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알지 못했던 작품이었다.
'용이'감독의 차기작이 될거라는 인터뷰 기사를 읽고, '잼난 책인가봐?!'라는 생각이 미치면서,, 바로 검색해서 그냥 주문했다.
그럼, 내가 '용이'감독의 팬이냐?/ 쉽게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다.
내가 그에 대해 아는거라곤... 배두나주연의 '봄날의 ~~'란영화와 '아이리버'cf감독이란거.. 그리고 ebs 애니토피아 진행자란거.. 그 중에서 영화는 보지도 않았고, cf는 좋았고, 애니토피아 진행도 나름대로 잼나게 하는 것 같았다.
그런, 그 감독이 이 작품을 읽다 보려고 했던 영화도 접고, 끝까지 봤다기에..그리고 이 중 차기작 준비차로 일본의 선술집을 돌아볼 계획이란 얘기...
이 중에서 이 책을 보고 싶었던 건 단편집이란거,, 첨엔 나오키상 수상작인지 몰랐다. 글구, 정말 잼있나 싶었던 것.. 어떤 내용이길래 영화로 한다는 걸까?? 하는 궁금증..
지금 현재도 그렇고, 이 책을 선택했을 때도 그렇고, 어쨌든 난 잼있는 책이 보고 싶었다.
말 그대로 편하게 잼있게 볼 수 있는 책...
그런 면에서 어제 밤 늦게 읽기 시작해서 새벽무렵증 거의 다 읽게 된 이 책에 만족한다.
음...잼있게 읽었다.
어, 정말이지 잼있었다.
사실.. 마지막 '죄수의 딜레마'를 소파에서 이리저리 비틀어 가며 읽다 결국 손에서 놓친 김에 그만 잠들고 말아서, 지금 마지막 뒷부분을 다 읽는 바람에 약간 얘기가 끊긴 감이 있어, 이렇게 글을 쓰면서 다시금 곰씹고 있지만.
참, 이상한게 아니 어쩌면 당연한건지 모르겠는데, 이 5편의 이야기가 각각의 이야기가 아닌, 쭉~~ 이어진 스토리 같다.
어,, 읽으면서도 그렇게까지 생각했던 건 아니었는데, 오늘 이렇게 다시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다. 단순히 '죄수의 딜레마'를 끊어 읽어서가 아닌 듯 싶다.
음. 정말 이것도 잼나네..
오랜만에 편하게 맘 편하게 즐겁게 읽은 작품이다. 이상한건 그렇다고 이 이야기 중에 코미디는 단 한편도 없다. 그렇다고 블랙 코미디?/ 이건, 더더군다나 아니다.
호흡이 아주 길지도 , 너무 짧지도 않고, 상황이 억지스럽지도 않고,
아~~! 이 5편 모두가 한 영화의 5가지 에피소드로 만들어지면 정말 좋겠다는 새각이 든다.
오~~!! 정말.. 그럼 아주 잼있을 것 같다.
'용이'감독은 이 중의 '사랑 있는 내일'을 차기작으로 한다고 하던데...
우,,,, 나도 일본가서 현장 답사 하고 싶다.
표제작 '플라나리아'..
사실,, 난 이런 단편집을 볼 때 마다 표제작을 읽으면서 갸우뚱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뭐, 그렇다고 표제작이 맘에 안든다거나, 차라리 다른 작품이 더 낫지 않나? 싶은 것도 아니다.
그건, 이번 작품에서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거의가 표제작을 맨 처음에 배열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싶기도 하긴 한데. 왜냐면 결국, 책을 덮을 때는 "그래.. 표제작이군!!"하게 되긴 하니까..
플라나리아는 그냥 아주 편하게만 볼 수는 없었다.
음, 그렇다고 내가 주인공과 같은 병이라거나,,등은 아니다.
나도 몰랐던 면은 이 작품에서 발견하게 됐기 때문인것 같다.
요즘도 TV에서 방영하는 다큐중 (ex.병원24시 등.)에서 보면 항상 수술전까지는 환자이고, 그 다음은 정상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던 걸까?? 물론, 그런 프로그램에서 그렇게 보여준건 아니다.
분명 수술등 치료 후의 고통등이나. 후유증.. 등 어려면도 분명 보여준다. 그 후의 남은 치료과정, 약물 치료 등...
그런데도..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래.. 수술이 성공했구나!!. 잘됐다. 이젠 행복하겠네!!"라고.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이 좁아터진 뇌속에 완전 각인을 시켜놨던 것 같다.
"당연"이라는 듯이 지금껏 생각해 보지 못했다. 이런,, 젠장. 왜 그랬을까??
그런데, 플라나리아에서 그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래서 "고맙다"(꾸벅~~!!)
플라나리아의 주인공에서 지금껏 내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못 보고 있었는지, 바르게 하지 못했다는 걸 알게됐다.
나도 그 동안 주인공의 주변인물들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는걸 느끼면서,, 이런 "젠장.. 젠장..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결국, 타인이기 때문인걸까?/ 아니면, 그렇게해서 그저 좀 더 편안해 지고 싶었던 걸까??"를 돼뇌일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의 심정을 알게 돼서 기뻤다. "아, 그렇구나! 그렇게 느낄 수도 있구나."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전혀 보지 못했던 한 쪽의 면을 보게 돼서 기쁘다.
두 번째 "사랑 있는 내일"
이 작품의 딸이 참 예쁘다. 이런 딸이니 주인공이 그렇게 정성껏 청소해 놓고, 머리카락을 잘라주길 고대해 마지 않겠지...어떻게 이쁘지 않을 수 있을까??
