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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1.2권 합본) - 우리 소설로의 초대 4 (양장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의 목적이 먹고 살기 위한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한 것인 사람들. 그걸 문화라고 하던가. 인생의, 인간의 다양한 모습, 또는 사람들의 기호, 문화적 코드의 변화를 감지해 그려 내거나, 그걸 증폭하는 사람들의 인생이 새롭다.
화려하다기 보다는 간결한 문체도 새롭다. 그리고 인생의 한 모습을 조망하는 힘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소설이....
책머리에서...제군들은 희망의 힘으로 살아 있는가. 그대들과 나누어 가질 희망이나 믿음이 나에게는 없다.
이 방책없는 세상에서 살아 있으라고 칼은 말하는 것 같았다.
싸움은 세상과 맞서는 몸의 일이다. 몸이 물에 포개져야만 나아가고 물러서고 돌아서고 펼치고 오므릴 수가 있고, 몸이 칼에 포개져야만 베고 찌를 수가 있다. 배와 몸과 칼과 생선이 다르지 않다.
나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희망을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언어로 개념화되는 어떠한 미래도 생각하지 않았다. 희망은 멀어서 보이지 않았고, 희망 없는 세상에서 죽음 또한 멀어서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