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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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서평이 왜 그토록 극단을 달리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다치바나는 이 책에서 자신은 대학때 까지만 해도 철학이나 문학, 사회과학 영역의 책을 주로 탐독하다가 직장에서의 자신의 지식부족을 절감하고 그 절실한 필요에 의해 정보서적을 탐독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픽션에서 논픽션으로의 일대기적인 전환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치바나는 그 이후 문학쪽은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책을 읽어도 집필이나 강연에 있어서의 정보수집 혹은 지식확대라는 확실한 목적이 있기때문에 좀 더 많은 수집을 위한 속독, 그리고 불필요하고 불량한 부분은 과감히 뛰어넘는 통독, 한 주제에 관한 한 거의 모든 책을 구해 일단은 한번씩 다 보는 대량독(분명 보통의 다독과는 다른 의미이므로..) 위주의 독서를 하는 것이다.

때문에 나처럼 문체를 즐기며 내용을 음미하며 읽는 것을 첫째로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그의 독서론은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직업적인 것어서 공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평점을 매기는데 있어서 다소 평가절하된 것 같다.(이렇게 느낀 사람 중 대부분은 문학위주의 서재얘기인 앤 패디먼의 '서재 결혼시키기'를 더 재미있어 할 것이다.)

이런저런 나와 맞지 않는 점을 제하고서라도 이책으로 인해 나의 독서생활에 좀더 조화와 균형을 생각하게 됐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그리고 그의 고양이 빌딩의 내부도는 책욕심이 많아 서재를 꼭 갖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한층 부추긴다. 흠... 그리고 그 책상 말인데 나도 그런 넓고 튼튼한 책상을 꼭 하나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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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 (상)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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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밖에 남지않은 달콤한 쿠키를 먹듯이 그야말로 야금야금 조금씩 읽었다. 아 정말 재미있다.

읽는 내내 나의 15살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하루키가 15살이란 나이를 아직은 변화할 가능성이 많으며 어느 방향으로도 가치체계가 굳어지지 않은 나이라는데 주목하고 주인공의 나이를 설정했다고 한다. 과연 나의 그 시절을 돌이켜보니 그땐 어쩌면 지금보다 더 인생에 대해서 진지했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야가 훨씬 넓고 관용적이었던 것 같다. 내 착각이 아니라면...

어쨌든 이 소설에서도 자주 그랬듯이 비현실적인 세계가 나온다. 소위 하루키의 '이쪽과 저쪽'이란 개념이다. 이쪽만으로 현실은 완벽하게 설명되지 않으며 그렇다고 저쪽에 집착해서도 안된다. 모든 사물과 세상돌아가는 이치는 이쪽과 저쪽의 메타포로 설명되어진다. 이쪽의 메타포가 저쪽이 아니라 쌍방이 메타포 관계로서 의미를 실어 주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다무라군도 이쪽과 저쪽을 넘다드는 일련의 기괴한 사건들을 통해 한층 성숙한 더욱 터프한 청년이 된다.

우리 모두 그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이 자리에 서있는 것 같다. '탈피'를 하는 건 곤충만이 아니다(비록 눈에 보이는 허물을 벗지는 않지만). 인간도 열다섯살이라는 나이에 그러했듯 끊임없이 자아와 내면의식의 충돌과 이해와 용서로 성숙해져가는 것일거다. 다만 하루키가 15살을 선택한 것은 자신이 밝혔듯이 그 나이때가 적당히 가치관이 갖춰졌으면서도 어느때보다 가변성이 크고 도약의 폭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의 다무라군과 <태엽감는 새>의 가사하라 메이가 우연히 만나게 되어 대화를 한다면 아주 흥미로울 것 같은데.. 어쩌면 너무나 엉뚱한 질문만 하는 가사하라 메이를 다무라군은 귀찮아 할지도 모르겠지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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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정재승 지음 / 동아시아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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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대해서 문외한일수록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책이다. 반대로 평소에 과학잡지나 과학영역책을 많이 보는 사람은 오히려 이 책이 의외로 싱거울 수도 있겠지만.. 내 경우는 다행히도(^^;) 과학에 대해선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쪽이라 꽤 재미있게 한 권을 뚝딱 읽었었다. 머리맡에 두고서 자기전 서너 꼭지씩..

이 책 덕분에 '골든벨을 울려라'란 프로그램에서 (내 기억이 맞다면 50번째 골든벨문제였던 것 같은데..) 어려운 문제를 맞혔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인체의 신비'란 전시회에서 아인슈타인의 뇌조직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책에서 봤던 내용이라 무지 열심히 관람했었다.

과학이란 모르고 살면 자신과 상관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알면 알수록 생활속에서 무수히 맞닥뜨릴 수 밖에 없는 현실 그 자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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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농담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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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소설을 너무 안 읽은 것 같아서 모처럼 한권 골랐다. 박완서의 책을 저렇게들 읽고 찬사가 끊이질 않는데 나도 읽어봐야겠단 생각에 고른건데..

솔직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긴 그 많은 작품들 가운데 딱 하나 읽어보고 쓰네 다네 할 수는 없겠지만 언제까지나 이 소설 하나만 딱 두고 내 느낌을 말하자면 마치 오래 전에 방영된 드라마를 다시 책으로 보는 느낌이었다.

물론 국내작가들의 훌륭한 소설들이 종종 텔레비전 시리즈나 연속극으로 극화되기는 하지만 <오래된 농담>은 글쎄 뭐랄까 뭔가 소설로서의 중요한 요소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든다.

좋은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야하고 그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아무것도 가져다 주지 못했다. 몹시 바라건데 내가 하필이면 박완서의 가장 못한 작품을 집어들었기를 고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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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켄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 옮김 / 21세기북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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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말리온 효과.. 들어서 대충 알고 있고 그렇겠다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칭찬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중요하고 기술이 필요한 것이었다. 칭찬에 인색한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 길들여진 사람중 한사람으로서 지나온 날을 하나하나 되새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 후에 가정을 이뤄 내 자식에게까지 악순환을 남기지 않도록 열심히 나자신을 훈련해야겠단 생각이 팍팍 든다. 특히 '전환'이라는 개념은 이제까지 내가 알아온 상식과는 반대되는 것이어서 놀라웠고 결국 제일 큰 수확이었다.

단지 아쉬운 게 있다면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 군데군데 영어교과자습서의 번역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나 같은 평번한 수준의 독자에게조차 잘못된 띄워쓰기 같은 게 더러 눈에 띈다는 점이다. 출판사의 정성과 세심함이 좀 아쉽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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