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미래쇼크 - 인구, 자원, 기후, 세계화로 읽는 2050년 보고서
로렌스 C. 스미스 지음, 장호연 옮김 / 동아시아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올 겨울도 지난 해 겨울처럼 매우 추웠다. 뉴스에서는 이 이상저온현상이 지구온난화때문이라고 보도하고 있었다.  일기도에서는 북극에서 찬공기가 한반도쪽으로 밀려 내려온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일기예보를 보면서 나는 조금 엉뚱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엄청 춥던 북극의 중심은 더워지고, 그 아래 쪽은 예전의 북극중심처럼 추워지면, 높아진 지구의 온도는 상쇄되어 다시 원상태를 회복하는 것 아닐까?하고 말이다. 그러니까 나는 우리가 심히 걱정해 마지않는 지구온난화는 사실 평균적으로는 그다지 위험하지 않을 것 같다는 낙관적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그저 매우 단순한 발상이었고, 때로 지구온난화에 대해 음모론을 펴는 과학자들도 있다니, 낙관적인 것이 좋은 것이다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나의 단순한 궁금증은 이 책을 통해서 조금 풀 수 있었고, 근거없는 낙관론은 조금 더 신중해졌다고 해야겠다.

 

이 책의 저자인 로렌스 C. 스미스는 UCLA의 지구과학 교수라고 한다.  저자가 수 년에 걸쳐 연구한 것의 결과를 일반인들을 위하여 쓴 책이다.

지구 변화에 대한 예측의 도구로 조건들을 조합한 컴퓨터 모형을 사용하였고, 그 사고실험(사실 이 단어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의 결과들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실험은 "지구의 북쪽이 21세기를 거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을 것이고 그 결과 오늘날보다 사람들의 활동이 늘고 전략적 가치와 경제적 중요성이 높아진다" (p22)는 주장을 바탕으로 미래, 2050년의 세계를 예측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으로, 세계인구의 변화, 점 점 증가하는 천연자원에 대한 요구,세계화 물결, 온실효과에 의한 기후변화, 네가지를 지목하고 있다.

 

나의 낙관과는 상관없이 저자의 실험에 의하면 지구의 기후가 점차 더워지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 2050년까지 급격히 달라질 것 같지 않은 화석연료에 대한 요구 등으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리라 예상되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는 전 지구에 균등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지구온난화는 특히 지구의 북쪽, 북극지방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남극에서는 그리 큰 변화가 없다고 장담을 하는 것이 신기할 정도 였다.

우리가 늘 염려하는대로 저위도지방에는 이상기후들이 증가할 것이고, 땅이 황폐해지거나 물에 잠길 수도 있지만,  북극주변의 지역은 기후가 온화해지며 농업이 가능해지거나 새로운 항로가 생기는 등  기회와  가능성 또한 열릴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빙하기와 간빙기를 지나면서 지구는 수만년의 간격으로-원인이 무엇이든-  급격한 기후변화와 지형의 변화를 겪은 적이 있다고 한다. 현재의 상태를 지구와 인류의 역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재앙'이라기 보다 '변화'라고 바라본다면, 나는 여전히 미래을 낙관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북극곰과 북극대구가 멸종해도 우리인간은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거대한 동물없이 좁은 아파트와 유전공학 기술, 해수제염기술로 주거지, 식량, 물 문제를 해결하며 9000억명이 복작복작 살아갈수도 있고, 아니면 더 넓은 지구에서 많은 생물과 함께 9억명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도 있다. 따라서 내게 더 중요한 질문은 용량이 아니라 욕망의 문제다. 우리는 어떤 세상을 원하는가?"(p377)

 

이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거의 논문 형식을 띠고 있는 저자의 철저히 과학자적인 서술태도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책머리에 자신의 모형에 적용된 조건들과, 정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명시하였고,  마지막 장에서도 자신의 도구가 불완전한 것임을 다시 인정하고, 앞에 제시한 조건들이 깨어지는 상황도 다루었다. 그래서 독자들이 지금까지의 사고실험에서 벗어나 다시 전체를 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논리가 꼬리를 물고 간혹 확대해석되거나, 범위가 협소해지곤하는 여타의 책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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