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하는 공부 - 강유원 잡문집
강유원 지음 / 여름언덕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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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강유원의 잡설

책과 세상과의 관계

지행 합일을 통해 세상에 지식을 반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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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 - 천 가지 성공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
조지 레너드 지음, 강유원 옮김 / 여름언덕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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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부제 '천 가지 성공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로 요약된 달인을 읽다. 이 책은 익숙한 이름의 역자와 김창준씨가 블로그에서 추천 한 것을 보고 읽을 결심을 하게 되었다. 역자 강유원씨는 자신의 블로그(http://armarius.net/ex_libris/)에서 날카로운 필치로 자신만의 철학 성벽을 쌓아 올리는 중이며, 특이하게도 공부와 돈벌이를 분리하여 살아가는 인물이다. 어떻게 보면 요즘 세상에 공부한 것으로 돈을 벌지 않는 별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의도가 어찌 되었든 그의 사상과 필치가 맘에 들어 선뜻 책장을 펼 수 있었다. 그리고 김창준씨는 익스트림 프로그래밍쪽에 유명한 사람으로 지난 서평에 올렸던 '평화로운 전사'를 추천해 상당히 감명깊게 읽은 적이 있어 이번에도 별 의심 없이 보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을 손에 들게 된 주된 이유는 나의 독서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하루 하루 읽어가는 시간이 늙어나고, 쌓이는 책의 권수가 늘어남에도 불구 하고 나의 지적 에너지는 그 질적 양적으로 변화하지 않고 있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부제에서 나타나듯 천 가지 성공에 이르는 하나의 길 솔직히 이 부제가 상당히 끌렸다.

말하자면 이 책은 여타의 자기 계발서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여타 자기 계발서를 읽으면서 느꼈던 허전함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어주는 책이다. 대개 자기 계발서들은 성공에 이르기 위한 길로 인식의 전환을 첫째로 꼽는다.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고 깨달음으로서 성공에 보다 가까이 다가 살 수 있다고 붓끝을 세운다. 하지만, 그 인식의 전환 이후에 나가올 지난한 고통의 시간들은 간과 하고 있다. 끊임없이 도전해야하는 고통들을 쉽사리 내팽겨치고 있다. 단지 아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없다. 이것은 사탕 발림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는 달인이 되는 것 자체가 구체적인 목표이 수는 없으며,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일종의 과정이라는 사실이며, 이 과정이 바로 달인의 길이다 이야기 한다. 달인이 되기로 결심했다면 결과를 신경 쓰지 않고, 연습에 연습을 하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핵심은 부지런히 연습하고 심지어는 연습 그 자체를 위해 연습하며, 정체 상태에서 좌절하지 말고, 비약단계를 즐기듯 그 상태를 즐겨야한다. 뭔가 맥빠지는 말일 수도 있지만, 곱씹어 보면 이만한 성공에 이르는 길은 없다.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순간이 정체 시기이다. 나 역시나 현재 그런 과정 속에서 답답한 마음에 이책을 들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런 순간을 즐겨라 한다. 이 정체 시기가 발전하는 시기라 힘주어 말한다. 시시하지만 쉽지 않다. 별거 아닌것 같지만 삶을 대변하다.

일전에 왕멍의 '나는 학생이다'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달인의 길이 과연 그 속에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답하는 그는 그의 삶의 과정 자체가 달인의 길이다. 한 사람의 인생 속에 그만한 세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배움을 갈구하는 그의 인생 속에서 진정한 달인의 길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속에서 또하나의 주장을 첨언한다. 달인의 되기 위해서는 바보가 되어야 한다. 약삭빠른 실익과 기능 향상을 위한 잔꾀는 결국 달인의 길을 방해할 뿐이다. 묵묵히 바보처럼, 내가 아는 것이 없다는 자리 낮춤을 통한 배움의 길을 가라한다. 이는 나의 독서, 일, 취미를 아우러 배움의 지침서가 될법 하다. 배움을 위해서는 기꺼이 바보가 될 수 있을 듯하다.

