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자본론 -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모종린 지음 / 다산3.0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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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책을 읽었다. 요즘 골목길 상권? 이라고 할 수 있는 경리단길, 망리단길 등이 유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작용하는 것을 경제학으로 풀어내는 책. 경제학자의 신간 '골목길 자본론'이다.

저자는 저명한 경제학자시라고 한다. 나는 사실 처음 접한 분이지만, 이런 도시계획같은 부분에 경제학적인 시각으로 많이 일을 하시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우리가 모르는 많은 걸 하지 않으셨을까 추측되는 부분. 나는 도시란 무엇으로 사는가를 건축가의 측면에서 봤으나 이번 책은 경제학자이기 때문에 무엇이 다를까에 집중해서 읽어 보았다.

이 책은 아주 많은 사진이 들어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그래서 바로 어디가 어떻게 뜨는지를 어느정도 확인하며 생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골목상권을 이야기하는 그 추세가 아주 강력하기 때문에 나에게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우리가 요즘 세대가 중요시하는 욜로를 제대로 이해 못 한다는 것이 나오는 부분이다. 제대로 된 삶이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이를 정확히 인지하고 글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나는 서퍼라거나 다른 취미를 즐기진 않지만 이 책 처럼 이게 중요하다는 것이 굉장히 와닿았다.

요즘 화제가 된 게 있다면 젠트리피케이션이다. 경제학자이기 때문에 특히 이 부분이 관심이 갔었는데 생각보다도 더 잘 쓰인 것으로 보였다. 무엇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역사적으로 막을 수가 없지만 그래도 개성을 유지시키는 것 만큼은 성공한 사례들을 보여주며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준다. 

건축을 건축이 아닌 경제로 본다. 이게 이 책을 짧게말할 수 있는 키워드인데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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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이야기가 된다 - 시간이 만드는 기적, 그곳의 당신이라는 이야기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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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강세형 작가.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에서 이 작가에 빠졌다면, 이번 이 책에서 그때의 기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김영사를 통해 읽어 보게 된 책, 시간은 이야기가 된다.

라디오 작가 출신인 강세형 작가님에 대해서는 자세한 이야기보다, 그의 베스트셀러인 위의 책들을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소개인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저 본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참 좋았는데, 작가 소개를 사진찍으면서 여기 실렸단 걸 보고 괜히 더 반가웠다. 같은 부분에서 비슷한 감동을 느낀걸까 싶어서 ㅎ

거창하게 내용을 소개할 수 있는 종류의 책이 아니다. 그의 감성이 그의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담긴 에세이이고, 특히 이 책은 책, 영화 등의 기준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원래 책을 이야기하는 책을 좋아하는 지라 여러 모로 취향저격이었다. 좋았던 부분 몇 개를 가지고 함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일단, 나도 테드 창의 원작 소설을 보고 어마어마한 감동? 충격?을 느꼈었고, 어라이벌도 본 이 섹션을 찍어 두었다. 강작가는 여기서 이 책에서 느낀 바를 적는데 아주 많은 부분에서 내 생각과 비슷하기도 하고 그걸 좀 더 심화한 것 같기도 하고 해서 더 반갑게 읽었던 기억이다. 기회가 된다면 꼭 만나뵙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던 ㅎ

이 책에 대한 표현이 너무 와닿았기에 찍어 두었다. '읽기는 쉽고, 잊기는 어려운 소설'. 그렇다. 퓰리처상이 주어진 이유도 그렇고, 나도 이 책을 읽고 계속 내 뇌 속 어딘가에 푹 박힌 감각을 느꼈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그런가 더욱 와닿았던 부분.

