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포치 호텔 - 헬러포르스트 1권 : 방울양배추 살인 사건 미스터리 판타스틱 리딩
릭 페터르스 지음, 페데리코 판 룬터 그림, 유동익 외 옮김 / 아울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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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끔찍하고 재밌는 어린이 호러 코미디 시리즈의 탄생”이라고 한다. 이런 책을 떡하니 선정한 ‘네덜란드 아동 심사위원단’ 친구들은 뭐 하는  녀석들이지? 아주 죽여주는 녀석들이잖아?! 책알못인 내가 감히 말하기를 이 책은 어린이 판 <나이브스 아웃>이다. 호텔에 있는 모두가 비밀을 품고 있다. 모두가 용의자가 되는 순간! 팡팡 터지는 도파민으로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은 제법 진지한 자세로 동공 확대 중인 6세 청취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흠칫 '어? 애들이 시체 이야기를 들어도 되나?' 싶다가도 독서란 본디 '경험을 쌓는 것' 아니겠는가. 이 영화는, 아니 이 책은 마지막 장을 덮기 전까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나는 관대하게 평점심을 가지고 범인을 미리 추측하지 않았다. 이 끔찍한 사건의 전말을 해결할 사람, 우리의 믿음직스럽고 순진한 벨보이 프란시스를 믿으니까. 혼자만 다른 그림체로 엽기 호러 주인공들 사이에 부작용 없이 산다는 것은 가장 위협한 존재라는 반증이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오래 보지 않아도 딱! 프란시스가 그렇다. 하지만 오랜 범죄수사물과 탐정물에 오염된 자로써 이는 함정일 수 있다. <호치포치 호텔 방울양배추 살인 사건 미스터리>은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남는 것이, 설령 믿기 힘들지라도 그것이 진실이다.'라는 설록홈즈의 명대사에 대한 오마주가 풍긴다. 깜짝 놀랄 반전과 반전만큼이나 호소력 있는 눈물 없이 읽을 수 없었던 '살해 동기'에 대한 피의 랩소디! 이 모든 향연을 단숨에 읽을 수 있는<호치포치 호텔>. 재활지로 만든 듯한 비릿한 냄새가 나는 종이와 벌레가 없는 페이지가 없는 이 책을, 우리나라 기괴 새싹들에게 추천한다. 


❗악몽을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모두 환영합니다.

❗아이, 어른 모두가 좋아할만한 장르입니다.



게르모글리오는 방울양배추 안을 볼 수 있으니까. - P120

요리사들은 살인을 해서라도 그 재료를 구하고 싶어 하지. 무슨 말인지 알지?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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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타이거 뚱랑이가 5년 후 나에게 : Q&A a day
무직타이거(스튜디오무직) 지음 / 알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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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랑이가 나에게 왔.다.



ก็็็็็็็็็็็็็ʕ•͡ᴥ•ʔ ก้้้้้้้้้้้

포근한 뚱랑이 속에 감쳐진 숨겨왔던 나의 a day 😀

큽, 큼큼 너무 귀여워 쓰기 아까워요ㅠ 스티커 까지 완벽 그 잡채'◡'


혼자만 보냈던 하루,

뚱랑이가 있어 외롭지 않을 나날들

기대 돼(´ᴗ ·̫ 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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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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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6년 조선, 열세 명의 소녀가 사라졌다. 

제주의 숲속에 숨겨진 슬픈 진실. 

이제는 알아야 할 우리의 이야기


시대물, 범죄 스릴러, 수사물에 환장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시작할 때의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수려하면서 절도 있는 끝맺음으로 거기다 한국적 서사까지 한 점의 빈틈이 없는 소설이다. 감상을 부풀려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의 탄생은 14세기 고려와 원을 오가며 정치 활동을 펼쳤던 ‘이곡’이라는 학자의 편지에서 발취한 역사적 배경에서 태어났다.

‘듣자 하오니 고려 사람들은 딸을 낳으면 당장 딸의 존재를 들키지 않도록 숨겨서 지키므로 가까운 이웃조차 딸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 군인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숨겨진 딸을 찾는데 (…) 붙잡혀 온 처녀들을 선발하려고 모으면 아름다운 이와 아름답지 못한 이가 섞여 있습니다. 그러나 뇌물을 바쳐 사절의 탐욕을 채우면 아무리 아름다운 처녀라 해도 풀어준다고 합니다.’ 

13세기 몽골의 지배를 받던 고려는 모피 같은 물품과 함께 여인들을 공물로 바쳤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명나라에 간 조선 여인의 수는 114명이다. 하지만 기록의 사각지대에 개인적으로 끌려가 사라진 숫자는 그보다 훨씬 많을 터. 대개 11~18세 미혼 여성들이었다. 행주 기씨 집안 8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나 고려에서 차출된 공녀, 원 순제의 총애를 받아 몽골의 황후가 된 기황후 이야기가 이 속에 있다. 