휘황찬란하지만 빈껍데기 요란한 자기계발서들 속에 가볍지 않은 자기 계발서 한권을 읽은 듯하다. 좋은 책은 분명 그 힘을 발휘한다. 그 힘을 믿고, 정체 되어 있던 내 배움의 과정을 고통이 아닌 즐거움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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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전사
댄 밀맨 지음, 고주미 옮김 / 갤리온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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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 껏 읽은 책 중에 최고의 인생 지침서를 만났습니다. 따분하고 그말이 그말인 듯한 자기 계발서와는 격이 다릅니다. 30대 초반에 읽었지만, 40대에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 올 듯한 책입니다. 감히 내 뱉습니다. 읽을 수록 묻어 나오는 책의 향취에 취할 겁니다. 내 짧은 언어로 그 글의 느낌을 훼손할까 두려워 책 중간 중간 부분을 발췌합니다.

"나는 내 삶을 자연스럽게 창조해가지만 자네는 자네의 생각, 감정, 과거로 이미 결정돼 있어"

"여기 이 세상은" 그가 수평선을 따라 팔을 뻗으며 말했다. "학교야, 댄. 유일한 진자 스승은 삶이지. 그건 수많은 경험을 제공하지만, 경험 그 자체가 지혜와 성취를 가져다준다면 나이든 모든 사람이 행복하거나 깨달았겠지. 하지만 경험이 주는 교훈은 숨어 있다네. 나는 경험을 통해 세상을 보다 명로하게 인식하는 법을 알려 줄 수 있고, 지금 자네에게 필요한 건 바로 명료함이야. 자네는 이 말이 사실이라는 걸 알지만, 마음이 거부하지. 자네는 아직 앎을 지혜로 바꾸지 못했어."

"그게 핵심이지. 자네는 대답할 수 없고, 앞으로도 영원히 못 할 거야. 그것에 대해선 아무도 몰라. 자네는 우주가 어디 있는지에 대해 무지하니 자신이 어디 있는지 알 턱이 없지. 실제로 자네는 뭐가 뭔지, 어디 있는지, 또 어떻게 존재하게 됐는지 아무 지식이 없어. 인생은 수수께끼지. 내 무지는 바로 이런 이해에 기반하고 있어. 자네의 이해는 무지에 기바나고 있고, 그래서 나는 재미있는 놈이고 자네는 심각한 멍청이야."

"지식만으론 궁극적인 행복이나 평화에 결코 도달할 수 없네. 삶은 지식 이상을 요하지. 강렬한 열정과 쉽 없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네. 지식이 살아 움직이기 위해선, 삶은 '올바른 행동'을 요구하지"

"자네의 곤경에 대해 다른 사람이나 상황을 탓하는 대신, 자네 삶의 현재 상태 그대로를 책임지는 편이 나을 거야. 눈이 열릴수록 자네의 건강, 행복 그리고 삶의 모든 경우가 대부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네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을 보게 될 거야."

"그는 내가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경우에 매번 그랬듯이, 아주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말했다. "과거를 이해하는 방법이 여러가지고 현재를 바구는 방법도 여러 개이듯, 미래의 가능성도 몇 가지가 되지. 자네가 꿈꾼 건 가능성이 높은 미래였어. 나를 만나지 않았으면 그쪽으로 갈 확률이 높지."
"가능성이 높지. 게다가 여전히 그래. 하지만 자네는 선택을 할 수 있고, 현재의 상황을 바꿀 수도 있네. 자네는 자네의 미래를 바꿀 수 있어."

"자네도 유사한 인식의 도약이 필요해. 근원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면 자네 마음의 물결이 자네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걸 알게 될 거네. 그 물결들을 아무 집착 없이 바라볼 수 있을 거네. 생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걸 멈추는 그 순간,세상의 소란스러움에서 자유로워질거야. 문제가 생길 때면 생각에서 벗어나 자네 마음을 바로보게!"

"침묵은 전사의 예술이지. 그리고 명상은 그의 검이라네."