파이 이야기는 아주 잘 쓰인 책, 그리고 영화까지도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웬만한 영화는 원작소설이 있는 경우 그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것 만큼은 대단히 잘 만들었다고 느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밝히는 저 부분이 내가 파이 이야기를 이야기할 때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해서 찍어 두었다. 호랑이가 진짜냐 가짜냐가 중요한게 아니라는 것. 어느 쪽 이야기를 '믿고 싶냐고'. 결국 이 세상을 보는 건 '나'이고 객관적인 것은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주는 것 같아서, 그 감각이 좋아서 찍었다. 

 강세형 작가의 글뽐새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이기에 이번 책도 정말 즐겁게 읽었다. 아마도 주변의 누군가에게 추천하기에 이만한 책이 별로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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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로 읽는 세상
김일선 지음 / 김영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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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주 좋아하는 종류의 책이다. 단위로 읽는 세상. 책의 제목이 꽤 많은 것을 말해주듯 이 책은 단위, 그러니까 사람들이 편의상 정한 세계적인 약속을 통해서 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 시각은 매우 유효해서 다른 책인 사물로 보는 세상 등에서도 느꼈던 바인데, 우리가 보는 시각이 인간중심적이지만 인간이 뭘 중심적으로 보는지를 보여주는 약간의 '세상 비틀어 보기'느낌이 있다. 바로 이 비틀어보기에서 약간의 쾌감과 1g정도의 지식이 얻어진다고나 할까 ㅎ 

과연 이 책은 어떤 분이 쓰셨을까? 전문 저작가인 작가는 생각보다 많은 책을 쓴 '공돌이'였다. 책을 보다 보면 그의 공돌이적인 면은 느껴진다 ㅎㅎ 

내 리뷰의 철칙답게 스포는 자제하되, 이 책을 소개할 수 있는 대표적 페이지나 책의 저술 방식을 보여주는 곳을 말해 보고자 한다.

단위가 세상을 보는 '틀'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페이지이다. 이 책 전체적으로 퍼져있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기도 하다. 그리고 맞는 말이고. 우리는 결국 '익숙한 대로'생각하는 동물이고, 그러기 때문에 단위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12월 31일과 1월 1일은 하루 차이지만 우리가 대단히 큰 간격이 있는 것처럼 느끼는 것과 같이? 이처럼 그런 단위에 대한 이야기 중에, 여기서는 세상의 나노화와 함께 따라오는 어마어마하게 작은 단위도 보여준다. 세상이 점점 더 우리에게 '보여지고 있고' 그 보여지는 부분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틀이 많음을 알 수 있다.

하나를 더 가지고 와 봤는데, 언어와 수학기호, 단위와의 상관관계에서 보는 우리의 인식체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부분도 아주 와닿는게 많았기 때문에 가지고 왔는데 무엇보다도 우리의 언어가 가지는 한계를 단위라는 것으로 극복한다는 시각이 재미있었다. 내가 수학을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수학이야말로 만국 공통의 언어라는 생각이기 때문인데, 그리고 거기 하나 더해서 '정합성'이 그 어떤 언어보다도 뛰어나다는 점. 바로 이런 생각들이 이 수학의 매력인데, 단위라는 것이 수학과 언어 사이에서 핵심적 정의를 확실히 해주면서 어떤 세상 어떤 나라에서도 같은 기준을 확실히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치나 화씨를 쓰는 미국은 이상하다는 생각이..ㅎㅎ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면 사람들이 가졌으면 하는 좋은 시각을 가지게 해 주기에, 그 누구에게 추천해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다. 거기에 더해서 짧아서 가볍게 읽기도 좋고!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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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 - 내 문장이 그렇게 유치한가요?
임정섭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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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메이저 출판사에서 나오는 글쓰기 책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들에게 보여줄 만한 책 중 하나, 글쓰기 훈련소.

일단은 저자에 대한 설명이 되어야 글쓰기 책을 이해하기 쉬우리라. 이번 저자도 요즈음의 글쓰기 책들과 궤를 같이하는 '기자'의 책이다.

