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incess Diaries Collection (Paperback) - Vol.1 & Vol.2
멕 캐봇 지음 / HarperTrophy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어찌 쾌거가 아닐쏘냐..
학교 다닐 때 성문기본영어도 완독하지 못한 내가 영어 원서로 된 한권짜리 책을 독파하다니!!
얼마 안 가서 두려움과 짜증과 지루함에 슬그머니 손을 놓으리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당당히 마지막장을 덮은 나.

크하하..책의 실제 내용보다 그저 영어로 된 책이었음이 더 중요하게 생각되었나 보다.
적잖이 자랑스럽고 흥분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책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이 책은 한마디로 중,고등학생용 학원로망물이다..ㅋㅋ
쉽고 아기자기해서 읽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물론 알 수 없는 단어(많았음^^;;)에서 약간의 위기를 느꼈으나 재빨리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단어로 눈길을 줌으로써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 책 내용은 다소 오해했을 수도 있다..ㅋㅋ

자신의 외모나 이성교제에 대해 고민하는 깜찍한 여학생(Mia)이 자신이 유럽의 작은 나라의 공주라는 것을 알고 나서 겪게 되는 이야기로, 3년전 쯤 영화로 나온 적 있다.
공주의 일기라고 하기에 난 유럽의 성이 무대가 될거라고 섣부른 기댈 했지만, 앞서 밝힌바 대로 이 책의 무대는 "학교"다.
그래서 미국애들이 학교 다니면서 어떤 애들로 무리가 나뉘는지, 어떤 애를 이상하다고 생각하는지 조금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Mia의 버릇만은 아닐 거라 믿는 말버릇(?)들(끊임없이 나오는 sort of..kind of...i mean...)도 어느정도 친숙해졌다.
뭐..이런 소설에 빠지지 않는 호들갑과 오바도 있었겠지만, 나름대로 얌전하고 귀여운 학원물이라 읽는 동안 즐거웠다.

결론적으로..
영어와 친해지기 위해 원서를 보고자 하는 사람에겐 쉽게 읽히는 이런 책이 도움이 될 거라 본다.맨 처음 원서를 대하는 사람이나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좋은 수준으로 보인다.
단, 오해를 하고 넘어가더라도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끈기를 가지고 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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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 존스의 애인 브리짓 존스 시리즈
헬렌 필딩 지음, 임지현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속편인 브리짓 존스의 애인.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약간은 버거운 이 책의 두께에도 당황치 않고 달려들 것이다.
나는 1편은 읽지 않고 영화만 본 상태로 2권에 도전했다.

영화에 대해 말해 보자면...너무도 할 말이 많지만...
우선 영화 개봉당시 포스터를 보고는 전혀 땡기질 않았다는게 솔직한 기억이다(호감도 0% 증가).그러나 재밌다는 친구의 말에 못이긴 척 보았더니...햐...영국영화 괜찮단 말이 절로 나왔다. (당시 원작소설에 대해선 무지했으므로 영화 자체에 대해서만 우선 생각했음)
느끼한 로맨틱 코미디만 보다가 간만에 담백한 수작을 건진 기분이랄까...

특히, 원작자가 BBC의 미니시리즈 오만과 편견에 다아시 역으로 나온 콜린퍼스에 꽂혀서 이 영화의 다아시역에 그를 캐스팅했다는 이야기는 참 재미가 있다.
제인 오스틴의 원작도 아니고, 그걸 드라마(BBC에선 두번째였단다)로 만든 걸 보고 영감을 얻다니..참 재미난 연결고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2편에선 한 술 더뜬다..ㅋㅋ
브리짓이 콜린퍼스를 인터뷰하는 장면이 나오는 것이다!!!!
오....영화에선 어떻게 표현될지 정말정말정말 기대된다..마크로 나오는 콜린퍼스와 콜린퍼스로 나올 콜린퍼스...효효효..
그리고 브리짓은 제인 오스틴의 원작엔 나오지 않고 드라마에서 추가된 "젖은 셔츠"사건에 대해서 집요하게 캐묻는다.
(하긴 그 드라마에 주연으로 나온 배우를 인터뷰하는거니까..)
"원작-드라마-작가의 애정"이 교묘히 연결되어 정말 색다른 재미를 준다.