"이게 핵심이야. 명상은 두 개의 과정이 동시에 이뤄지지. 하나는 통찰. 이는 일어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뜻이야. 나머지는 항복 일어나는 생각에 대한 집착을 놓아 버리는 것이지. 이렇게 해서 마음에서 벗어나는 거라네."

"당연히 자네의 그 '불쌍한 나'로 처신하는 방법이지. 보잘것없음을 그렇게 자랑하지 말고 제대로 된 정신을 좀 보이라고!"

"이런 말이 있지. '앉아 있을 땐 그냥 앉고, 일어설 때는 일어서고, 뭘 하든 비틀거리지 말라.' 일단 선택을 하면, 온 영혼을 다해 그걸 하게나. 부인과 사랑을 나누면서 기도할 걸 생각하거나, 기도 중에 부인과 사랑을 나누는 걸 생각하는 신부처럼 되지 말게."

"됐어요, 소크라테스. 잡아썽요. 여태까지 나는 사람들의 사회적인 가면 속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공통된 두려움과 혼란스런 마음을 봐왔지만, 그건 도리어 나를 냉소적으로 만들었어요. 그 이유는 내가 그들 내면의 빛을 발견할 정도로 깊이 바라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예사로운 순간이란 없다!"

"명상은 유용한 연습이지만, 결국에는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봐야 할 거야. 전사의 삶은 움직이는 경험이니까."

"이제 사토리(홀연한 깨달음을 의미함)에 대해 말해 주겠네. 사토리란 현재의 순간에 주의가 머물 때, 몸이 깨어 이쏙, 민감하고, 긴장을 늦출 때, 그리고 감정이 자유롭게 열려 있을 때 일어나지. 사토리는 칼이 자네를 향해 날아왔을 때 자네가 경험했던 거야. 사토리란 전사의 존재 방식이지."

"행동을 명상하는 건 그 행위를 하는 것과는 달라. 뭔가를 하려면 행하는 이, 다시 말해 의식적으로 수행하는 '누군가'가 있지. 하지만 행동을 명상할 때는 이미 결과에 대한 집착을 놓아 버리는 거야. 그걸 하는 '자네'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아. 자네 스스로를 잊음으로써 자네는 곧 그 행동이 되고, 그러면 자네 행동은 자유롭고, 자연스럽고, 욕망이나 억압 또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돼."

"무엇보다도 이걸 이해하게나," 그가 내 말을 가로막았다. "과거를 바꾸기 위해 자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리고 자네가 기대하거나 원하는 대로 미래가 딱 맞춰서 오진 않을 거네. 전사는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걸세. 전사는 지금, 여기 있네. 슬픔이나 두려움, 분노, 후회 그리고 죄책감, 자네는 부러워하는 것이나 앞으로의 계획이나 갈망은 모두 과거나 미래에 돈재한다네."

"전사는 사랑, 친절, 봉사 그리고 행복의 힘을 신뢰할 따름이야."

"바보는 욕망이 채워지면 '행복'하지만, 전사는 아무 이유 없이 행복하다네. 그래서 행복이 궁극의 훈련이 되는 거라네. 행복은 내가 가르쳐 준 그 모든 것 위에 있어. 행복은 단지 자네가 느낄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아냐. 그건 자네 그 자체라네."

"이제 나는 댄 밀맨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죽음의 사신, 죽음이야말로 그의 거대한 환상임을 깨달았다. 삶과 죽음은 하나의 환상이자 문제였고, 의식이 스스로를 망각할 때 일어나는 우스운 사건에 불과했다."

"찾을 필요가 없다. 성취란 아무 곳에도 데려다 주지 않는다. 아무 차이가 없으니 지금 그저 행복하라! 모두 하나이기 때문에 사랑은 이 세상의 유일한 실재이다. 그리고 유일한 법이라면 역설, 유머 그리고 변화다. 아무 문제도 없고 없어 왔고 앞으로도 결코 없을 것이다. 당신의 싸움을 놓아 버리고, 마음을 내버려 두라. 걱정을 멀리 던지고 세상 속에서 편히 쉬라. 삶에 저항할 필요가 없으니 그저 최선을 다하라. 눈을 뜨고 각자 생각했던 것 이상인 자신을 바라보라. 당신이 세상이고 당신이 우주다. 당신은 당신 자신이자 그 밖의 모든 이들이기도 하다! 이 모두가 신의 놀라운 각본이다. 일어나라, 일어나 유머 감각을 되찾으라. 걱정말라, 당신은 이미 자유롭다!"

