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논리학 - 말과 글을 단련하는 10가지 논리도구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을 돌다가 혹은 잡지를 보다 나와 비슷한 글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슷하지만 그 깊이에 있어서 나와 차이가 나는 글들을 보다 보면 좌절하기 일 수다.

여기 그 차이에 대해 명쾌히 설명한 책이 있다.
그 차이가 단어 선택이나, 예시, 그리고 문장의 간결함에서 기인 하기도 하지만,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할 경우 컨텐츠의 차이는 많지 않다고 가정한다.

그 차이의 원인은 바로 논리다. 사람을 감동시키고, 설득시키는 원동력은 수사학이 아니다. 논리학이다. 이면의 논리 없이는 깊은 울림을 주지 않는다.

이 책은 10가지 논리학이 어떻게 우리 생활에 파고 들어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무심코 흘려 듣던 광고 카피 하나도 그 이면에는 논리가 들어있다.

"떠나라, 열심히 일한 당신"
"함께 즐겨요, 피자헛"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은 도전한다."

과연 이 광고 카피 속에는 어떤 논리가 들어있을까?

책을 따라 가다 보면 저자 특유의 날카로움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기존에 알고 있던 고리타분한 논리학적 기호들은 집어치우고, 글을 쓸 때나 말을 할 때 숨어 있는 논리를 쏙쏙 뽑아낸다. 얄미울 정도로 박학다식한 저자이기에 쉽사리 책을 덮고 쉴 여유를 주지 않는다.

특히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배열법을 보면서 대입 논술 전에 이 책을 보지 못함을 애석하게 생각했다. 이미 논술 시험은 끝났겠지만 대학 다니는 조카에게 개강 전에 필히 읽어 보라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소설이나, 수필에도 그다지 감동을 받지 않는 내가, 이런 논리학 책에 감동을 받을 줄 생각 못했다. 한 단락 놓칠세라 몰입해 읽었다. 내가 받아 들일 수 있는 한계까지 이해했지만, 다시 곱씹을 기회를 생각하며 책을 덮었다.

감동해 읽었지만 실 생활에 이 논리를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이다. 솔직히, 가추법이니 가설 연역법이니 그 이름 하나하나 다 외우며 적용 하지는 못하겠지만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컨텐츠가 준비되면 그걸 논리적으로 조합하려는 시도는 할 것이다. 어찌 그 끝맺음이 흐지부지 되는 것 같지만, 고민이 결과로 이어지길 바래본다.

이 책의 백미라 하면 저자가 특정 논리를 설명할 때 예로 드는 인물들이다. 인문학적으로 전체를 보는 통찰력이 없다면 가히 불가능 할 것이다. 현 시대의 인문학과 공학의 괴리에서 보듯 두 분야를 넘나다는 인물들은 과히 많지 않다. 하나의 학문에 깊이를 갖고 있는 인물들도 상당히 존경 스럽지만, 여러 학문을 통합해 하나의 식견으로 표현할 줄 아는 이는 솔직히 더 존경 스럽다.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가진 이들이 존경 스럽다. 도올이며 시골의사 그 대열의 말미에 저자를 올려야 할 듯하다. 적재 적소에 배치된 인물들에 의해 설득을 위한 논리학은 성큼 다가온다.

3일간의 저자와의 여행이 즐거웠다. 서평이 논리적으로 비판해 술한다 하지만, 내 재주로 이 책을 감히 평할 수 없을 듯하다. 몇 줄 글 나부랭이에서 이 책에 대한 감탄사만 연발 한 것 같다. 내 글의 허술함이 저자의 재주로 한 구멍 메워지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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