저자는 기자인 것 외에도 글쓰기 기술 자체를 공부하여 이 책에서 'point 라이팅'을 이야기 한다. 이에 대해서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을 여기 써두진 않겠으나, 나름의 확실한 체계를 갖춘 것 같았다.그 체계를 배우도록 만들어진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의 얼개를 보여주는 내용을 중심으로 최대한 스포 없이 작성 해 보고자 한다. 일단 이 글의 방식을 한 눈에 알 수 있던 부분이다.

중요한 내용도 같이 등장하는데, 글의 구조란 바로 전달을 위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여기서는 구조 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어렵게 다가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크게 관심을 못 받음을 서술하고 있다. 아무튼, 이 책은 글의 얼개부터, 야마(주제를 잡는 것), 내용 전개의 흐름 방식 등을 하나 하나 나누어서 소개를 한다.

좋은 글이라고 잘 알려진 글들을 가지고 와서 그 글을 분석하고 왜 좋은지를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진다. 아마 이런 예시가 있어야 배운 것이 제대로 와 닿을 것이다.

재미있게도 이메일에 대한 7원칙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메일을 많이 쓰는 나 같은 경우도 '제목은 짧게 내용을 포함해서'라는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는데 그게 여기 있어서 괜히 반가웠다. 그 외에도 이메일에서 해선 안될 것. 등등을 7가지로 나눠서 이야기한다. 

아마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에서 분명 건질 게 있으리라. 이것 한 권만이 바이블이다!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내용이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잘 정리해둬서 누가 읽어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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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 - 페미니즘 소설 다산책방 테마소설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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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 제목부터, 첫 화면의 이야기까지. 이 책은 확실한 지향성을 보이는 책이다. 82년생 김지영으로 한국 사회에 꽤나 큰 반향을 일으켰던 조남주 작가 외 6인의 단편들을 담아 둔 소설집. <현남 오빠에게>는 그 안에서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데 주력하는 '소설'이다.

일단 각 작가들의 연혁을 같이 살펴보는 부분이다. 꽤나 잘 알려진 작가들이 많음을 알 수 있으며 내가 읽어 본 책들도 꽤 있다. 책의 전체 제목으로 붙은 '현남 오빠에게'는 조민주 작가의 동명 단편소설에서 가지고 왔다.

아마 책의 내용을 말하는 것은 스포일러일 테니 짧게만 이야기를 하려 한다. 특힌 인상적이 었던 건 일단은 이 책의 방향성이 '페미니즘 소설'이기 때문에 느낀 부분들이다. 각각의 여성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드러내려 노력한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아마도 단편이라서? 혹은 작가의 의도대로 '대놓고' 남성의 차등적 권익과 비틀어진 사고관념을 보여주려 한다는 점이다. 너무 대놓고 그런다는 점이 약간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던 부분이다. 82년생 김지영이 뭉근하게 그러나 강렬하게 현대사회의 문제를 드러냈다면 여기 단편들은, 좀 더 대놓고 드러내고 거기서 남성을 극단적인 사람들의 부분까지 보편화해서 이야기하려는 느낌이 있긴 하다. 아마 이 마저도 현재 페미니즘 운동 중 일부가 가진 '보여주기'이긴 하겠지만, 책으로 읽으면서는 어떤 부분들은 좀 일반화가 과한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의 내용들이 특이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들이라는 이야기 수준으로 읽는다면 더없이 좋은 책이기도 하다.

이 건 갱년의 시작부분. 남성들은 알기 어려운 것을 드러냄을 대놓고 보여주는 것 중 하나라서 가지고 왔다. 이런 느낌이구나를 보여줄 겸 가져온 부분.

여길 가져온 이유는 좋은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단호박이었어요. 단호박이 너무 딱딱해서 칼이 엇나갔어요. 위트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젊은 작가들의 단편에서 발견되곤 하는 위트. 

이 책은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서 주변에서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책을 매개체로 여성에 대해, 한국사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열리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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