<사라진 소녀들의 숲>이 책의 시작은 두 자매의 아버지이자 뛰어난 수사관이었던 ‘민제우 종사관’의 일지에서 시작된다. 제주에서 열세 명의 소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건, 그 사건을 밝히려던 종사관마저 실종되고 마는데, 아버지의 흔적을 쫓아 천리나 되는 바다를 건넌 열여덟 소녀 민환이. 독자는 ‘민환’이라는 인물의 시각으로 사건을 다시 보고 재구성하면서 역사적 이데올로기와 복잡한 이해관계로 어지러움 가운데 그 속의 핵심 사건만 순수하게 파고든다. 그리고 세상 전부인 아버지를 찾는 필사적인 사투 속에 어쩌면 이미 결말을 예고한 슬픔이 너울지지만, 그로 인해 무너지지 않고 아스라이 퍼지는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소설 속 인물 중 ‘가희’라는 소녀가 막바지에 가서 말한다. “어멍 아방은 자식 위한거랜 생각허지만 정작 자식 입장에선 원허지 않는 일을 할 때가 하영*(많이) 있주마씀.” 통상 부모는 자식에게 말한다. ‘너를 위한 일’이라고. 하지만 이건 몹시도 그 의도를 충실히 담은 협박이다. 오직 부모만이 자식에게 쓸 수 있는. 나는 어쩌면 ‘가희’라는 인물이 부모를 그리는 통찰 속에 사건의 비극은 어디 비할 데 없이 슬프고 그러한 협박은 결코 자식에게 정당화될 수 없음을, ‘옳지 않음’을 못 박는 평 같다고 느꼈다. 

소설에는 다섯의 딸이 나오는데 각기 인물이 가진 개성이 요즘 말로 ‘하드 캐리’하다. 다시 말해 다섯 아이의 각기 다른 그림체로 다채로운 긴장감을 구사했다. 강제로 집을 떠나 인간 공물로서 바쳐져야 했던 고려의 소녀들, 역사의 범죄에서 살아남은 소녀들이 서로 연대하며 지지하며 누군가 위험에 처하면 한달음에 달려가 도우며 사건을 해결한다. 아버지와 남자들을 대신해. 세상과 싸우는 ‘나’만의 힘을 가진 여성들이 굴복되지 않을 때 터지는 감동과 환희가 넘치는 소설이다. 그리고 작가의 말대로 그 끝엔(소설) 온기와 희망으로 회복되는 지점이 늘 그랬듯 끝이 아닌 ‘시작’으로 장식되는 여운을 남긴다.

<사라진 소녀들의 숲>은 누구보다 청소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무엇보다 역사는 글에 갇혀있지 않는다. 늘 새로운 세대들이 잊지 않고 그날들의 사건을 오감으로 기억하며 다시 배운다. 마치 구전 동화처럼, 평범하게 그러나 생생하게 반드시 잊히지 않을 각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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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 길 비룡소의 그림동화 314
리타 시네이루 지음, 라이아 도메네크 그림, 김현균 옮김 / 비룡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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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돌아가는길



2015년 시리아 내전 중 튀르키예 해변에 떠밀려 온 어린아이 알란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아마도 전쟁을 피해 살아남은 난민들을 배가 거센 폭풍우를 만나 뒤집히면서 많은 사람들이 죽음이 이르게 된 사고였어요. 배가 다 가려질 만큼 많은 인파가 조각배 같은 구조정에 몰려 살기 위해 바다를 건너고 있었어요. 저는 그 당시의 사진을 기억합니다.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붕괴된 나라는 혼란스럽고 50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낳았어요. 난민이 몰려드는 길목에 있는 유럽에서는 몰려든 이들을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길을 터 주고 살 공간을 주는 것은 국가 간의, 또 나라 안에서의 엄청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있는 문제이니까요.  그리고 손쉬운 연민이 아닌 보다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구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들의 손을 잡아줄 수도 앉을 자리 한 켠을 내어줄 수도 없었던 것 같아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동화책은 그때 희생된 아이, 알란에서 시작됩니다. 글을 쓴 리타 시네이루는 그 사건 이후 4년을 준비해서 이 책을 완성하였어요. 밝고 따뜻해 보이는 색채와 그 전체를 아우르는 회색빛, 목탄 같은 두툼한 질감은 그림조차 쉽게 그려지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어요. 긴 줄을 선 사람들의 표정에서 곧 쏟아질 듯한 먹구름이 보였어요. 아마도 비가 내린다면 그건, 집도 고향도 잃게 된 사람들의 눈물이겠지요. 파란색 도장을 기다리는(체류 승인) 아이들의 바램이 너무도 순진한 바람이어서 가슴 아프고 그들을 가로막은 색의 장벽이 감히 뛰어넘을 수 없이 높고 아득해서 저는 좌절감을 느끼고 슬퍼 울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쥐를 위해 빵 조각을 떨어뜨리고, 휴지 한 장이라도 바닥에 버리면 벌금을 내야 할 만큼 깨끗한 나라를 꿈꾸는 모습에서 기나긴 역류 시간을 이겨내고 결국 원하는 곳으로 떠날 수 있기를 꿈꾸고 응원하게 됩니다. 피난길 내내 좁은 가방에 몸을 숨기고 있어야 했던 그 아이들이 자그마한 책가방을 메고 학교를 갈 수 있기를. 떠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삶을 되찾을 수 있기를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든 작은 희망을 보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어졌어요.


경계가 없는 곳

장벽이 없는 곳


그 곳에서 모두가 무사하기를. 

가까운 곳에서 비극적인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 책을 아이와 함께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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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 길 비룡소의 그림동화 314
리타 시네이루 지음, 라이아 도메네크 그림, 김현균 옮김 / 비룡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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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숨길 가방이 아닌, 그 자그만한 등에 맞는 책가방을 메고 전쟁으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갈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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