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해야 잠꾸러기 해야 높새바람 4
이연경 지음, 이소하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맞는 아이의 이야기라고 해서, 주제가 의미 깊은 것이라고 해서 좋은 글이 될 수 있나?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인물들의 대사처리또한 생생하거나 자연스럽지가 않다. 더구나 이야기의 큰 축이라 할 인물들 사이의 모습이(그니까 그 관계의 모양이) 잘 이해되지 않아 도저히 마음 깊이 동의하며 따라갈 수가 없었다. 일테면 이런 거다. 주인공 상효가 왜, 어떻게 기사아저씨랑 친해졌을까? (모르겠고 어색하다.) 엄마는 상효를 왜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때리는 걸까? (이것도 모르겠고 자연스럽지 않다.)

열심히 쓰시고, 공들여 만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작가도 출판사도 좀더 갈고 닦는 모습을 보여주시면 어떨까 싶다.

그리고 책에 오자가 눈에 종종 띄었는데, 솔직히 오탈자가 많은 책은 신뢰가 잘 안 간다.

63쪽 머리카락를

86쪽 안으며 안 돼

128쪽 실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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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오 아이 창비아동문고 221
문선이 지음, 유준재 그림 / 창비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260쪽이나 되는 책인데, 그 분량을 받쳐주는 깊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새롭게 느낀 게 별로 없다. 생명공학이나 GMO에 대한 별다른 철학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미 다 나와 있는 답안들의 거죽만을 훑은 듯한 기분이랄까. 내가 어른 독자여서 그런가?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내게 새롭지 않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아이들에게는 새롭고 낯선 이야기일 수 있겠지. 이 부분은 그럼 이렇게 다시 말해야겠다. 어른 독자인 나에게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물론 이 책이 아이들 책인 만큼 어른한테 이런 불평?을 듣는 건 사실 억울 한 일일 수도 있겠다. 인정한다. 하지만 내가 정교한 과학 소설을 바랐던 것도 아니고, 또 나도 독자이기에 쓴다. 죄송하다!

그러고도 아쉬운 부분이 더 있다. 인물들의 상투성, 그들의 관계나 갈등의 상투성들이다. 이렇게 말하기엔 또 '나무'라는 캐릭터가 억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무'도 작가가 만들어내 조종하는 인물로 보이지 '나무'라는 인물 자체로 느껴지지가 않았다. 더군다나 얘기들이 모두 주어져 있다. 미리 틀이 다 짜여져 있다. 정회장과 아들은 갈등을 한다. 늘 보던 그렇고 그런 갈등이다. 사람들은 데모를 한다. 늘 보던 그렇고 그런 데모다. 왜 갈등하고 왜 데모하는지, 그들만의 특별한 이야기로 생생하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러다보니 작가가 정해둔 길로, 얘기가 무난하게 흐르는 느낌이지 이야기가 생명력 있게 굴러가는 느낌을 찾기가 어려웠다.

마지막으로 책에 몇 군데 더 살펴보아야 할 데가 있는 것 같다.

46쪽. 사랑 받고 /공부 시키고 (붙여야 하는 게 아닌가 모르겠다.)

72쪽. 할아버,(지가 빠진 것 같다.)

87쪽. 맞장구치 듯(붙여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136쪽. 그러고보니(다 붙이는 게 맞는지 어떤지 모르겠다. ^^:)

확인해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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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우리문고 11
박정애 지음 / 우리교육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이야기에 몇 개 축이 있겠지만, 크게는 여자 이야기다. 정신대 할머니, 그 할머니가 기르던 손녀딸 수경과 수향, 할머니가 며느리로 맞고 싶었지만 강간을 당한 남자에게 시집을 갈 수밖에 없던 목순, 이혼한 남자의 아이를 가져 지울까 말까 고민하다가 혼자서 아이를 낳기로 한 이웃집 아줌마까지.
또 하나의 축은 세월이라고 할까 역사라고 할까. 우리내 근대사-그 가운데에서도 전쟁 이야기다. 전쟁으로 힘없는 이들의 삶의 결이 얼마나 많이 부서지고 망가졌는지를 작가는 생생하게 내보인다. 뒷표지에 적힌 심윤경의 말처럼, 찰떡같이 쫀득한 박정애의 문체에 이야기는 든든하게 힘을 받아 펄떡이며 살아 있다. 대단한 필력이다. 책을 손에 잡자마자 끝까지 단숨에 읽었다. 눈물을 꾹꾹 참아가며 열심히 읽었다.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여자 얘기를 하는 여자 소설가들의 소설에서 감동받는 어떤 게 있다면, 아픔을 속으로 끌어안으면서 받아들이고 삭여서, 그걸 자양분으로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말로 하니 재미없지만, 대단한 감동을 준다. 가시뭉치를 안으로 끌어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책이다. 많이들 읽었으면 좋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이 책에 대한 아쉬움은 아니다), 섣부른 바람일지 모르지만 신나고 재밌는 여자 이야기를 보고 싶다. 늘 슬프고 아프고 힘겨운 얘기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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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가 뭐예유?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8
김기정 지음, 남은미 그림 / 시공주니어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별 다섯 개, 무지무지하게 재밌다는 찬사로 리뷰를 썼다가 이태만에 고친다.

이 책 재밌다. 겉으로 보기엔 그렇다. 그러나 풍자의 대상 그 풍자의 알맹이들을 생각하면 기운이 빠지는 책이다. 이 책에서 풍자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은 '바나나가 무엇인지 모르는 시골 사람들'이다. 바나나가 무엇인가? 이 책의 배경이 되었던 시대에는 돈 있는 사람들만 먹을 수 있는 귀한 과일이었다. 그런 것을 모른다고,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을 두고 낄낄거린다는 건 '풍자'의 알맹이는 저만치 던져두고 형식만 빌어온 어딘가 이상한 '풍자'일 뿐이다. 나는 여태 그런 생각을 못하고 바나나께나 먹었던 서울 사람 처지에서 이 해프닝을 재밌다고 깔깔거리며 좋아했다.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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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남자들만 산다
고은광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기본으로 목소리를 내며 운동을 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 그냥 조용조용히 자기 삶을 바꾸면서 소문내지 않고 사는 게 가장 훌륭한 삶이 아닐까 하는 어떤 강박 때문이기도 하고, 남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고 싶지 않은 성격 탓이기도 하다. 그때문에 엄마 아버지 두 성을 같이 쓰는 이름들에 전적인 동의를 하면서도 내 이름을 바꾸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과도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 같아서, 삶은 그렇지 않으면서 모양만 갖추는 건 아닐까 싶어서 뭐 기타 등등.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내 반쪽짜리 성에 어머니 성을 같이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오늘 이메일 이름난에 있던 이름을 지우고 온쪽성에 이름을 붙여 고쳐넣게 되었다.

나도 이땅에서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서 고민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내 뼛속에 얼마나 많은 가부장의 잔제가, 관념이 자연스레 녹아 있었는지 책을 보며 새삼 놀랐다.

남자들과 여자들 모두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서로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다. 어떤 느낌이 드는지, 책 내용에 얼만큼 동의하는지, 서로 얘기해가며 차츰차츰 바뀌어갈 수 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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