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아빌루] 서평을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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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아빌루 - 어부 나망이 사막 소녀 랄라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화영 옮김, 조르주 르무안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평점 :
르 클레이지오의 소설 '사막'의 일부분인 어부 나망이 사막소녀 랄라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발라아빌루'를 받아보았을때 울 딸이 "엄마.. 저 책 우리집에 있는데...."라고 말한다.. 어쩐지 낯이 익은데.. 하고 있는데 딸이 가져온 책을 보니 이 책과는 다르게 그림은 모두 들어가 있지만 글자가 적고 중심내용만 간략한 그림책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호기심을 가지고 딸과 함께 '발라아빌루'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첫장부터 나도 모르게 주위가 적막해지며 랄라가 사는 마을에 온 듯...은은하게 퍼지는 연기 속에 몽롱하게 머물러 버릴것 같았다. 정말 신비로운 그림책이였다. 묘사를 어쩌면 저렇게 사실적이고, 아름답게.. 은은하게.. 빠져들도록 했을까? 아마 작가는 저 곳에 분명히 있었고 그 느낌을 그대로 적었으리라..노벨문학상 수상자답게 표현 하나하나가 너무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원작 '사막'을 꼭 읽어봐야 겠다는 결심과 함께....
'저녁이 가까워 오는 시간이라 공기는 아주 부드럽고 아주 고요합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옅은 푸른색으로 투명합니다.''너울 거리는 불꽃 속에서는 온갖 형상들이 다 보입니다. 랄라가 특히 좋아하는 것은 모닥불의 맨 밑바탕에 불꽃이 감싸고 있는 아주 뜨거운 잉걸불, 그리고 이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닌, 태양의 빛깔을 닮은 그 불타오르는 빛깔입니다.''랄라는 나망을 바라 봅니다. 그의 눈 속에 비치는 환한 광채를 보고 싶은 것입니다. 그 광채는 물 색깔입니다.'등....딸아이와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의 그림책을 읽을 수 있다니....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울 딸도 저런 멋진 묘사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은근한 기대를 가지고...그렇지만 아이는 발라아빌루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갖는 듯 싶다..^^
랄라와 아이들은 저녁 무렵 바닷가에서 송진을 끓이는 모닥불 주위에 모여 나망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숨죽이며 듣는다. 아이들은 이야기 속에 빠져들어 마치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순간에 영원히 나망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끝나질 않길 바라며 듣는다. 이 부분을 읽을 땐 내가 어릴적 영화를 보며 이런 경험을 자주 했던것으로 기억한다. 영화가 계속 지속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ㅋㅋㅋㅋ
나망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그냥 옛 이야기일 뿐이고 '렐라'라는 공주를 사랑한 한 청년이 자신의 희생으로 공주를 구하고 발라아빌루 새가 된 이야기 이지만 이 세상 모든 복잡함들은 지워지고 단순하게 타오르는 불꽃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었던 행복한 랄라와 아이들의 모습이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며.. 또 하나의 잔잔한 기억속에 이 이야기는 남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