다만 그 사랑을 오래, 예쁘게 하기 위한 깨알같은 방법들을 이웃집 언니처럼 들려주고 있다. 

연애를 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약이 될 만한 주옥같은 조언들이다. 사랑하면서 흔히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한 해법, 오해를 푸는 법, 자존심을 세울 때와 버릴 때, 사랑하지만 변하는 것들, 노력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우린 오래오래 사랑하며 함께 할 사이니까. 마음의 여유를 갖고 상대방을 대하는 습관을 들여보자구. 그럼 한결 더 관계가 편안해 질테니까.' (p17)

 

'뭐든지 해결책은 대화야. 그리고 그 대화의 관건은 서로의 진짜 속마음을 말하는 거고.' (p 86)

 

이 해결책들은 모든 사람들이 객관적인 입장일 때는 충분히 다 알고 있었던 것들일 것이다. 그러나 사랑에 눈먼 후 순식간에 잊어버리는 것들을 다시 정신차리게 하는 책이라고 해야 할까? 

사소한 사건과 의심, 불화에 대한 이야기들이지만 저자의 조언은 가볍거나 유치하지 않다. 그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 안에서 사랑을 재확인하고, 인간적으로 성숙하기 위해 애쓰는 눈물겨운 노력과 깨달음들을 엿볼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연애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면 많은 여자는 모든 생활패턴이 남자중심으로 바뀌는 반면, 남자는 그동안 여자에게 쏟아 붓느라 못챙겼던 자신을 더 챙기게 된다고 해' (p145)

  

'우린 처음부터 너무 맞지 않았다구? 그럴거면 시작을 말았어야지. 더 직설적으로 말을 해보자면..사랑하지만 너무 맞지 않는다는건, 사랑은 하지만 맞추고 싶지는 않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해.' (p230)

 

 

쓰기에 따라 그 밥에 그 나물일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 저자의 간결하고 유쾌한 대화체의 필력으로 인해 너무도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 되었다.

사랑에 서툰 마음을 원색적으로 보여주는 듯한 새빨간 표지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한장 한장이 예쁜사랑을 꽃피우고자 하는 소망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책을 덮으며 삼순이가 들려주는 사랑의 비법은 결혼의 비법과 무엇이 다를까도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조만간 작가도 결혼을 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이렇게 예쁜 사랑을 유지한 젊은이들이 '더 오래 더 예쁘게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팁'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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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중심이지요 - 감성멘토 허태수 삶과 의식의 철학적 고찰
허태수 지음 / 리즈앤북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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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서도 다른 종교들처럼 묵상(또는 명상)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성경 속의 간단한 말씀이나 줄거리를 잡고 조용히 마음을 집중하여 느껴보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같은 말씀을 갖고도 개개인의 묵상내용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주제에 따라 자신의 생각들을 풀어쓴 후, 희안하게도 맞아 떨어지게 인용된 말미의 간단한 성경말씀.... 책을 읽을 때는 그 순서가 바뀌었지만, 이 책은 허태수 목사의 '묵상집'이라고 하면 좋겠다.

 

그런데, 이 책에서 보여주는 저자의 묵상은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내용들과는 사뭇 다른 면모들을 갖고 있다.

사람이 중심이라는 제목에서 보듯이 언뜻 의구심이 들 정도로 그의 묵상은 팍팍한 세상살이와 고민, 구조적 모순과 정의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의 '사람이 중심'이라는 말은 곧 '신이 중심이 아님'을 내포하는 말이 아니며, 오히려 그의 폭넓은 묵상이 일반인들에게 기독교의 지평을 더 넓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같다.

