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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실리 다이어리 - 이탈리아 로베르토 아저씨네 집에서 보낸 33일, 길 위에서 만난 세계 5
허은경 지음 / 지성사 / 2008년 12월
평점 :
출근하며 얽매여 사는 직장인에 제일 부러운 것중 하나가 자유로운 여행이다. 이국적인 풍광, 색다른 볼거리, 입에 맛는 음식 그리고 새로운 사람과의 대화. 이런 여유를 대리만족하기 위해서 작가의 여행을 맛 본다.
시칠리라는 곳의 안내도 되겠지만 여행의 첫출발 마음가짐 그리고 여행 후 남은 물건과 감상까지 어디 하나 놓치지 않고 기록한 작가의 섬세함이 참 보기에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 속에 남았던 것은 이태리 부부의 삶에서 인생이 별건 아니지만 저렇게 살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텃밭을 가꾸고 닭과 개(여기서는 토끼를 끼우셨더라)를 키우고 좋은 경치와 마음 통하는 사람들과 교류를 하게 된다면 그리 나쁜 시간은 아닌 것 같다.
이태리의 이분들이 원래 그렇게 살았던 분들일까? 아니면 과거의 상처를 잊거나 작은 만족으로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 삶의 모양을 바꾼 것일까? 전자로서 경제적인 뒷바침이 되어야 겠지만 후자로서 큰 아픔을 이겨낸 가치관의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선듯 이국의 여행지에서 처음 본 사람에게 초대도 하고 그 사람의 인생을 느껴보면서 큰 교훈도 얻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일 것이다. 새옹지마의 결과인 것이다.
시간과 돈이 다 있으면 좋겠지만, 시간이 허락할 때 여행을 다녀오면 좋겠다. 나이드신 분의 말씀도 대략 그러했다.
figure 1. Running times
추신. 이책의 259쪽의 사진이 너무 맘에 든다. 한장으로 마음이 풍성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