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추억은 달리는 기차 창 밖으로 던져진 짐짝처럼 버려진다. 시간은 흐른다. 바로 어제처럼 느껴지던 일들이, 매 순간 손이 닿지 않는 먼 옛날의 사건이 되어 희미한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시간은 흐른다. 인간은 문득 기억의 원천으로 돌아가고 싶어 눈물 흘린다...
아직은 나에게서 추억을 잊을, 당신을 잊을 시간은 부족한 거 같아. 아니 부족한 것이라기 보다는 의미없다라고 해야 할꺼야. 넌 날 두고 떠났지만 아직 내 마음에는 네가 그 자리 그대로 있거든. 사람들이 그러더라, 시간이 가면 자연히 그 사람 잊혀질꺼라고... 사람들이 그러더라, 시간이 가면 서서히 추억들 잊게 될거라고... 사람들이 그러더라, 시간이 가면 나도 모르는 사이 다른 추억거리를 만들고 있을 거라고... 그리고 사람들이 그러더라, 맨 처음 했던 사랑은 죽어도 못 잊고 잊으려고 애 쓰지 않는다고... 나 아직 멀었나봐. 이런 충고들이 아직 나에게는 맞지 않으니깐. 시간이 나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나봐. 당신을 잊지 않았고, 당신과의 추억을 버리지 않았으니. 당신과의 기억을 잊어 울고 있는 날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런 날이 온다면 아마 다른 세상으로 가는 강을 건너 갈 때쯤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