 

'이 세상의 비극은, 사람들의 불행은, 삶과 의식의 옳고 그름을 가늠해 줄 항구, 그 플랫폼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내 의식과 삶과 정신과 영혼의, 급기야는 내가 일하고 살아야 하는 목표로서의 원칙과 척도가 있느냐는 말입니다. 그래서 파스칼은 '우리가 어디에다 도덕의 항구를 구할 것인가?'하고 묻는 거죠. 우리도 파스칼을 따라서  '진정한 나의 나된 삶을 위해 나는 어디에다 나의 항구, 나의 척도를 구할 것인가?'하고 묻게 되는 것입니다. 내 생의 과녁이 뭐냐는 겁니다. 화살을 쏘기는 쏘는데 어디로 쏘느냐고 묻는 것입니다. 이렇게 각자의 항구에 따라 그 사람의 삶과 운명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확실하게 신뢰할 만한 항구, 부정할 수 없이 견고한 플랫폼 하나를 알고 있습니다. 튼튼한 반석이라고 일컬어지는 분, 처음과 마지막이라고 스스로 말하시는 분, 시작과 끝이라고 하는 분 ....'(p70)

 

저자의 관심은 일상의 행복과, 사물과 동물들, 한편의 시, 만남과 언어, 어떤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하여  원자의 구조, 상대성원리와 불확정성의 원리, 우주의 발견...에까지 이른다.  

풍부하게 인용된 문학작품, 영화, 철학, 과학 서적과 인물들은 종교가 이 세상의 모든 것들과 서로  포함하고 또 포함되는 관계에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헤겔이었던가? 철학과 예술과 신학은 동격이라고... 저자의 묵상안에서 철학과 예술과 신학은 하나가 되었다.

 

'세상에 속하지 않고 하나님에게 속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 길도 없습니다.''(p80)

 

이해를 돕기 위해 '새김'으로 주석을 달고, 인용된 서적과 인물에 대해서도 '톺음'으로 설명해 주어서 새로운 지식이 새록새록 쌓이는 즐거움도 주는 책이다.

 

저자의 사소하면서도 방대한 이야기들은 신앙과 연결되어 놀라운 통찰을 보여 주고 있다.

그의 묵상은 깊이가 있으면서도 자유롭고, 폭 넓으면서도 집중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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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대륙, 아메리카 - 콜럼버스 이후 정복과 저항의 아메리카 원주민 500년사
로널드 라이트 지음, 안병국 옮김 / 이론과실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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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말을 들은 적이있다. 우리나라에서 땅을 파고 그대로 들어가면 반대쪽에 칠레 땅이 나온다는 말이다. 그렇게 남아메리카 칠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나라, 말 그대로 지구의 반대편에 놓여있다.

요즘 한창 칠레 포도가 마트의 진열대를 채우고 있지만 여전히 그곳은 우리에게 미지의 땅이다. 더구나 고고학적으로도 1만년이상 되었다고 하는 그곳 원주민 인디언들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생소한 것들이다.

이러한 정도의 호기심을 갖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콜럼버스의 '신대륙발견 500주년(1992)'을 즈음하여 처음 쓰여진 책으로 저자 로널드 라이트는 오랫동안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역사와 문명, 그리고 서구 문명의 한계를 성찰하는 책을 써오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발을 디딘 1492년, 아메리카에는 1억명 정도의 인디언들이(당시 전세계인구의 20%정도) 다양한 부족 연합의 형태로, 제국의 형태로, 살고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완전히 멸망해 없어진 부족도 있고, 그 중의 상당수가 현재까지도 그들 특유의 문화를 간직한 채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 들 중 순서에 따라 중앙 아메리카의 아스테카, 마야, 남아메리카의 잉카, 북아메리카의 체로키, 이로쿼이의 침략과정과 인디언들의 저항, 그리고 현재의 처한 상황을 다루고 있다. 

어렵사리 남아있는 기록들과 생존 인디언들의 구술로 쓰여 졌으며, 다소 저자의 어조가 거칠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단순히 명명된 사건, 인물, 지명, 또는 은유적 표현들이 낯설어 어렵게 느껴지는 면도 있었으나 이는 아메리카의 과거와 현재에 대하여 내가 너무나 무지한 탓이었다고 생각한다.

 

1492년 당시, 이제까지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삶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다다라 있었고,  인구와 도시의 크기, 영토의 넓이, 민족의 다양성, 문명의 발달 등 충분히 국가, 또는 제국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단, 그들의 과학, 기술의 발달 방향, 종교, 정치, 경제 이념 면에서 유럽과는 근본적인 차이를 갖고 있었다. 

다양한 부족의 형태로 존재했던 인디언들은 자신의 영토에 들어온 유럽인들을 손님이나 이웃으로 받아 들이고자 했으나 유럽인들은 그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할 수 있겠다.

