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어떻게 읽어줄지, 이번 일이 나 자신에 게 과연 어떤 의미일지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낌 없이 시간을 들이는 일, 그리고 ‘지금이 그때‘라는 것을 아는 일 이다. 무라카미 씨가 거듭 하고자 한 말도 그것이라고 본다. 미네르바의 올빼미가 그러하듯이, 이야기 속 수리부엉이가 날아오르는 시각은 언제나 황혼, 그때다.
코 고는 소리도, 개구리 소리도, 받침 하나 없는 여름밤이다.
"할머니, 회사 대리가 괴롭혀요.""아가야, 속 좁은 놈들은 별것도 아닝게 무시해버려라잉 ""할머니, 저 회사 그만뒀어요, 인제 어떡해요?""아가, 앞으로 돈 벌 날 하고많응게 쪼매 안 벌어도 돼야. 안 굶어 죽는다.""할머니, 저 이렇게 술 많이 마셔서 어떡해요?""아가, 걱정하지 말아라. 들어갈 때 실컷 마셔라. 안 들어갈 날이 곧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