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된 흔적 똥화석 테마 사이언스 6
제이콥 버코위츠 지음, 스티브 맥 그림, 이충호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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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똥'하면 떠오르는 것은 냄새 나고, 더러운 것, 아무 쓸모 없는 쓰레기이며, 몸 밖으로 배출되는 노폐물 등등 부정적인 것들이다. 즉, 생물의 몸속에서 중요한 성분을 모두 흡수하고 난 나머지에 해당되는 것이 똥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고정관념을 아주 단박에 깨뜨린 책이 바로 "과학이 된 흔적 똥화석(제이콥 버코위츠 지음, 스티브 맥 그림, 출판사 주니어 김영사)"이다. 

 똥화석은 일명 분석(糞石)을 가리키는 말로, 선사시대의 공룡이나 인간의 똥이 돌로 변하여 화석이 된 것으로 흔적화석의 일종이다. 이 책에서는 똥화석의 개념, 똥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배경, 진짜 똥화석과 가짜 똥화석을 구분하는 방법, 가짜 똥화석의 예, 똥화석을 연구하는 전문가, 똥화석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 분석방법 등을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풀어서 일러스트와 사진 자료를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모두 5개의 장과 각 장에 속하는 5~6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소제목에는 알기 쉽게 설명과 일러스트, 그리고 사진 등이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에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보충 부제로서 똥화석 전문가의 실제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깜짝 퀴즈를 만들어 재미와 흥미를 지속시키고 있으며, 마지막 부분에는 용어설명과 찾아보기를 첨가하여, 과학 지식 도서로 책을 읽는 중에나 다 읽은 이후에도 편리하게 모르는 부분만을 찾아 볼 수 있게 해두었다. 이러한 마지막 부분의 구성은 초등학생들이 자칫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도서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 중의 하나는 알기 쉬운 용어와 어휘 사용, 문장의 종결 형태이다. 이 책에서는 똥화석이라는 과학 자료의 대상을 설명함에 있어서 최대한 어렵고 전문적인 학술 용어를 배제하고 있다. 심지어 분석이라는 딱딱한 한자 용어도 똥화석이라는 친근감 있는 용어로 대부분 설명하고 있으며, 서술 상 필요한 전문 용어는 반드시 괄호 안에 부가 설명을 하거나, 책 맨 뒤에 용어 설명 코너를 따로 두어 이해하기 쉽게 해두었다. 그리고 번역상의 의도인지 모르지만, 모든 문장의 끝맺음이 '~까요?', '~해요', '~입니다' 등의 부드러운 어조여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페이지 마다 글로 서술된 부분을 보충 설명해주는 일러스트와 사진, 여백의 구성은 자칫 딱딱하고, 지루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과학 도서라는 선입견을 탈피하여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고,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적절한 구성이 여러 다양한 종류의 도서를 접하기 시작하는 초등학생들에게 과학도서가 읽기 부담스러운 벽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대상으로 다가갈 수 있게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의 소재 또한 아이들의 웃음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똥'이어서 더욱 그럴 것이다. 
 이 책은 초등학생용 과학도서로서, 쉬운 용어와 어휘 사용, 적절한 일러스트와 사진 구성 등과 더불어 가장 돋보이는 것이 주제 선정이다. 책 제목 그대로 과학이 된 흔적으로서의 똥화석의 의미와 생성 과정, 똥화석 연구 방법과 그것을 통해 알 수 있는 과거 사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똥화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것과 동시에 아이들에게 중요한 가치를 또 한 가지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즉, 똥화석 속에 있는 성분을 분석함으로서, 똥화석이 우리에게 아주 오랜 선사 시대의 역사를 알려 준다는 것이다. 선사시대는 말 그대로 문자 기록이 없었던 시대이므로, 모든 유물과 유적만이 그 시대를 알려 주는 역할을 한다. 거기에 '똥'이라는, 우리가 이제껏 쓸모없다고 무시하기만 했던 대상이, 오랜 시간을 거쳐 화석으로 변화하여, 이제는 역사적 사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세상에는 어떤 것도 가치 없다고 무시할 수 있는 게 없는 것이다. 똥마저도 이렇게 유구한 역사를 담고 있으니 말이다. 누가 알겠는가? 자신의 똥이 수만년 후 화석으로 변하게 되어 미래에 후손들을 만나게 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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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 코끼리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5
하재경 지음 / 보림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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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적 우리 집에는 길고양이가 수시로 드나들었다. 처음에는 길고양이가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앙칼지게 울어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길고양이 또한 내가 낯설어서 두려워했을 것이다. 길고양이와 가까워지기 위해, 늘 고양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던 돌담 근처에 먹을 것을 놓아두고는 했다. 길고양이는 늘 굶주리고 있기 때문에 먹을 것을 자주 주면서 친해질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처음에는 나를 피하듯 먹을 것을 낚아채가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먹던 길고양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내가 익숙해졌는지 내 앞에서 먹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손을 뻗어 쓰다듬어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눈을 지그시 감거나 배를 보이며 기분 좋은 몸짓을 보였다. 심지어는 먹이를 주지 않아도 내 발목 근처에 자기 몸을 비벼대며 친근함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 때 보드라운 털의 감촉도 기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것은 사람과 동물 사이인 우리가 서로 친구처럼 친해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서로 통했다는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 길고양이와의 관계를 통해 처음으로 동물도 사람처럼 감정이 있구나, 관심과 사랑을 보이면 마음을 여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이 '숲으로 간 코끼리(하재경 지음, 출판사 보림)'를 읽으면서 그 때의 길고양이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숲으로 간 코끼리는 어린 코끼리가 서커스에 들어와서 인간의 조련을 통해 온갖 재주를 배우고 공연하다가, 점점 나이가 들고 늙어서 쓸모가 없어지자, 동물원으로 팔려나가기 전, 요정과 함께 숲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꿈을 꾸면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이야기는 인간의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상처받은 코끼리가 비록 꿈속이기는 하나 요정을 통해 위로받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간과 동물간의 관계에 대해, 말을 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코끼리는 스스로 오고 싶어 온 것도 아닙니다"

