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도 어렸을적에 내가 원하는건 어떻게든 이룰 수 있다는 막연한 신념같은 것이 있었다. 내가 무엇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바라고 그 꿈을 잃지않고 노력하면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되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세월은 흐르고 나이를 먹게 되면서 가망성과 유용성을 적당히 타진하고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데 익숙해져 가면서 어릴적 그런 꿈들이 순수할때나 품는 불가능한 환상이라고 여겨왔다. 그리고 어느순간부터는 그런 생각조차 까맣게 잊고 살아왔다.

<연금술사>는 내 어릴적에 했던 잡다한 생각과 꿈들을 많이 떠올리게 해줬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자포자기한 노인네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왜 해보지도 않고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미리 단정해 놓고 생기없는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일까.. 내 성향이 용기보다는 타협쪽에 훨씬 가까운 것일까..하지만 아직 크리스탈 장사꾼처럼 낙담할 나이는 아니니깐..아직은 늦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읽을때에는 기쁨과 부러움으로 읽고 책을 덮고 나니 생각에 빠져들게 하는 묘한 책이다. 그리고 마음밑바닥부터 올라오는 알 수 없는 희망감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답사 이것만은 들고 갑시다!
박영호 지음 / 영한문화사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유홍준교수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를 벼르고 별러서 3권까지 장만하고 1권을 펴고 앉아 있는데 문화유산에 관해 일가견이 있으신 직장상사로 부터 한권의 책을 소개 받았다. '그책을 제대로 볼려면 이책부터 봐야하는데.. ' 하면서 권해 주신 책이 바로 이 <답사, 이것만은 들고 갑시다>였다. 내가 그때 1권의 1할 정도를 보고 있었는데 과연 나는 답사의 기초조차 모르고 여행을 아주 좋아하고 답사의 정서를 흠모한다는 용감한 마음만 가지고서 유홍준의 답사기에 덤볐던 것이다.

먼저 <답사, 이것만은..>을 읽고 봤더니 <나의문화유산...>에서 자주 언급되어지는 여러 명칭과 의미를 알게돼 답사기내용을 한층 이해하며 따라갈 수 있었다. 예를 들면, 귀에 익긴 하지만 뭔지를 몰랐던 일주문의 의미를 알게되고 대웅전과 대웅보전의 차이점, 그리고 미륵전, 무량수전, 등등의 절안의 건물들의 의미와 차이, 또 단아한 맞배지붕 주심포집(유홍준이 그토록 찬사하던..)과 팔작지붕 다포집의 외형적차이와 구분기준, 또 절에서 흔히 보는 석등과 부도(스님의 사골이나 유골을 모시는..난 이두개도 구별할 줄 몰랐다)의 차이점, 대들보와 용마루의 확실한 개념 등등 이루말할 수 없는 답사의 여러기본지식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이런기초를 몰라도 답사기를 읽고 답사도 갈 수 있지만 유홍준교수의 말처럼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만큼 느낀다'는 말은 이책을 보고나서야 실감할 수 있다.

<답사, 이것만은..>은 이름처럼 이것만은 알고가자여서 내용이 깊진 않지만 전공자나 전문가가 아니라면 이정도만 알아도 전과는 다른 훌륭한 답사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사진이나 그림이 많아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사진의 경우 어느절 누구의 비라는 식으로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단시간내 독파가 가능하며 자세한것은 뒷쪽에 '명칭으로 찾아보기'가 있어서 사전처럼 내용을 찾아볼 수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다운 이야기 - 수의사 헤리엇이 만난 사람과 동물 이야기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사람 수의사라면서..어쩜 글을 이렇게 맛깔스럽게 썼을까 원래 글솜씨를 좀 타고난 사람일까..하여튼 글솜씨가 전문작가 못지 않은 것같다. 번역글임에도 불구하고 문체의 개성과 글 속 위트가 잘 살아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직업작가보다는 풋풋한 생동감이랄까 그런게 있고 무엇보다 자신이 시골에서 수의사생활을 평생한 사람이라 그런지 현실감있고 보통의 사람이 쉽게 상상하는 정도 이상을 보여줬기 때문에 수의사라는 직업을 조금은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내경우에는 실화라고 알고 읽다가 마지막에 역자후기를 읽고서야 100%로 실화가 아닌 자전적 소설임을 알았지만 어쨌든 감성이 메마른 도시인들을 농촌과 동물들을 이해하게 한몫한데는 성공한 것 같다. 책읽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아마 한달음에 읽을 수 있는 멋진 책이다. 제임스 헤리엇은 글을 맛있게 쓰는 코드를 알고 있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로부터의 귀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전현희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반에는 우주에 대한 물리적 개념과 지구와의 차이점 그로 인해 우주비행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 물리적 우주비행의 발달사, 또 우주비행을 실제 하게되는 비행사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것은 다치바나 다카시가 초점을 맞춘 우주비행사들의 우주비행이후의 사상,세계관,인생관의 전환에 대해 보다 이해를 돕기위한 배경설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인터뷰 내용들이 나오는데 여러명의 비행사의 바뀌어진 삶에 대해 (특이할만한 변화가 없었던 비행사도 있었다고 한다) 인터뷰한 내용이 후반부로 갈수록 다치바나 다카시가 중점을 두는 인터뷰란 느낌이 든다.

