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길
베르나르 포콩 사진, 앙토넹 포토스키 글,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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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에게는 당면한 과제고 삶을 추억하는 이들에게는 그리울, 감미로운 두 개의 낱말이 제목이다. 사헬, 쿠바 등 문명이 파고들지 않은 땅, 흔한 유적지 하나 담아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땅. 지루할 정도의 한가로움을 느끼며 비온 후의 나무 냄새나 고양이의 움직임, 풀풀 날리는 먼지, 볼을 간지럽히는 미풍을 느끼며 그는 푸르른 자연 속에서 삶의 자유를 잡아낸다. 살아가면서 이런 자연의 속삭임과 아름다움을 눈여겨 보고 느낄 수 있다면 어디든 좋으리. 문득 내가 가보지 못했고 알지 조차 못하는 요란하지 않은 땅들이 궁금해졌다. 앞으로 남은 삶처럼.

온화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잃고 싶지 않아 그는 떠나기 전에 이 곳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하지만 인생은 그가 짐작하듯이 어차피 먼 여행을 떠나는 것이고, 이 아름다움도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문명이 깊숙히 깃들지 않아 불편하고 지리했던 그 여행들 후에 그는 욕망에서 자유로와지고 혹독한 진정한 삶으로 편입될 준비가 갖춰진듯 하다.

잠이 오지 않아 책을 펴놓고 책에 실린 사진을 디카로 다시 찍으며 나도 열대성 계절풍을 느끼며 잠깐 그곳에 머무른다. 일회용 사진기로 찍었다는 사진들은 고가의 카메라로 갖은 기술로 찍은 사진들 보다 따뜻하고 정감있다. 그 흐릿한 느낌이 오히려 부드럽고 다정하다.

워키토키를 들고 밤에 언덕에 오른 그들에게 이불 속에서 길 안내를 해주는 모습을 재미있어 하며 웃는 모습이나 제 멋대로 펼쳐져 있는 인터체인지들의 터무니없음마저 즐기는 모습이 아른거려 나마저 즐거워진다. 간질간질 웃음이 나온다. 수십 장의 사진 속에서 수천 개의 비를 찍은 묘 사진은 오히려 경쾌하고 따뜻한 마을처럼 보여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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