레인보우가 끝의 주유소, 소크라테스가 있을 것만 같다. 그의 말 한마디 놓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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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논리학 - 말과 글을 단련하는 10가지 논리도구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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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돌다가 혹은 잡지를 보다 나와 비슷한 글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슷하지만 그 깊이에 있어서 나와 차이가 나는 글들을 보다 보면 좌절하기 일 수다.

여기 그 차이에 대해 명쾌히 설명한 책이 있다.
그 차이가 단어 선택이나, 예시, 그리고 문장의 간결함에서 기인 하기도 하지만,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할 경우 컨텐츠의 차이는 많지 않다고 가정한다.

그 차이의 원인은 바로 논리다. 사람을 감동시키고, 설득시키는 원동력은 수사학이 아니다. 논리학이다. 이면의 논리 없이는 깊은 울림을 주지 않는다.

이 책은 10가지 논리학이 어떻게 우리 생활에 파고 들어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무심코 흘려 듣던 광고 카피 하나도 그 이면에는 논리가 들어있다.

"떠나라, 열심히 일한 당신"
"함께 즐겨요, 피자헛"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은 도전한다."

과연 이 광고 카피 속에는 어떤 논리가 들어있을까?

책을 따라 가다 보면 저자 특유의 날카로움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기존에 알고 있던 고리타분한 논리학적 기호들은 집어치우고, 글을 쓸 때나 말을 할 때 숨어 있는 논리를 쏙쏙 뽑아낸다. 얄미울 정도로 박학다식한 저자이기에 쉽사리 책을 덮고 쉴 여유를 주지 않는다.

특히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배열법을 보면서 대입 논술 전에 이 책을 보지 못함을 애석하게 생각했다. 이미 논술 시험은 끝났겠지만 대학 다니는 조카에게 개강 전에 필히 읽어 보라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소설이나, 수필에도 그다지 감동을 받지 않는 내가, 이런 논리학 책에 감동을 받을 줄 생각 못했다. 한 단락 놓칠세라 몰입해 읽었다. 내가 받아 들일 수 있는 한계까지 이해했지만, 다시 곱씹을 기회를 생각하며 책을 덮었다.

감동해 읽었지만 실 생활에 이 논리를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이다. 솔직히, 가추법이니 가설 연역법이니 그 이름 하나하나 다 외우며 적용 하지는 못하겠지만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컨텐츠가 준비되면 그걸 논리적으로 조합하려는 시도는 할 것이다. 어찌 그 끝맺음이 흐지부지 되는 것 같지만, 고민이 결과로 이어지길 바래본다.

이 책의 백미라 하면 저자가 특정 논리를 설명할 때 예로 드는 인물들이다. 인문학적으로 전체를 보는 통찰력이 없다면 가히 불가능 할 것이다. 현 시대의 인문학과 공학의 괴리에서 보듯 두 분야를 넘나다는 인물들은 과히 많지 않다. 하나의 학문에 깊이를 갖고 있는 인물들도 상당히 존경 스럽지만, 여러 학문을 통합해 하나의 식견으로 표현할 줄 아는 이는 솔직히 더 존경 스럽다.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가진 이들이 존경 스럽다. 도올이며 시골의사 그 대열의 말미에 저자를 올려야 할 듯하다. 적재 적소에 배치된 인물들에 의해 설득을 위한 논리학은 성큼 다가온다.

