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배낭여행 수첩
송영철 지음 / 꿈의날개(성하)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아직 비행기 한 번 못 타봤지만 올해는 여행 할 일이 몇 번 생길 것 같아 들뜬 마음에 유럽 관련 도서를 몇 권 둘러봤다. 우선 별로 아는 게 없어서 주관적이고 감상적인 여행기 보다는 전형적인 내용에 따라만 다녀도 좋을 패키지 여행처럼 전체 유럽의 기본을 다루고 있는 책이 좋을 것 같았고, 이 책은 그러한 기본을 갖추고 있다. 거기에 차를 타고 화장실을 가고 축제에 참여하고 박물관을 이용하고 먹을 것을 해결하는 일 따위의 아주 뻔하지만 해외 여행 한 번 안 나가본 사람들이 궁금할 법한 이야기들을 놓치지 않고 가르쳐준다.

어디든 떠나서 마주쳤을 때 알아야 느낄 수 있도록 여러 명소와 명작을 있게 한 위인의 키워드도 던져준다. 뭐, 찾아서 보고 느끼는 것이야 여기 인터넷 앞에서도 가능한 일일 텐데. 문득 여행을 떠나는 것이 어떤 큰 의미가 있을까 하고 상상해 본다. 노천카페에서 선그라스 끼고 사진 한 방, 에펠탑을 등 뒤에 놓고 찍은 사진을 몇 장 가지기 위해 떠나는 것은 아닐텐데. 비행기를 타고 발도장 찍고 온 나라가 몇 개 더 많다는 것이 그 사람의 인생을 더 빛나게 해줄까.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서핑하면서 너무 먼 곳까지도 다 안다고 자만한다. 하긴 수백 일 동안 세계 곳곳을 둘러보고 눌러 사는 것이 아니라면 그냥 단 며칠이라도 낯선 곳으로 떠나 모르는 사람들 속에 파묻혀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두근거릴 테지만. 영국 하늘 밑에서 들어보는 오아시스와 콜드플레이는 더 맛있을지도 모르겠다.

비틀즈가 어떤 멤버들로 구성되었고 괴테의 생애가 어떠했는가에 대한 정보부터 실제로 여행지에서 몇 번 지하철을 타고 어디로 이동해야 하는지까지 한꺼번에 담음으로써 책의 기획 방향은 다소 모호해진 듯도 싶다. 참고 사이트들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집에서 뒹굴 대면서 읽기에 오히려 적합한 듯 하다. 뭐 굳이 들고 떠나기를 원한다면 무거워도 참든지 아니면 주저하지 말고 실제 필요한 부분만 떼어서 따로 만들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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