2편의 내용은 제인 오스틴의 마지막 소설을 차용한 것이라고 어디선가 읽은적이 있다.
어쨌든 주인공들은 또 우왕좌왕 고민하고 오해하고 다시 서로를 이해한다(짧게 줄이니 이게 전부지만 참 재미가 있다).
영화를 재밌게 보고 난지라 2편을 읽으면서는 모든 장면에 등장인물의 얼굴과 말투가 매치가 되어 더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는 번역체의 특성상 아무래도 주인공과 거리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뭐..브리짓이 너무 결혼에만 집착한다고, 남자에, 다이어트에 목숨건다고 욕할 사람들도 있겠지.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열심히 고민하고 답을 찾으려고 허둥대는 그녀를 미워할 수 없다.
또 특이하지만 한편으로 이해가 가는 그녀의 친구들도 애정이 간다.

새벽까지 잠을 쫓으며 읽고 나니 며칠간 유쾌한 기분이다..
어서 영화 속편이 개봉하길 기다리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겠다...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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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 외 지음, 정재곤 옮김 / 세상사람들의책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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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신용카드와 운전면허증, 사회보장 번호가 우리를 대신하고 있다. 카드가 우리의 얼굴보다도 중요하다면 우리는 무엇때문에 얼굴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책 내용 중에서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라는 기관이 정작 돈이 필요한 이들을 외면하는 현실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깨달았다...그래..이건 뭔가 잘못됐어...전엔 그냥 당연하게만 받아들였는데.
재작년에 이 책을 읽고 나서 얼마 안되어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그라민 은행을 소개하는 프로를 TV에서 보았다. 불가능할 거라고 여겼던 그라민 은행 시스템이 잘 사는 유럽국가에서도 통하고 있단 소개를 듣고 내 기분까지 뿌듯했더랬다.

돈 앞에 많은 사람들이 평등하지 못하지만, 개인의 신용이라는 것은 그의 돈의 많고 적음에 달려있지 않다는 것도 좋은 지적이다. 가난한 이들도 자존심을 가진 어엿한 개인일 뿐이며 자신의 신용을 깨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는 사실에서 시작한 그라민 은행. 계속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덧붙이자면,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란 것은 저자 유누스 교수의 확고한 시념이나 가난퇴치의 획기적 방법에 대해서가 아니다. 그것보다 내 관심을 끈 것은 가난한 이들이 융자를 얻었을 때 그들의 생계를 개선키 위해 하고자 하는 일이 이.미. 머릿속에 준비된 상태였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은 하루하루를 절박하게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활동에 민감하고 또 나름의 방안을 늘 가지고는 있었으나 현실화할 기회를 갖지 못했을 뿐이었지만.

늘 월급쟁이를 벗어나고 싶다고 떠들어대는 나는 막상 어떠한 대책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야말로 피상적이고 이론적일 뿐 이 책에 소개된 이들보다 현실감각과 경제감각 어느 하나 나은 것이 없다. 내게 기회가 주어지는 날이 온다해도 내 자신이 너무도 미흡한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책을 덮으며 찔린 속을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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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경감 듀 동서 미스터리 북스 80
피터 러브제이 지음, 강영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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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아 정도까진 아니지만,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다. 처음 들어보는 작가에 처음 들어보는 제목...헌데 서평이 꽤 좋아 읽어봤다.

포와로나 홈즈에게 길들여져 있던 나는 폼잡는 주인공 탐정이 나오지 않는 이야기 구조에 흥미가 일었다. 초반부에 여러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사연을 병렬구조로 보여주다가 그들을 큰 배-타이타닉과 동일시대의 거대 유람선-라는 한 공간에 모두 모아놓고 본격적인 사건을 보여준다.

