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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 - 천 가지 성공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
조지 레너드 지음, 강유원 옮김 / 여름언덕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부제 '천 가지 성공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로 요약된 달인을 읽다. 이 책은 익숙한 이름의 역자와 김창준씨가 블로그에서 추천 한 것을 보고 읽을 결심을 하게 되었다. 역자 강유원씨는 자신의 블로그(http://armarius.net/ex_libris/)에서 날카로운 필치로 자신만의 철학 성벽을 쌓아 올리는 중이며, 특이하게도 공부와 돈벌이를 분리하여 살아가는 인물이다. 어떻게 보면 요즘 세상에 공부한 것으로 돈을 벌지 않는 별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의도가 어찌 되었든 그의 사상과 필치가 맘에 들어 선뜻 책장을 펼 수 있었다. 그리고 김창준씨는 익스트림 프로그래밍쪽에 유명한 사람으로 지난 서평에 올렸던 '평화로운 전사'를 추천해 상당히 감명깊게 읽은 적이 있어 이번에도 별 의심 없이 보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을 손에 들게 된 주된 이유는 나의 독서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하루 하루 읽어가는 시간이 늙어나고, 쌓이는 책의 권수가 늘어남에도 불구 하고 나의 지적 에너지는 그 질적 양적으로 변화하지 않고 있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부제에서 나타나듯 천 가지 성공에 이르는 하나의 길 솔직히 이 부제가 상당히 끌렸다.
말하자면 이 책은 여타의 자기 계발서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여타 자기 계발서를 읽으면서 느꼈던 허전함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어주는 책이다. 대개 자기 계발서들은 성공에 이르기 위한 길로 인식의 전환을 첫째로 꼽는다.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고 깨달음으로서 성공에 보다 가까이 다가 살 수 있다고 붓끝을 세운다. 하지만, 그 인식의 전환 이후에 나가올 지난한 고통의 시간들은 간과 하고 있다. 끊임없이 도전해야하는 고통들을 쉽사리 내팽겨치고 있다. 단지 아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없다. 이것은 사탕 발림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는 달인이 되는 것 자체가 구체적인 목표이 수는 없으며,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일종의 과정이라는 사실이며, 이 과정이 바로 달인의 길이다 이야기 한다. 달인이 되기로 결심했다면 결과를 신경 쓰지 않고, 연습에 연습을 하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핵심은 부지런히 연습하고 심지어는 연습 그 자체를 위해 연습하며, 정체 상태에서 좌절하지 말고, 비약단계를 즐기듯 그 상태를 즐겨야한다. 뭔가 맥빠지는 말일 수도 있지만, 곱씹어 보면 이만한 성공에 이르는 길은 없다.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순간이 정체 시기이다. 나 역시나 현재 그런 과정 속에서 답답한 마음에 이책을 들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런 순간을 즐겨라 한다. 이 정체 시기가 발전하는 시기라 힘주어 말한다. 시시하지만 쉽지 않다. 별거 아닌것 같지만 삶을 대변하다.
일전에 왕멍의 '나는 학생이다'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달인의 길이 과연 그 속에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답하는 그는 그의 삶의 과정 자체가 달인의 길이다. 한 사람의 인생 속에 그만한 세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배움을 갈구하는 그의 인생 속에서 진정한 달인의 길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속에서 또하나의 주장을 첨언한다. 달인의 되기 위해서는 바보가 되어야 한다. 약삭빠른 실익과 기능 향상을 위한 잔꾀는 결국 달인의 길을 방해할 뿐이다. 묵묵히 바보처럼, 내가 아는 것이 없다는 자리 낮춤을 통한 배움의 길을 가라한다. 이는 나의 독서, 일, 취미를 아우러 배움의 지침서가 될법 하다. 배움을 위해서는 기꺼이 바보가 될 수 있을 듯하다.
휘황찬란하지만 빈껍데기 요란한 자기계발서들 속에 가볍지 않은 자기 계발서 한권을 읽은 듯하다. 좋은 책은 분명 그 힘을 발휘한다. 그 힘을 믿고, 정체 되어 있던 내 배움의 과정을 고통이 아닌 즐거움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