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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느낀 행복들 - 국제 문학 에이전트, 대한민국에 빠지다
바버라 지트워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1월
평점 :
'K-한류, 2024년 오늘도 유효할까?' 궁금했다. 토속민은 한참 늦게 느껴버린 K-한류의 여파가 과연 어디까지 미칠까. 트렌드에 둔감한 편이라서, 그렇다고 끝물이라 다들 거들떠보지 않는 유행에 반응하고 싶진 않고, 나름 신토불이를 지향하면서도 K-한류에 대해선 조금 차갑다 싶을 만큼의 미지근한 그런 상태. 이때 운 좋게 타향인이 쓴 [한국에서 느낀 행복들]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지은이 '바버라 지트워'. 그녀는 누굴까. 그녀는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꿰뚫어 보고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린 유명 문학 에이전트라고 한다. 신기했다. 아니 어떻게 분단국가 중 남한의 점과 같은 시장에서 한강, 신경숙, 정유정 그들을 발견했을까...?
책의 내용은, 한국을 여행한 기행문이며 짧게 짧게 자신의 전문 영역과 한국 문학의 잠재성과 가능성을 꽤 심도 있게 이야기한다. 여행에 가장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식 기행인데, [고기만두 조리법], [삼계탕 조리법] 등 약간 엉뚱하면서도 한국인이면 인정할 맛집에 대한 리뷰도 수록되어 있다.
이 책 내가 한국에서 느낀 행복을 당신도 느껴보란 식으로 써놨다. 당연히 그 마음이 밥 한 톨 빠지지 않고 고스란히 채워지는 문장이다.
P120(7. 안녕)을 보면 '한국에서 목욕탕에 함께 가기 전에는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라며 한국 스파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P192(마무리) 이중섭 화가의 전시를 보기 위해 방문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오직 한국어로만 준비되어 있는 카탈로그에 대해 실망하는 부분에서 한국 문화가 왜 더 일찍 알려지지 않게 되었는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녀는 한 평생 한국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그녀의 시선이 한국이 아닌, 일본 더 넓은 대륙을 향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한국]은 세상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서 만난 낯설지만 매력적인 '정'이었을 것이다. 그 정에 이끌려 서울을, 비무장지대를, 산과 섬을 자유롭게 떠돌며 한국 기행을 마쳤다.
K-한류의 끝은 어디일까? 우리는 또 어떤 파도를 준비해야 할까? 국제 문학 에이전트가 빠져버린 [한국]. '한'과 '흥'을 통해 또다시 새로운 면모로 부상할 우리나라의 가능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