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라에서 잘 사는 길 - 박홍규 교수가 쓴
박홍규 지음 / 휴먼비전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실물경제 회복을 위해 아우성치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여전히 경제적인 부분 즉 생계와 '돈'의 문제를 삶의  1순위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수치상으로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전후를 기록하고 있는 물질적으로는 선진국에 다다르고 있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 물론 최근의 경제상황 악화로 돈벌이의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겠지만, 대부분의 일반적인 수준의 사람들이라면 '현재 먹고사는 문제로 인한 고민이 삶의 모든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논의해볼필요가 있는 문제인 것 같다. 우리사회의 시민의식, 질서, 문화교양수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경제위기의 장막에 가려져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듯하다. 여러 많은 석학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한국사회가 경제적인 부분 말고, 사회문화적인 부분에서 선진국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많은 개선해야할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다. 평소 이처럼 우리사회의 사회문화적 선진국화에 대한 고민과 생각들이 많았던 터에, 이와 관련해 우리사회에 참고 될만한 책한 권을 소개 해본다.




<작은 나라에서 잘 사는 길>(박홍규,휴먼비전)이 바로 그 책인데, 영남대 법대교수로 있으면서 문화, 예술,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책을 낸 저자의 책이라 그 내용에 신뢰가 가는 책이다. 이 책은 박홍규 교수가 네덜란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여러 분야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해놓고 있는 책인데 우리 한국사회와 바로바로 대비가 되기에 그 재미가 더하다.  책의 부제도 '자유-자치-자연 그리고 운하의 나라 네덜란드에서 배운다.'이다. "우리 한국처럼 좁은 땅과 높은 인구밀도를 유지하면서도 네덜란드는  유엔이 조사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중 하나로 선정되었다"고 저자는 알려주면서 네덜란드의 사회 시스템을 소개한다. 그 몇 가지를 예로 들면 아래와 같다.

  "사람들은 대부분 식사를 집에서 하고 점심도 간단한 도시락으로 해결하며 술을 마시다고 해야 맥주 한 잔 정도다. 그래서 식당과 술집이 그리 많지 않다….네덜란드는 세계에서 자전거를 가장 많이 타는 나라로도 유명하다. '높은 분들'이나 '낮은 사람들'이나 구분 없이 자전거를 탄다. 그래서 적어도 자전거를 타는 경우 높고 낮은 구분이 없다….네덜란드에서는…모든 도로는 인도와 자전거도가 차도와 같은 넓이로 되어 있다. 대부분의 국민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특히 장관이나 국회의원들이 그렇다…회장이나 사장도 마찬가지여서 존경을 받는다."

  위와 같은 예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네덜란드의 독특한 사회시스템 에 대해 우리들에게 알려주고 있어 우리나라가 참고하기에 좋은 간접경험을 제공해준다. 몇몇 부분의 네덜란드 사회시스템은 우리 정서와 차이 나거나 너무 다른 것도 간혹 있기도 하다. 가령, 공창 제도의 인정과 특정한 장소에서의 마리화나 구입 등이 용인되는 것이 그것인데, 저자는 이를 실용주의적 관용이라고 명칭하고 있다.

  저자는 네덜란드에서 배울점으로 "네덜란드는…각자의 자가용을 줄여 모두가 자전거를 타서 공생을 위해 환경을 지키는 사회이고,…각자의 노동시간을 줄여 모두의 일자리를 지키는 사회…나 혼자 잘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살자는 공생의 사회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네덜란드는 우리와 경제규모가 유사하나 사회보장이 완벽하고, 대외 공공개발원조도 우리의 10배가 넘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 뒷부분에서 "개인주의가 남을 짓밟는 이기주의가 아니라 모든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려는 것인 바, 이 좁은 땅에서 땅 투기를 하려는 부자들이나 돈으로 자녀의 출세 기회를 사고자 고액 과외를 시키는 부자들은 마땅히 반사회적인 자들로 규제되어야 하고…세금을 많이 걷어야 한다. 네덜란드를 배우자는 사람들이 그 나라 세금 부담률이 수입의 33~60%고 그 결과 사회보장이 완벽하다는 것을 알면 더 이상 배우지 말자고 할지 모르지만, 우선 그런 것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상에서처럼 이 책은 유럽의 선진국 네덜란드 사례를 우리나라와 대비하여 진정 우리한국사회가 어떻게 발전해나가야 하는 가에 대해서 하나의 큰 화두를 던져주는 책이다. 국민소득과 물질적인 면에서 거의 선진국수준에 다다른 우리나라지만, 문화.교양수준.사회.시민의식.균형발전 등에 있어서는 아직 선진국에 한참 멀다고 밖에 할 수밖에 없는 우리들로서 이 책이 제시하는 네덜란드의 모습에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것은 없는지 한번 검토하고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前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신문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내용을 인용하며 이글을 마치고자 한다. "우리는 지금 나 혼자만 잘살면 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못살 때, 쌀과 옷이 문제일 때는 남이야 어떻든 나 혼자만 잘 살 수 있었다. 쌀이나 옷과 같은 사유재는 각자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삶의 질은 교육, 환경, 휴식공간과 같은 공공재가 결정하는 단계에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공공재는 개인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사회가 함께 해결 해야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이다. 삶의 질 선진화에 물질보다 정신이 앞서야 한다는 것은 이런 뜻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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