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법칙 - 반양장
허브 코헨 지음, 강문희 옮김 / 청년정신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1을 지불하면 상대방도 1에 해당하는 가치를 내게 주어야 말이 맞는다. 그러나 순진하게 '알아서 주세요'하는 식으로 상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고분고분하게 대했다가는 그야 말로 상대방의 마수에 걸려들기 딱 좋다.

'아, 어디서 어리버리한 놈이 잘 걸렸다, 좀 벌어보자'는 식으로 달려들기 마련일 테니 말이다. 착하고 순진하게 상대방 편의 다 봐주면서 점잖게 살아서는 결국 성공할 수가 없는 세상이다. 물론 다 남에게 양보하고도 '모두 잃었지만 나는 승리한 거야'하고 성자처럼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다르겠지만.

허브코헨의 말처럼 상대도 이익이 되고 나에게도 이익이 되는 그런 경우란 실제로 드문 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지는 사람이 있다. 허브코헨이 협상에서 성취감을 맛보는 승리를 거두고 있을 때 어떤 사람들은 씁쓸한 실패를 맛보고 있었을 테니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너무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사람이 읽어서도 안되고 경쟁자가 읽어서는 안될 듯한 책인지도 모르겠다. 용산 전자상가에서 써먹는 뻔한 수법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더이상 크게 속지 않듯이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이해한다면 이것은 더이상 유용한 법칙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있었던 몇 가지 장면이 떠오르면서 그때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했었고, 왜 그런 식으로 상황이 돌아갈 수 밖에 없었는지, 그때 그들이 또 내가 잘못한 것은 무엇이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협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고 자신의 의사는 숨긴 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았다가 시시각각 상황을 판단하여 원하는 것을 포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어찌보면 정말 머리 싸움이고, 상대방의 말을 100% 믿어서만도 안되며 유혹에 걸려들어서도 안되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도 하겠다.

슬프지만 세상은 전쟁터고 똑바로 눈뜨고 있지 않는다면 전쟁에서 질 것이다. 가끔 지기도 하는 것이 오히려 마음이 편할지도 모르겠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음을 연 친구가 되는 것이지만 내가 쓸모없을 때에도 상대방이 친구가 될지 또 상대방 역시 나를 진정한 친구라고 믿을지는 알 수 없다. 일반적인 비즈니스 생활에서도 염두하고 있다가 난국을 타개할 만한 법칙을 소개하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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