3일간의 저자와의 여행이 즐거웠다. 서평이 논리적으로 비판해 술한다 하지만, 내 재주로 이 책을 감히 평할 수 없을 듯하다. 몇 줄 글 나부랭이에서 이 책에 대한 감탄사만 연발 한 것 같다. 내 글의 허술함이 저자의 재주로 한 구멍 메워지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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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의 인디안 기우제 투자법 - 팍스넷 주식투자 필독서 시리즈 2
쥬라기 지음 / 팍스넷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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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의 인디안 기우제 투자법'을 읽다. 가치투자에 관심이 있는 주식쟁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책이며, 별명(쥬라기)일 것이다. 얼마 되지 않은 돈이지만 주식에 직접적으로 손댄지 3년정도 된다. 그간 다른 사람들처럼 많은 경험을 해보진 못했지만, 실패하지 않기위해 주식 관련 책들은 꽤 본 듯하다. 처음으로 산 책이 고승덕씨의 "주식실전포인트"라는 책이다. 이 책을 보고 처음으로 주식을 몇만원어치 샀던 기억이 있다. 주가 그래프는 파동이다라는 대전제 하에 많은 생각들을 풀어내고 있다. 그런 파동의 파고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절부절 했던 주식 초보였다. 원래부터 어영부영 과감한 결단을 잘 못 내리는 성격 탓에 늘 조바심내며, 돈 몇 만원에 천당과 지옥을 경험하곤 했다.

그런 첫 입문 과정을 거치고, 본격적으로 주식을 시작한게 2006년 이었다. 이 무렵 운 좋게도 가치투자라는 투자의 한 길을 알게 되었다. 개인이 이길 수 있는 투자법. 그 첫 입문이 피터린치의 '월가의 영웅'이었다. 읽는 내내 주식 시장 이라는 전쟁터에 홀로 영웅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 정신 없었다. 매력적이었다. 매혹적이었다. 기업의 본질 가치보다 싼 주식을 사 장기투자하는 가치투자에 흠뻑 빠져 여러 사람들의 책을 읽어왔다. 그레이엄, 필립피셔, 워렌버핏, 강방천, 이채원, 등등 많은 가치투자자의 책들을 읽어오면서, 내 주식투자 패턴 역시 그들을 본받으려 노력하고 있다.

여기 가치투자에 관한 또 하나의 입문서가 나왔다. 실제 산지 꽤 되었지만 게으름에 최근에야 읽게 되었다. 실제 이 책을 읽어 오면서 기존의 가치 투자에 반하는 내용은 거의 없었다. 기존의 사람들이 해왔던 말들을 종합하고 있다는 느낌이 상당히 많이 들었다. 다만 기존 가치투자자들이 챠트에 대해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즉 기술적 분석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는 반면, 저자는 기술적 분석도 하나의 무기로 사용한다. 실제 이 부분에 있어 나와 생각이 일치 하지 않았다. 물론 내 생각이 옳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기술적 분석의 효용에 거부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

책은 총 다섯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투자의 필요성을 시작으로, 투자에 있어 투자자가 필요한 정신을 논하고, 투자자의 인내, 종목 선택의 중요성, 투자 시 금기 사항 등을 논한다. 이러한 챕터를 통해 저자가 줄기차게 주장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디안 기우제'의 성공 비결은 단순하다. 비 올 시기를 잘 골라 기우제를 지내기 시작하여, 비가 내릴 때까지 절대로 기우제를 멈추지 않는데 있다."

