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와 벼룩 - 직장인들에게 어떤 미래가 있는가, 개정판
찰스 핸디 지음, 이종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매출상승을 향한 숨막히는 압박, 세상살이의 재미를 느낄 시간도 없이 일에 매달리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회사의 노예가 되어도 일에 대한 보람과 일부 국민연금으로 강탈당했어도 뿌듯한 월급봉투를 받으며 직장인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하루에 몇번씩 도닦는 기분으로 복종을 하며 충성을 바치는 회사가 자신을 배신할 여지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충성을 몰라준다는 것을 공공연히 알게 된다면.

코끼리의 등에 탄 벼룩은 스스로 인생을 선택할 수 있다. 찰스 핸디는 어린 시절 자라온 환경과 대기업 셀에서의 근무 등 자신의 경험을 통해 '포토폴리오 인생'을 계획할 것을 말한다. 변심할 수 있는 거대한 기업인 코끼리에 빌붙어 언제일지 모르는 몰락에 함께 동참할 것이냐 아니면 자신이 주도적으로 인생을 선택하고 준비할 것이냐. 그럼 좀더 달콤하게 느껴지는 벼룩의 삶, 프리랜서로서의 인생은 어려움이 없는가.

막상 벼룩의 생활을 하게 되면 어느 곳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데서 오는 두려움과 스스로 스케줄을 결정하고 포트폴리오를 편성해야하는 불편함 등에 맞닥뜨릴 것이다. 그러나 열정과 목적의식을 가지고 자신을 브랜드화화여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었을 때 명성은 결국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며 가정생활이나 학습, 자원봉사 등으로 좀더 풍성하고 삶다운 삶, 인생 전체로 보았을 때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임을 알려준다.

현재의 코끼리들에게도 변화를 권고한다. 현재의 중앙집권화된 구조에서 연방주의 구조로 개선할 것과 창조성과 효율성을 중시할 것, 신뢰감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아이디어와 지식을 가진 개인이라는 자산을 존중할 것,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환경문제나 사회봉사에도 사명감을 가질 것을 말해준다.

특히 2부의 변화하는 인터넷 시대의 기업 문화를 얘기하며 기업 자본주의식의 싱가포르, 배금주의로 만연된듯한 미국, 인적자원이라는 희망과 함께 딜레마를 안고있는 인도 케랄라를 예로 들며 각 나라의 자본주의의 의미를 풀어내며 자본주의의 대안을 얘기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 챕터는 책 전체로 보면 삼천포로 빠진 듯한 기분도 들었으나  단순히 견디는 삶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를 이해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남보다 더 잘하'는 것은 사실 코끼리들의 싸움만으로도 피터진다. 오히려 벼룩들은 남들보다 낫기보다는 '다르게' 하는 것을 쉽게 더 잘할 수 있다. 단지 세상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삶의 진정한 의미라고 말하는 이 책은 선동적인 처세서라기 보다는 이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사명감과 성찰과도 같은 책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한번 쯤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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