더불어 이들 원주민 인디언들 멸망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유럽인들과 함께 건너온 천연두의 창궐과, 오랜시간 다른 대륙과 고립된 것에 따른 면역력 부족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디언들은 고통 가운데 수 백 년의 시간을 반란으로, 동등한 나라 간 조약으로, '백인 정착민 나라'들에 저항해 왔다.  그들은 아직도 백인들에게 항복한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영토가 포함된 각 나라에서 공동체의식과 문화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500여 년 전 스페인과 영국, 프랑스 등의 제국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휩쓸고 지나감으로부터 시작된 비인간적인 살육과 파괴, 죽음,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인디언들의 고통에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현재 관광지가 되고 있는 북미의 인디언 보호구역도, 조약과 거래, 거짓과 배반으로 얼룩진 결과물이라는 것이 참으로 슬펐다.

특히 중남미에서 최근까지도 계속된 내란, 분쟁, 학살의 밑바탕에 그 옛날 그 침략의 역사가 깔려 있으며, 시대에 따라 민족갈등으로, 계급투쟁으로, 인종문제로, 복잡해지고 왜곡되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어 더욱 가슴이 아팠다.

1990년에도, 우리에게는 너무나 평화로운 나라로만 알려져 있는 캐나다에서 이로쿼이 모호크족의 독립을 요구하며 무장봉기가 있었다는 사실은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이 책을 통하여 인디언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그들의 역사, 문화, 아픔을 알게 되었고, 아직까지 통용되고 있는 '유럽식 민주주의'개념이 최선의 민주주의인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인간 다양성의 인정,  자연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와 맞물려 최근의 인디언에 대한 관심과, 그들 자신의 정체성이 아메리카에서 평화롭게 부활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놀라운가? 이런 이야기가 정말 놀랍게 들린다면, 그것은 지난 500년간 승자의 역사만 들어왔기 때문이다. 승자의 이야기만 듣다 보니 다들 그런가 보다 했고, 우리자신의 입으로도 또 그렇게 떠들었다. 이제 다른 쪽 이야기를 들어 볼 차례다."(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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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손
마이런 얼버그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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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나도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던 어느 한 순간이 있었다. 내가 부모와는 별개의 존재이며, 내가 믿고 따랐던 부모가 하찮고 약하게 느껴지는 것과 동시에 일어나는 일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어느덧 뒤늦은 후회와 함께 부모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또는 모든 부모가 대단하다는 것을 고백하게 된다. 부모를 이해하는 것은 곧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미 노년에 접어든 동화작가 마이런 얼버그가 이 책을 쓴 것을 보면 그도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작가는 청각장애인인 부모아래 맏아들로 태어나, 소리가 없는 세상과 소리가 있는 세상을 오가며 바쁘고도 피곤했던 어린시절을 보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부모때문에 어려서 부터 많은 책임을 떠안아야 했으며,장애인을 천대하던 당시의 경멸의 소리들을 고스란히 감당해야만 했다.

그는 소리에 갈증을 갖고 있는 아버지에게 많은 소리를 표현해 주어야 했고, 5-6세 때부터 아버지와 소리를 듣는 사람들사이에서 통역사의 역할을 해야했다. 게다가 간질병이 생긴 동생을 돌보는 것까지 그의 몫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비록 말은 못하지만 소리를 듣는 사람보다 떳떳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 아버지 자신은 그의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대화의 상대가 되지 못한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그의 자녀와는 풍부한 사랑의 표현과 대화를 해 준 사람이었다.  

 

이 어린 시절의 아버지와 관련된 이야기, 그 가운데에 '언어'라는 것이 있었다. 아버지는 신문사에서 활자들을 다루었고 매일 신문을 읽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소리들을 아들을 통하여 시각적으로 보고자 했다. 아들과의 수많은 대화를 하며 손을 통하여 글이나 말과는 다른 언어의세계를 체험하게 해주었다.