스토리는 심각할 듯 심각할 듯 하면서도 재치와 위트를 어느정도 잃지 않고 가벼운 드라마를 한 편 감상하듯 편안히 흘러간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비단끈이 스르륵 풀리듯 편안한 결말을 보여주는 구조...또 하나, 반전으론 조금 약하지만 그래도 꽤 잼난 마지막 부분까지.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나는 범인을 금세 알아채긴 했지만, 마지막의 결말은 예상치 못했다...이야기의 처음과 맞닿아 있을 줄이야.. 그리고 착하기만 한 무능(?)형사 가제트처럼 그저 사건들이 알아서 척척 풀려주는 주인공의 행운도 왠지 싫지 않았다. 형사는 묻는 것보다 듣는 데에 더 소질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와 닿는다. 살인사건과 음모가 난무하긴 해도 사람들이 밉지 않은 책이랄까..작가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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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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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라는 작가라...남미 출신 작가의 글은 딱 한 작품만 읽어본지라 그리 끌리지 않았더랬다. 하지만 카페를 기웃거리다 보니 팬들도 꽤 많고 책 평도 무척 좋았다...그래 역시 세상은 넓고 난 모르는게 대부분이다. 이틀간 산티아고를 따라서 그의 보물을 찾는 여행에 동참했다.

자신의 꿈, 자아의 신화를 인식하고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용기를 가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자아의 신화를 잊지 않고, 멈추지 않고 꿈을 향해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 나에게도 그런 꿈이 있었지..'하고 가끔 추억에만 잠길뿐 그 꿈을 쫓아가지 않는다. 무엇이 그들의 발목을 잡는가...나도 우리도 모두 잘 알고 있다...

여행 도중 산티아고가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 인상깊다. 늙은왕과 그의 보석, 크리스털 가게주인, 영국인, 파티마, 낙타몰이꾼, 연금술사. 사실 그들이 주는 메시지가 한꺼번에 밀려들어와 아직 모조리 소화하질 못하겠다. 다시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어쨌든 우리는 누구나 나 자신의 신화를 이룰 수 있고, 영혼의 연금술사가 될 기회와 능력은 얼마든지 있다는 이야기인것 같다.

하지만 과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물음은 내가 찾고자 하는 보물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산티아고처럼 어느 날 우연히 그 보물을 알아챌 수 있을까? 누구에게든 그런 기회는 찾아온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그렇지..다만 알아채지 못하거나 우리 자신이 외면하는 것일 뿐. 내게도 그런 것이 나타난다면 용기를 내어 그 길을 계속 갈 수 있을 것인가?

확실히 코엘료는 특이한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연금술에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졌다는 그는 지식 또한 한 곳에 치우쳐 있지 않아 이 한 권에서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무식한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산티아고가 피라미드를 향해 가면서 점점 얻어가는 그 능력은 득도의 경지(?) 처럼 느껴졌다. 아니면 도가 사상이라고나 할까...사막, 하늘, 바람, 해와의 대화가 가능하고 온전히 그들을 느낄 수 있는 상태...후후...황당해 보이기도 하지만, 일순 그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크툽' 이란 말도 예전같으면 아주 싫어했을 법한 단어이지만, 이제는 그 말의 진짜 뜻을 알만도 하다. 이 모든 것이 이미 정해진 대로, 어딘가에 쓰여진 대로라는 그 말은 어찌보면 너무도 억울하지만 이상하게도 나이가 든 지금엔 살짝 마음이 놓이는 면이 없지 않다...

현실적인 물질보다는 영혼과 관련된 그 무엇을 은근히 기대했던 탓에, 산티아고가 찾아낸 것이 결국 진짜 '보물'이어서 약간 실망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흡족한 여행이었다.

보물과 자아와는 상관없이 사하라 사막과 피라미드, 그리고 오아시스에서 바라보는 별빛이 괜시리 마음을 잡아당긴다...나도 언젠가 꼬옥 이집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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