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는 왜 유명할까? - 걸작으로 보는 서양미술사
아멜리아 아레나스 지음, 정선이 옮김 / 다빈치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그러고보니 정말 우습다. 정말 왜 궁금하지 않았을까. 유명한 음악은 한 번 들어보면 왜 좋은지 이해가 가지만 솔직히 일반인의 경우에 명화를 보고 한 방에 감동받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미술 전공자도 아닌 일반인은 그냥 모나리자가 다빈치의 작품이고 명화의 작품명과 화가의 이름을 헷깔리지 않고 연결시킬 줄 아는 정도면 상식퀴즈 프로그램에서도 기본적인 교양을 갖춘 것으로 판명받을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온 건 아닌가 모르겠다.

이 책은 나의 무지와 무관심을 자극하는 명쾌한 제목으로 우선 눈길을 끌었다. 보기 편한 올 컬러에 한 장의 명화를 줌업해서 보는 듯 거침없이 부분만을 잘라내서 여러 페이지에 걸쳐 설명하고 소개하기도 한다. 주입식 교육으로 내 머릿속 어딘가에 들어있던 시대적 배경과 화가의 일대기, 화풍을 상기시키고 시험범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건너띄고 그림만 보게 했던 유명한 그림들의 뒷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모나리자가 솔직히 현대인의 눈에 아름답지만은 않고 그저 초상화에 불과하지만 앤디워홀, 달리, 뒤샹 등을 통해 패더디되고,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유명해져 상상속에서 이 그림을 더 아름답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설도 일리가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느껴지지만 사실 무엇을 그린 것이지 알 수 없었던 '게오르규' 등 작품 부분 부분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 재미있었고, 잘 몰랐던 벨라스케스의 '라스메니나스' 작품에서 감상자의 세계를 없애버린 시각도 흥미로웠다.

누가 왜 그렸는지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경이로움을 주는 알타미라 동굴벽화를 얘기하며 근래에 다리 밑이나 지하철 구내의 그래피티나 음란한 낙서와 연결시켜 그것이 권력에 거역하기 위한 저항의 수단이었을 수도 있다고 해석하는 것도 재미있다. 비록 주관적인 견해를 곁들인 해석이었다고 할지라도 기존의 딱딱한 미술감상 안내서보다 좋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듯이 명화가 왜 유명한지, 이게 왜 명화인지 감흥을 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의미를 다양한 설명을 통해 소개함으로써 바로 명화의 진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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