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팥죽 ㅣ 그래 책이야 79
조현미 지음, 안병현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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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저마다 추억을 담은 음식이 있다. 추운 겨울 호호 불며 먹은 달큰한 팥죽은 아빠의 어린 시절 '인생 음식'이었다. 흥환에서 구룡포에서 산을 넘어 학교에 다닌 아빠는 초등학교 앞에서 팔던 팥죽에 찐빵을 찍어 먹으며 빈속을 채우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그 팥죽집은 지금 맛집으로 유명해졌다. 아빠의 '인생 음식'이기에 한 번은 그 집을 찾아가 팥죽 한 그릇을 먹었다. 달고 달고 또 달다. 너무 달다. 단것이 많지 않았던 그 시절에는 얼마나 기다려지는 음식이었을까.

  '인생 팥죽'이라는 글자에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아마도 따뜻하고 달콤한 이야기가 담겼겠지. 함박눈이 내리는 표지 그림에는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하늘을 보는 남자아이가 있다. 함박눈 위로 따뜻한 새알을 넣은 팥죽이 그려져 있다. 쓸쓸한 겨울 풍경과 대조적으로 따뜻한 팥죽이 아이와 강아지를 감싸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팥죽은 주인공에게 12월의 찬바람에 어깨가 움츠러들 때, 억울한 일로 마음이 움츠러들 때 생각나는 음식이다. 아빠를 잃은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는 팥죽을 먹으며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다. 아빠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모습도 보인다. 엄마도 한 번쯤은 푹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는 뜻밖의 방식으로 엄마에게 쉼을 선물했다. 그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교실에는 유난히 티격태격하며 매사에 부딪히는 친구들이 있다. 나라와 대수의 관계도 어딘가 서로 불편하고 거슬리는 관계다. 책 후반부에 대수와 나라의 갈등이 풀리는 과정은 아이들 저마다 사연과 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온몸에 가시를 달고 사는 아이들이 때로는 '금쪽이'로 불리며 교실에서 많은 갈등을 만들어 내지만, 어른들은 그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대수와 같은 아이를 만날 때 좀 더 그 아이의 내면을 들여다봐야겠다.

  찬바람이 부는 12월, 따뜻한 팥죽 한 그릇처럼 마음을 데워 주는 책이다. 아이들의 가시 너머에 어떤 사연이 숨어 있는지, 그 마음을 조금 더 오래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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