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소년 - SF 미스터리, 4단계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프란츠 비트캄프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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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너무나 예의바르고 어른 말을 잘 듣는 아이가 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보통 아이처럼 태어나고 자란 아이가 아닌, 만들어진 깡통 소년이다. 인스턴트 식품의 대명사인 깡통 속에 담겨져 있는, 공장에서 생산된 아이이다. 이 책 "깡통 소년(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프란츠 비트캄프 그림, 출판사 아이세움)"은 이렇게 만들어진 깡통 소년 콘라트가 잘못 배달되어져서 만나는 바톨로티 부인과 에곤씨와의 일상생활, 그리고 키티와 함께 하는 학교 생활, 그리고 잘못된 배달로 인해 헤어질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깡통 소년 콘라트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라는 점에서, 유명한 동화의 주인공인 '피노키오(카를로 콜로디 지음)'와 유사하다. 하지만 이 둘은 굉장히 대조적인 차이점을 갖고 있다. 우선, 깡통 소년 콘라트는 공장에서 아이를 필요로 하는 부모를 위해 만들어지고, 교육받은 전형적인 모범생이다. 예의에 벗어나는 행동이나 언어, 말썽, 거짓말을 할 줄 모르고 오로지 어른들의 관점에서 올바르게 인식되어지는 행동과 지식을 교육받은 소년이다. 이러한 모습은 에곤씨나 학교 선생님, 바톨로티 부인 등과 같은 어른들에게는 환대를 받지만,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따돌림이나 시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반해 피노키오는 제페토 할아버지가 친구인 안토니오로부터 얻은 나무토막으로 만든 아이로, 만들어지자마자 말썽과 온갖 장난을 일삼는다. 피노키오는 제페토 할아버지가 옷을 팔아 사준 책을 팔고, 여우와 고양이의 꾐에 빠져 고난을 겪고, 거짓말로 인해 코가 길어지는 등 전형적인 문제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두 소년 콘라트와 피노키오는 양극단의 특징을 보인다.
 이 두 소년에게는 중요한 주변인물이 있다. 콘라트에게는 바톨로티 부인이, 피노키오에게는 제페토 할아버지이다. 각각 이들의 관계 속에서 콘라트와 피노키오가 가진 문제점과 변화가 잘 드러나고 있다. 콘라트는 바톨로티 부인과 함께 살면서 자신이 가진 기존 생각과 행동(올바른 교육, 모범, 예절 등)이 아이 답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이것은 학교를 들어가게 되면서, 또래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결국 따돌림이라는 더 깊은 갈등을 낳게 된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도 바톨로티 부인-독특하고, 특이한 행동을 일삼으며, 엄마로서의 지식이 없어서 실수 연발이었던-은 콘라트에게는 서툴지만 늘 곁에 있어주는 소중한 존재로서 자리잡게 되고, 그녀에게도 콘라트가 외로움을 채워주는 아들로서 소중한 존재가 되어 간다. 피노키오는 제페토 할아버지의 헌신적인 보살핌과 사랑에도 불구하고,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고, 온갖 말썽과 거짓말을 일삼으며, 제페토 할아버지를 곤경에 빠뜨린다. 할아버지가 자신으로 인해 곤경에 빠진 것을 알고 나중에는 잘못을 뉘우친다. 
 이들에게는 또한 비슷한 위기와 극복의 과정이 있다. 콘라트는 잘못된 배달을 시정하기 위한 공장사람들로 인해 바톨로티 부인과 헤어질 위기를 맞게 되고, 피노키오는 친구의 꾐에 빠져 당나귀가 되었다가 상어에 먹히면서, 제페토 할아버지와 상어 뱃속에서 재회하게 되는 위기를 맞는다. 콘라트와 피노키오 모두 이러한 위기를 주변 인물의 도움으로(콘라트는 에곤씨와 키티, 피노키오는 요정의 도움) 무사히 극복하는데, 이를 통해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들은 더 좋은 모습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처럼 콘라트와 피노키오라는 만들어진 아이들의 양 극단적인 모습을 통해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거나, 교육되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타고나고, 부모와 또래 친구들에 의해 학습되어지는 것이다. 인간의 성장과정에서 유년기의 아이들에게는 단순히 어른의 관점에서 올바르다고 인식되는 행동, 예절, 규범, 지식들 보다는, 자연스러운 아이다움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콘라트와 바톨로티 부인과의 관계를 통해 서로 부족하고 모자르지만, 사랑과 배려로 서로를 채워주고 돌봐주고 보듬어 주는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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