비 올 시기를 잘 고르라는 말은 현재가가 기업의 본질 가치 보다 싼 기업을 고르라는 말이다. 그리고 비가 내릴 때까지 절대로 기우제를 멈추지 말라는 것은 시장가격에 현혹되지 말고, 원하는 목표가(기업의 본질 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주식을 보유하라는 말이다. 주식투자란 처절하게 실패할 때까지, 끝을 볼 때까지 멈추기 어려운 긴 여정이기에 투자의 성공을 단기간의 수익으로 결정 짓지 말고, 투자함에 있어서 얼마나 손실을 줄이느냐에 집중 해야한다. 40년간 투자해서 워렌 버핏 못지 않는 부를 가지기 위해서는 이 방법 뿐이라고 강한 어조로 주장한다. 가치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이런 생각을 시작으로 인내라는 동반자와 함께 40년의 고독한 길을 나아 가야 한다. 한 걸음, 한 걸음 인내하며 나아가는 것이 투자다. 나의 생각을 믿자. 나의 주관을 믿고 흔들리지 말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맘에 와 닿은 주장은 동업자 정신이었다. 지난 글에도 이야기 했듯이, 주식을 살때 같이 동업한다는 생각으로 사야한다. 이건희 회장등 여타 대기업 총수들이 주식 매매를 통해서 거대한 부를 획득한 것은 아니다. 물론 이재용등 주식편법 증여등은 논외로 하자. 그들이 부를 획득한 것은 주식 매매가 아닌 성장하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투자자는 동업할 수 있을 만한 기업을 고르는 눈만 있으면 된다. 투자한 후 그 회사를 믿고 맡겨라. 주장의 전부이다. 동업을 한다면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주식을 살 수도 없을 것이다. 몇 천만원을 누구 말만 믿고 투자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사업을 할 재주도 없거니와 용기가 없기에 사업하는 사람을 믿고 사업하듯 투자하려 한다. 이런 말을 하니 내가 꼭 주식으로 부자가 된 듯하지만, 그건 아니다. 다만 이미 이 길을 걸어간 사람들을 믿고, 그 길에서 새지 않기위해 부단히 기억을 새길 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후반부에 논하는 수량 늘이기 기법은 솔직히 동의 할 수 없다. 쥬라기의 기본 취지는 가치 투자 마인드를 가지고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주식을 산 후 잔 파도가 칠때 단기 고점에서 팔고, 단기 저점에서 다시 사 가진 수량을 늘이라고 주장한다. 얼핏보면 참 그럴 듯한 말이다. 하지만 기술적인 관점으로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우매한 짓이다. 시골의사 말대로 주식은 예측의 영역이 아닌 대응의 영역이다. 생각보다 주가가 오르면 팔고, 생각보다 주가가 떨어지면 사면된다. 가격을 예측 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그것이 기술적 분석의 맹점이다. 여기에 한술 더떠 교체매매를 통해서 수량을 극대화 하라 이야기 하지만, 이 역시 이전 문제에 비해 더 어려우면 더 어려웠지 쉬운 문제는 아니다. 이 부분들이 책을 읽으면 내내 아쉬웠지만, 전반적으로 주장하는 가치투자에 관한 부분은 새겨둘 만하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이야기 할 것은 대출을 통한 매매도 허용한다. 물론 신용, 미수등은 절대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지만, 이례적으로 대출은 허용한다. 솔직히 이 부분도 약간은 실망 스러운 부분이다. 신용이든 대출이든 미수든 그 기간이 다를 뿐 여유자금으로 운용하는 것은 아니다. 절대 여유자금으로 운용해야한다. 그 이유는 장기보유를 위한 인내의 짐이 한결 가벼워 지기 때문인다. 빌린 돈이 줄어드는게 맘 편한 사람은 열에 하나도 찾기 힘들다. 대출도 위험하다. 여유자금만이 해답이다.

까칠하게 이야기 했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그저그런 책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통일성 있게 이야기 한다. 또한 초보자도 쉽게 읽을 수 있게 관련 종목들의 수치들과 그래프를 적절하게 보여준다. 약간의 오해 가능성도 있지만 가치투자의 입문서로 꽤 괜찮다. 다만 기존 가치투자의 정석에 해당하는 몇 권을 본 후 자기만의 시야를 가지고 보는 것이 더 도움 될 듯하다. 국내 주식관련서 들 대부분이 단타나 기술적 분석에 치우쳐 있는데 요즘들어 이채원, 강방천등을 필두로 이런 가치투자서가 나오는 것이 참 고무적이다. 전반적으로 시장 자체가 이성적이 될 기반이 만들어 지는 듯하다. 나만의 노하우, 나만의 매매 기법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미들에게 힘이 될 '인디안 기우제 투자법' 추천한다. 생뚱맞게도 난 이 책을 통해서 재무제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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