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하다. 두 주인공은 귀엽고 청량한 느낌이 강한데-한 명은 포메라니안으로 변한다- 야하다. 포메라니안으로 변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된다. 그래서 제목이 '개도 걷다 보면 사랑이 시작된다'인가.
사생아, 그래서 아버지의 본부인과 의붓 언니에게 구박 받고 아버지라는 이는 자식을 재산으로만 생각하고 있고 등 로판에서 익숙하게 보는 설정. 이 작품도 이에 충실하다. 회빙환이 없어 여주가 너무 나약하게 그려져 답답하다는 점. 물론 오랫동안 폭력과 가스라이팅에 노출되어 있었으니 이해가 되지만 답답한 건 답답하다는 것. 그래서 그런 여주가 아버지로부터 도망치는 과감한 행동을 한다는 게 개연성 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또 남주도 마음에 안 든다. 여주와 남주의 첫만남에서 그는 최악의 행동을 했기에 정이 안 갔다. 그래서 나중의 행동들도 자신의 필요에 의해 한 거라 공감하지 못함. 로맨스인데 그 로맨스가 달달하게 느껴지지 않고 정이 가지 않으니 썩 재미있지는 않았다.
조직원과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인물이라 분위기가 심각하게 흐른다. 뭔가 위험한 사건도 발생할 것 같다. 그런데 작품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에 비해 이야기 전개는 가볍고 단순하게 느껴진다. REVERSE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 작가님의 스타일인지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좀 부족한 것인지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등장인물들은 만나자마자 바로 베드 인이라 욕망에 넘치는 데도 또 묘하게 순진하게 보여 매력적이라 생각 된다.
우선 표지가 인상적이다. 두 사람의 시선이 정면을 바라보고 있어 뭔가 나에게 할 말이 있는 듯 보인다. 형사에 마약에 범죄자에 인물이나 사건이 복잡하게 얽혀 있을 것 같았는데 이야기는 단순하다. 위험한 상황에 놓이면 성적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주인공 때문에 야한 장면이 많다. 두 사람의 관계 진전은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IF 외전이라 본편이랑은 이야기나 캐릭터가 확 다르게 그려지기를 기대했는데, 본편과 별반 다르지 않아 이 작품만의 매력을 못 느꼈다. 채준이 기억을 간직한 채 과거로 회귀한다는 것만 다를 뿐 강압적이고 제멋대로인 점은 그대로이다. 물론 주원을 사랑하는 채준이 회귀했기 때문에 본편과는 다르게 이야기가 전개되었지만 그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다. 또한 채준을 향한 주원의 태도도 본편과 그리 다르지 않아 색다른 맛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