이 비행사들의 인터뷰 여기저기에서 인상깊은 관점의 전환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우주로 가기 전에는 독실하거나 아니면 평범한 기독교도였던 비행사들이 우주체험을 한 후로는 교회의 종파는 물론이고 기독교나 불교냐의 종교차이에 중요성을 느끼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종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종교심(혹은 '신'으로 대변되는 그 무엇)이 중요하다고 믿게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신이란 개념에 변화가 오는데 대부분 인격신(보통 흰옷을 입고 수염을 기른 모습의..)을 부정하고 종교심이나 우주정신 혹은 그무엇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에드워드 깁슨이 인터뷰에서 말한 과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이 과학의 오만이라면 종교가 과학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하는 것도 종교의 오만이기 때문에 기존의 종교 교의를 믿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또 무종교주의자인 슈와이카트의 신을 믿진 않지만 자연스럽고, 무한하고, '그렇다'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신에게 감사한다는 말도 감명깊다. 이외에도 많은 생각할 만한 비행사들의 표현들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에드가미첼과 슈와이카트의 인터뷰내용이 와닿는데 우주에서 지구를 봤을 때 인간의 체내에 있던 박테리아가 체외로 나가 처음으로 인간의 전체모습을 보고, 그것이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받은 충격과 똑같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한 슈와이카트가 인간이 우주로 진출하는 것을 진화론적으로 설명하는 대목에서 나또한 충격을 받았다. 스타워즈의 이상하게 생긴 인간(우주인?인간도 우주인에 불과하니까..)으로의 진화가 실제 진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설명이 될 수도 있으니까.

이런 것을 허황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지구에 갇혀 과거와 살기를 고집하는 사람일거란 생각도 잠시 든다. 내가 알고 배워왔던 시간이라는 개념, 공간이라는 개념, 그리고 의식과 영혼 그리고 신이라는 개념이 완전히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아직 인간이 알아내지 못한 다른 차원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비록 내가 그 진화과정을 못보고 죽겠지만 그것을 내다보고 죽는 것과 모른채 살다죽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

인간의 상상력을 훨씬 초월한, 그것을 실제로 체험했던 사람만이이 알 수 있는 체험이라는 점에서 좀 맥이 빠지긴 하지만 우주체험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이 다르듯이 이책이라도 읽은 사람과 전혀 읽지 않은 사람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읽은 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으니까..다치바나 다카시도 책을 내면서 우주체험이 간절하게 하고 싶고 자신이 어떻게 변할까 너무나도 궁금했다고 하는데 나 역시 너무나도 그렇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의 이유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궁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나의 세계관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은 두권의 책을 만났는데 그 하나가 다치바나 다카시의 <우주로부터의 귀환>이고 또 하나가 바로 <희망의 이유>이다. 둘다 신에 관한 이야기와 자연과 지구 그리고 영혼에 대해 자주 언급되어진다. 분위기는 상당히 다르나 군데군데에서 표현은 달랐지만 의미상 일맥상통한 부분이 나온다. 꼭 두권을 같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제인구달은 흔히 침팬지연구자, 침팬지보호운동가로 알려져 있었고 나도 단순히 그렇게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책을 읽고 그녀가 하는 일이 아주 방대하고 의미가 큰 일이란 걸 절실히 깨닫게 됐다. 책 전반부에서는 그녀가 자라난 환경과 가족들에게서 받은 영향, 소녀적에 시와 철학에 빠진 풋내음 나는 지적,정서적 학구열, 그리고 자신에게 감명을 주거나 교훈을 심어줬던 크고작은 에피소드들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기게 한다.

그리고 중,후반부에서는 본격적인 침팬지연구를 위한 밀림에서의 생활과 침팬지를 통한 생명체에 대한 감명과 자연에 대한 깨달음을 얘기하는데 이것은 후반부로 이어지는 내용인 그녀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벌이는 -나름대로 이름을 부치자면 - <자연에 대한 이해로서의 신계몽주의 운동>의 밑거름이 된다. 물론 어릴때부터 유달리 동식물을 사랑한 그녀였지만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어릴때부터 가진 그녀는 자신이 썼듯이 '인간으로 윤회한 경험이 많은 영혼'을 가진 사람일 것만 같다.

그녀는 영혼이 있으며 육체가 죽었다고 해서 영혼이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자신은 확실히 느낀다고 한다. 영혼을 포함한 그 무엇.. - 아직까지는 인간이 비록 이해할 수 없는 - 또 다른 차원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또 그녀는 인간의 지적 두뇌는 놀랄만한 것이지만 그런 인간이 자연과 우주의 모든 신비로움과 무한, 시간을 인간의 두뇌에 의한 논리와 추론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는 오류에 대해 또 인간에게 유용하다고 해서 혹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타생명들을 무한정 이용할 천부의 권리가 있다고 굳게 믿는 오만함에 대해 경고한다.

그말은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 아니며 타 생명체들이 인간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더더군다나 아니며 오히려 인간이(<우주로부터의 귀환>에서 슈와이카트가 말했듯이) 거대한 생물체인 지구에 기생하는 것에 불과함을 깨닫지 못하면 인류의 미래는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일 것이다. 인간이 자연에 대한 겸손과 경외심을 회복하고 또 우주적으로 시야를 넓힐 때가 온 것 같다. 그래서 인류와 지구안의 모든 생명체와 지구가 한생명이란 것을 전세계 모든 사람이 통감하길 기대해본다. 그것이 제인구달이 말한 희망의 이유일테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