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이유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궁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나의 세계관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은 두권의 책을 만났는데 그 하나가 다치바나 다카시의 <우주로부터의 귀환>이고 또 하나가 바로 <희망의 이유>이다. 둘다 신에 관한 이야기와 자연과 지구 그리고 영혼에 대해 자주 언급되어진다. 분위기는 상당히 다르나 군데군데에서 표현은 달랐지만 의미상 일맥상통한 부분이 나온다. 꼭 두권을 같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제인구달은 흔히 침팬지연구자, 침팬지보호운동가로 알려져 있었고 나도 단순히 그렇게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책을 읽고 그녀가 하는 일이 아주 방대하고 의미가 큰 일이란 걸 절실히 깨닫게 됐다. 책 전반부에서는 그녀가 자라난 환경과 가족들에게서 받은 영향, 소녀적에 시와 철학에 빠진 풋내음 나는 지적,정서적 학구열, 그리고 자신에게 감명을 주거나 교훈을 심어줬던 크고작은 에피소드들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기게 한다.

그리고 중,후반부에서는 본격적인 침팬지연구를 위한 밀림에서의 생활과 침팬지를 통한 생명체에 대한 감명과 자연에 대한 깨달음을 얘기하는데 이것은 후반부로 이어지는 내용인 그녀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벌이는 -나름대로 이름을 부치자면 - <자연에 대한 이해로서의 신계몽주의 운동>의 밑거름이 된다. 물론 어릴때부터 유달리 동식물을 사랑한 그녀였지만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어릴때부터 가진 그녀는 자신이 썼듯이 '인간으로 윤회한 경험이 많은 영혼'을 가진 사람일 것만 같다.

그녀는 영혼이 있으며 육체가 죽었다고 해서 영혼이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자신은 확실히 느낀다고 한다. 영혼을 포함한 그 무엇.. - 아직까지는 인간이 비록 이해할 수 없는 - 또 다른 차원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또 그녀는 인간의 지적 두뇌는 놀랄만한 것이지만 그런 인간이 자연과 우주의 모든 신비로움과 무한, 시간을 인간의 두뇌에 의한 논리와 추론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는 오류에 대해 또 인간에게 유용하다고 해서 혹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타생명들을 무한정 이용할 천부의 권리가 있다고 굳게 믿는 오만함에 대해 경고한다.

그말은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 아니며 타 생명체들이 인간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더더군다나 아니며 오히려 인간이(<우주로부터의 귀환>에서 슈와이카트가 말했듯이) 거대한 생물체인 지구에 기생하는 것에 불과함을 깨닫지 못하면 인류의 미래는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일 것이다. 인간이 자연에 대한 겸손과 경외심을 회복하고 또 우주적으로 시야를 넓힐 때가 온 것 같다. 그래서 인류와 지구안의 모든 생명체와 지구가 한생명이란 것을 전세계 모든 사람이 통감하길 기대해본다. 그것이 제인구달이 말한 희망의 이유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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