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살아가는 여성에게 당연하게 요구되어지는 것들이 많다. 그리고 여성은 응애하고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하게 요구되어지는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아왔고, 문제의식을 가지면 그런대로 누군가에게 혼이 나고 이상한 취급을 받곤 했다. 나역시 그랬다. 어쩌면 남자형제가 많은 집에서 자라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되려 가정 외에 학교에서, 사회에서 요구되는 여자로서의 역할에 너무 큰 혼란을 겪으며 성격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작가는 여성으로 살아오며 겪은 수많은 요구와 경험들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생각과 행동방침 등을 재미있게 전달한다.
그 예로 선택한 문화컨텐츠 속에 이 사회에서 너무 당연하게 여겨 우리가 미쳐 보지 못했던 것들도 다시한번 보고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문화컨텐츠에서 조차 여성을 틀에 가두고 관념화하며, 그에 벗어나면 웃음거리나 혹은 이상한 여자로 치부하기도 한다. 그 안에 나를 대입해가며 여성으로써 만들어왔을지도 모른다.
요즘 사회 이슈로 떠오르는 여성인권운동 '페미니즘'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곱지못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평생의 여성으로 살아오며 불편했던 진실을 한 순간에 이야기하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기도 하고, 혹은 불편한 진실을 스스로 외면해버리기도 한다.
왜? 그것을 이야기하는 순간 누군가의 적이 될 테니까.
페미니즘이 어렵다면, 혹은 두려워 외면하고싶다면 천천히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 우리의 가정안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압박들을 하나씩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여자이기에 예뻐야하고, 여자이기에 날씬한 몸을 유지해야하며, 여자이기에 착해야하고, 화장하지않으면 예의가 없는 것이며, 내 기분과 상관없이 항상 미소띈 얼굴을 해야한다. 그렇지않으면 여자로 인정하지않으며,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다는 둥의 말을 들으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누군가가 만들어낸 기준의 여성에 나를 끼워 맞춰야만 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이야기였다. 임신과 출산후유증으로 수만가지의 질병을 얻으며, 정신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고 한다. 학교에서 필수로 배우는 성교육 시간에도 임신과 출산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리고 그 위험에 대해 배운 적이 없다. 실제로 최근 출산을 한 친구는 이러한 것들을 몰라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아이를 낳았고, 매일 당혹스러움의 연속을 겪고 있다고 했다.
특히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 속에 산모의 생명과 아이의 생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그 결정은 본인의 의사보다 '모성애'에 의한 여성의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의 시선이 있다는 것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임신과 출산은 온전한 개인의 선택만이 아니기에 이를 마냥 아름다운 희생과 모성의 승리로만 포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p54
우리는 여성이기 이전에 사람으로써 자신이 선택할 권리가 있다. 가부장제 사회의 강요로부터 거부할 권리가 있다. 여성이기전에 내가 선택한 '나'로 살아가기를 바라며 많은 여성들이 공감하며 치유받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