예전에 TV에서 일본 직장인(아저씨들)이 지하철 승강장에서 캔맥주등을 그냥 손에 들고, 혼자서 마시는 모습이 굉장히 신기했던 적이 있다. 그 때 이 작품의 선술집등도 보여줬는데, 그 역시도 참 신기했다.
우리네 풍경과는 사뭇 달라보였으니까. 그리고 현재도 사실 다르다고 나는 알고 있다.
우리는 거의 서로들 주거니 받거니 그렇게 "흥흥~~", "시끌벅적~~"한게 직장인들의 퇴근 후 술자리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일본 선술집에서 그 좁은 가게에서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쭉~~~ 이러진 탁자에 그냥 각자 앉아서 그렇게 아주 "고요히~~" 술을 마시는 모습.. 그래도 그건 그럴 수도 있지.. 했는데, 좀 충격적이었던 건 지하철 승강장에서 그렇게 혼자'들' 마시는 많은 아저씨들이었다.
오호~~!! 저렇게 지하철 기다리면서 혼자도 마시는구나.. 처음엔 얼마나 술이 마시고 싶으면 저렇게 해서라도 마시나 싶었는데,, 촛점은 그게 아니었다. 그렇게 혼자'들' 마신다는 거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꿈꾸는 선술집... 단골도 좋지만,, 단골만 있는 곳은 아닌, 지나가다 그냥 편하게 혼자서도 마실 수 있는 곳.. 그래서 우리의 쥔장은 단골이나 그냥 지나가다 들른 손님이나 똑같이 대한다는 곳...
그래도 역시도 '주인공의 가게'답게 나름대로 정감이 넘치는 곳이다.
물론, 주인공도 다른 의미에서의 정감가는 가게를 원했던 거고...
음.. 이 작품은 읽고서 슬며서 미소짓게 만든 작품이다.
황량한 듯한 듯 하지만. 결국, 따뜻한 곳.
주인공이 딸을 떠내야 하는 황량함을 맞이할때 깨닫게 되는 사랑과
그런 아빠를 따뜻이 해주고 싶은 딸의 마음과
그런 그와 그 딸을 또한 따뜻이 해주는 여자와
매일 매일의 목욕 길 단골인 할아버지와 가게 煎주인과 게이(아니, 바이)인 알바생..
그들 모두가 무심한 듯 참으로 따뜻하다.
그래서 더운 어제밤에 읽으면서도 나까지 따뜻해진 작품.
음.. 지금 불현듯 생각난 건데. 작가 '야마모토 후미오'는 강요하지 않는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편하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걸까??
어떤 작품은 끈덕지게 작가가 강요하는 글이 있다. 물론, 재미도 있지만, 그렇게 작가가 나서서 강요하고 물고 늘어지면, 그만 그 전까지의 좋은 감정까지도 "확~~!" 나빠지고마는 불운한 작품도 걔중에는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이 작가는 그냥 흘러 흘러 가는 듯 하면서도 잡아주고, 그러면서도 밀어붙이지는 않고, 또 흘러 흘러 가면서 자리를 잡아주는 것 같다.
오호~~!! 그래서 편했던 것 같다. 옮긴이의 말마따나 그다지 호락 호락한 주제는 아니지만,,이렇게 편히 읽을 수 있었던 이유가....
세 번째 "네이키드" . 네 번째 " 어딘가가 아닌 여기"
옮긴이 말대로 이 작품의 젊은 여성과 '어딘가가 아닌 여기'의 주인공인 아줌마는 좀 다르다. 어떻게 보면 즉, 우리가 흔히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하는 통념과는 좀 다른 모습들이다. 물론, 내가 보기에는 그들 모두 참.. 그들답고, 당연해 보여서 좋았지만..^^
왜 그렇게 성공으로 매달려야만 하는걸까??
왜 그렇게 계속 앞으로 전진만 해야 하는걸까??
한번 쯤 .. 그냥 한번 쯤 고개만 돌려 뒤돌아 보는 것도 안된는 걸까??
비록 조금 다른 모습이더라도 모두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인데. 다른 이들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 지는 몰라도 그들 나름으로는 열심인 건데.
"어딘가가 아닌 여기"의 주인공은 우리가 흔히 하는말인 '난, 엄마처럼은 안살아'라는 딸을 두고 있다. 주인공은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살려고 하는 모습이 딸의 눈에는 안좋게 보인는 걸까?' 글쎄, 어떻게 답을 내릴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주인공의 딸의 마지막 모습만으로는 .. 하지만, 난, 우리의 아줌마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열심인 모습이. 혹,, 자신은 이런 내 모습도 결국엔 최선을 다한 모습이 아닐 수도 있지 않나 하고 회의에 빠지긴 했지만, 결국, 자신의 최선에, 현재에 다하고 있지 않나. 어찌보면 무능해 보이고, 힘없어 보이지만,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혹시, 그게 타인에게 바로 자신의 자식들에게마저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라도...
마지막 "죄수의 딜레마"
주인공의 성공 공포증..
결국, 우리 모두는 어린 아이들인 걸까?
아님. 어른이 되길 원치 않는 아이들인 걸까?
아님. 결국 인간은 모두 어린 아이인 걸까??
그렇담 어린 아이는 과연 ??
이 질문에서 계속 헤매고, 허우적 거리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 , 자신"이다.
크~~!! 아직도 답은 늪 속에서 보이지 않고 있다.
과연 언제쯤 찾을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