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용한 일요일 - 2021 IBBY Silent Books 선정 글로연 그림책 11
이선미 글.그림 / 글로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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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 표지만 보면 이거 호러물인가?

붉은 것이 줄줄 흐르는게 이상하다.

안채와 별채가 있는 어느 전원주택이 배경이다.

줄줄 흐르는 붉은 것은 분홍색 페인트다.

첫장을 열어보면 그 궁금증이 풀린다.

어느 조용한 일요일에 분홍색 페인트가 마당에 쏟아지면서 생긴 에피소드다.

 

글 없는 그림책인줄 알았는데

맨 마지막에 글이 있다.

작가의 경험담 같기도 하고

책을 보는 내내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그리고 물감놀이라도 하고싶어한다.

자기도 손에 묻혀서 찍기놀이를 하고 싶은 것이다.

요즘은 마당이 많지 않아 대부분 집안에서

비닐깔고, 신문지 깔고 그리고 그 위에 도화지를 펼쳐서 물감놀이를 한다.

아이들은 앞치마에 토시로 중무장을 하고 해도 옷이며 바닥에 묻히게 된다.

어떤 엄마는 지혜롭게도 화장실 타일 벽에서 물감놀이를 하게 하고 물로 싹 씻어내린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책이다.

아이들의 답답함을 이런 자유분방한 행동으로 분출시켜주는 것

차분하고 규칙에 익숙한 아이의 정서에 좋을 것이다.

아이때는 여러가지를 경험해보게 해주어야 한다.

너무 엄한 부모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규칙을 깨고싶어하는

일탈을 더욱 즐기게 되니 말이다.

 

책 마지막에 아이, 엄마, 아빠, 그리고 이웃집 할머니의 입장을 표현해놓았다.

마치 동상이몽처럼 아이는 마냥 신나고 아빠는 걱정스럽고, 이웃은 그저 미소짓게 된다.

엄마의 말이다.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창밖을 바라보니....그저 눈이 부시기만 합니다.'

눈이 부실법도 하다. 온 세상이 분홍색이 되었으니 말이다.

 

이웃집 할머니가 갑자기 등장한다.

좀 아쉬웠던 점은 앞쪽 면지 그림에 이웃집이 멀리 작게라도 표현되어 있었으면

아이들이 추측할 수 도 있었을 것 같다. 일종의 개연성을 위해서.

 

내가 아이러니하게 여겼던 것 하나는

엄마가 물을 뿌려서 마당이랑, 아빠랑, 아이, 고양이, 강아지도 페인트가 씻어졌는데

수성페인트를 지붕에 칠하면 비오면 안 벗겨질까 하는 점이었다.

다행히 아이가 그것을 질문하지는 않았다.

가끔 우리 아들은 그런걸 물어보곤 한다.

검색해 보니 수성페인트라도 자체 코팅성분이 있어서 마르고 나면 유성페인트보다 더 잘 지워지지 않는다고 한다.

묻었을 때는 곧바로 지우는 것이 상책이라고.

 

책에 등장하는 고양이, 새, 강아지들의 입장에서 책을 표현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책의 앞,뒤 표지를 연결하면 하나의 그림이 된다.

동그라미와 기다란 막대기가 뒤표지에 그려져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맞혀보게 하자. 

작가가 수수께끼처럼 남겨놓은 것 같다.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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