"코끼리는 스스로 배우고 싶어 배우는 것도 아닙니다"

 이야기는 마치 화자가 청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서술되고 있다. 이러한 서술 형태는 어른이 아이에게 코끼리의 고된 삶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단순히 객관적인 사실만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코끼리의 감정까지 직간접적으로 표현하면서, 아이들에게 동물의 감정까지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효과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저 코끼리는 이제 쓸모가 없으니 데려가시오 많이 늙기는 했지만 동물원에서는 그런대로 쓸모가 있을 거요"
  이 대화문은 인간의 동물에 대한 가치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
 이야기 속에서 인간은 실리적이며, 이기적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코끼리의 상태나 상황에 전혀 상관없이 고된 훈련을 시키고, 재주를 부리게 하여 금전적 이득을 버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이용가치가 없어지자, 동물원으로 팔아서 마지막까지 물욕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인간의 비인간적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의 전반부 장치는 후반부의 요정과의 꿈 이야기와 대조를 이루며, 동물 학대와 무관심에 대한 행동을 성찰하게 한다.

"한번 만이라도 좋으니, 철창을 벗어나 마음껏 숲 속을 뛰어다니고 싶어. 단 한번만이라도."

 코끼리는 서커스에서 동물원으로 떠나기 전에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했던 숲을 향한 자유의 간절한 소망을 드러낸다. 그 간절함으로, 요정이 등장하여 함께 숲으로 향하는 과정(옥수수밭, 들판, 강, 마을을 거쳐)이 지나가고 마침내 숲에 이른다. 요정은 숲에서 진정 코끼리가 원하는 것(진흙 목욕, 숨바꼭질, 소나기 맞기, 열매 따먹기, 언덕 오르기)을 다 할 수 있게 도와 준다. 마지막에 요정은 지친 코끼리의 몸과 마음을 씻겨주고, 잠든 코끼리 옆을 말없이 지켜준다. 비록 꿈속이기는 하나, 코끼리의 소망을 들어주는 요정의 등장은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야기 속의 요정처럼, 현실에서는 인간이 동물의 상처와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음을 빗대어 보여 주는 것이다.
 마지막 장에는 코끼리가 비록 살아서는 아니지만, 죽어서 숲에 묻히면서, 숲의 일부가 된 모습을 묘사하며 끝맺음하고 있다. 특히 코끼리의 간절한 소망이, 철창 우리 앞에 핀 꽃을 향해 코를 내밀고 죽어 있는 마지막 모습을 통해 잘 드러났다. 또한 글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코끼리의 마지막 죽은 모습 앞에 서커스단 사람들이 모두 고개 숙여 애도의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림으로서,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뉘우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전체적으로 글이 표현한 장면을 충실히 보여준 그림이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는 예외적인 장면을 보여줌으로서, 인간의 변화에 희망적인 모습을 표현하였다. 
 이 이야기는 페이지마다 보통 3~7개 정도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일부 페이지에서는 이야기 진행에 따라 1~2개 문장이 간략히 서술되면서 이야기의 전환을 확실히 보여주고, 그러한 장면에서는 그림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림 또한 복잡하고 세밀한, 사실적 묘사가 아닌, 부드러운 색감과 윤곽선으로 대상을 단순화하여 더 친근하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동화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숲으로 간 코끼리는 코끼리, 서커스, 서커스단 사람들, 꿈, 요정, 숲이라는 소재들을 통해 적절히 현실과 꿈(환상)의 세계를 조화시켜 보여주고 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동화적인 환상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 꿈(환상)이라는 장치를 통해 현실에서의 인간의 행동을 비판하고 성찰하게 한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이제까지 환상의 문학에 즐거움을 느꼈던 아이들(9~10세)이 서서히 주변의 현실을 바라보며, 준비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이제 학교에 들어가 친구들과 선생님을 통해 소사회를 겪으며 현실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커가고 있는 아이들이 세상을 참되게 바라보는 자기만의 생각을 키워 가는데 적합한 이야기이다.
 즉, 이 숲으로 간 코끼리에서 등장하는 요정처럼, 아이들은 동물에게는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동물 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존재가(사람을 포함하여) 그 만의 아름다운 내면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그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통해 더불어 살아갈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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