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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도 생각만 한다 - 나를 변화시키는 일주일간의 특별한 여행
김영수 지음 / 글로세움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알고 지내던 선생님이 어느날 건네 준 책이었다.
"먼저 남편 읽게 하고 그 다음 선생님이 읽어"
라며 학원 경영에 고전하고 드뎌 간판을 내리는 위기의 우리 부부를 위해 준비해주신 크나큰 위로였다.
선생님의 조언대로 포장도 뜯지 않고 남편을 기다려 책을 건네며, 제목이 몹시 궁금해서 흘끔거리는 내게 맨 먼저 들어온 희망의 메시지... " I try"
다시 시작해볼 수 있는 의욕과 희망을 주리라는 작은 기대를 갖게 했다. 집에선 책보다 TV를 즐기는 남편 때문에 자연스레 내가 먼저 책을 펼쳤는데 내내 왜 책이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선택이란 한길로 치닿게 마련이다. 마치 그 방법이 최선이고 비굴하지 않고 조금이나마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길인듯 말이다.
IMF 이후 우리 주변은 삶의 좌표를 잃은 사람들이 하나 둘 몸을 내던지는 불행이 목격된다. 자신을 해하거나 이웃을 해함으로써 나타나는 시대의 불행이 매일 이어지는 속에서 누군가 손을 내밀어 구제할순 정녕 없는 것일까? 비관적이게도 세상은 그리 따뜻한 곳이 아니었다. 남의 불행을 업고 제 이득을 취하는 냉정한 곳이었다.
학원 경영에 나선지 1년만에 두손 들고, 초췌해진 남편 때문에 우울했고 채근해대는 은행계의 전화 때문에 공무원으로 모범적이게 살아온 나는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사람이되어갔다.
제 때 세금내고 정직하게 살아온 내가 허황된 욕심도 갖게 되고 피해의식도 쌓여가며 자꾸만 황폐해져갔다.
'도대체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야하나?' 불현 듯 드는 두려움이 자꾸만 날 몰아세우고 절망하게 했다.
애들앞에서 꺼이꺼이 통곡하며 절망했다. 사람에 대한 지독한 불신이 생기면서 점점 더 독해져도 가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견디기 힘든일이었다. 몇 년째 빌려간 돈에대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는 친구 언니도 야속하고 악착같이 차압해가며 내 돈을 가져가는 합법적인 강도 은행 제도도 날 폭발하게 했다.
불과 몇 개월만에 벌어진 이 모든 사태가 날 괴롭게하고 급기야 심한 두통까지 나를 무너뜨리려 거드는 판국이었다.
이 책의 노인의 충고대로 이것이 내가 터뜨려야할 지뢰였다. 그래서 나는 충고대로 리스트를 만들고 하나씩 터뜨려갔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나를 짓누르던 지뢰에 대해서 나는 지금 많은 부분 자유롭다.
그렇다. 이 책의 주인공에게 내민 노인의 손길은 바로내게 내민 손이었고 나는 기꺼이 그 손을 잡았다.
주인공 정민이 일주일간의 특별한 여행을 했다면 나는 하룻밤 동안의 여행을 한 셈이다.
활자를 읽어가는 단순한 여정이었지만 정민처럼 나도 새로운 시작을 외칠수 있게 된 것이다.
소원했던 사람들에게 먼저 연락을 했고 자존심 때문에 저어했던 부탁도 해보고 거절은 기분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정민보다 처지가 낫긴하지만 나도 꽤나 세상에 등돌리고 피해의식으로 똘돌 뭉쳐 공격적이된 이즈음에 이 한권의 책이 긴장을 완화시키고 날 구제한 셈이다.
주인공과 좀더 흡사한 내 남편은 이책의 행간마다에서 어떤 생각을 할지 자못 궁금해지며 기대되어진다. 부디 스스로를 괴롭히는 자괴감을 떨치고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이 한권의 책 실직이나 경제적 파탄에 빠져 세상을 등지려는 불안한 시기의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좋은 선물이다.
꼭이 그러한 처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내적 동기에 따라 살지 않고 늘 남을 의식하고 생존경쟁의 치열한 삶을 고투해온 이땅의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되기도 하거니 가장 가까이 있는 소중한 이들에게 자신있게 "사랑한다" 말하며 용서도 구하고 책임도 다하는 행복한 삶이 보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