각자가 사용하는 개별의 언어는 모두 각자의 의미들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작가는 다른 아버지들과는 다른 풍부한 시각적 언어를 갖고 있었던 아버지를 그리워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가슴아프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작가가 장애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글이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며,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자녀에게 헌신한 이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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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미래쇼크 - 인구, 자원, 기후, 세계화로 읽는 2050년 보고서
로렌스 C. 스미스 지음, 장호연 옮김 / 동아시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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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도 지난 해 겨울처럼 매우 추웠다. 뉴스에서는 이 이상저온현상이 지구온난화때문이라고 보도하고 있었다.  일기도에서는 북극에서 찬공기가 한반도쪽으로 밀려 내려온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일기예보를 보면서 나는 조금 엉뚱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엄청 춥던 북극의 중심은 더워지고, 그 아래 쪽은 예전의 북극중심처럼 추워지면, 높아진 지구의 온도는 상쇄되어 다시 원상태를 회복하는 것 아닐까?하고 말이다. 그러니까 나는 우리가 심히 걱정해 마지않는 지구온난화는 사실 평균적으로는 그다지 위험하지 않을 것 같다는 낙관적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그저 매우 단순한 발상이었고, 때로 지구온난화에 대해 음모론을 펴는 과학자들도 있다니, 낙관적인 것이 좋은 것이다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나의 단순한 궁금증은 이 책을 통해서 조금 풀 수 있었고, 근거없는 낙관론은 조금 더 신중해졌다고 해야겠다.

 

이 책의 저자인 로렌스 C. 스미스는 UCLA의 지구과학 교수라고 한다.  저자가 수 년에 걸쳐 연구한 것의 결과를 일반인들을 위하여 쓴 책이다.

지구 변화에 대한 예측의 도구로 조건들을 조합한 컴퓨터 모형을 사용하였고, 그 사고실험(사실 이 단어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의 결과들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실험은 "지구의 북쪽이 21세기를 거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을 것이고 그 결과 오늘날보다 사람들의 활동이 늘고 전략적 가치와 경제적 중요성이 높아진다" (p22)는 주장을 바탕으로 미래, 2050년의 세계를 예측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으로, 세계인구의 변화, 점 점 증가하는 천연자원에 대한 요구,세계화 물결, 온실효과에 의한 기후변화, 네가지를 지목하고 있다.

 

나의 낙관과는 상관없이 저자의 실험에 의하면 지구의 기후가 점차 더워지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 2050년까지 급격히 달라질 것 같지 않은 화석연료에 대한 요구 등으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리라 예상되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는 전 지구에 균등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지구온난화는 특히 지구의 북쪽, 북극지방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남극에서는 그리 큰 변화가 없다고 장담을 하는 것이 신기할 정도 였다.

우리가 늘 염려하는대로 저위도지방에는 이상기후들이 증가할 것이고, 땅이 황폐해지거나 물에 잠길 수도 있지만,  북극주변의 지역은 기후가 온화해지며 농업이 가능해지거나 새로운 항로가 생기는 등  기회와  가능성 또한 열릴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빙하기와 간빙기를 지나면서 지구는 수만년의 간격으로-원인이 무엇이든-  급격한 기후변화와 지형의 변화를 겪은 적이 있다고 한다. 현재의 상태를 지구와 인류의 역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재앙'이라기 보다 '변화'라고 바라본다면, 나는 여전히 미래을 낙관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북극곰과 북극대구가 멸종해도 우리인간은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거대한 동물없이 좁은 아파트와 유전공학 기술, 해수제염기술로 주거지, 식량, 물 문제를 해결하며 9000억명이 복작복작 살아갈수도 있고, 아니면 더 넓은 지구에서 많은 생물과 함께 9억명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도 있다. 따라서 내게 더 중요한 질문은 용량이 아니라 욕망의 문제다. 우리는 어떤 세상을 원하는가?"(p377)

 

이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거의 논문 형식을 띠고 있는 저자의 철저히 과학자적인 서술태도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책머리에 자신의 모형에 적용된 조건들과, 정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명시하였고,  마지막 장에서도 자신의 도구가 불완전한 것임을 다시 인정하고, 앞에 제시한 조건들이 깨어지는 상황도 다루었다. 그래서 독자들이 지금까지의 사고실험에서 벗어나 다시 전체를 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논리가 꼬리를 물고 간혹 확대해석되거나, 범위가 협소해지곤하는 여타의 책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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