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뉴턴 & 데카르트 : 거인의 어깨에 올라선 거인 지식인마을 10
박민아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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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 '지식인 마을' 시리즈가 나오고
<뉴턴&데카르트>를 대충 훑어 봤을 때는 별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전 꼼꼼하게 이 책을 보고 난 뒤
내가 얼마나 성급하게 판단을 내렸는지 후회하게 됐다.

물론, 안타까운 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100이면 99개의 책이 뉴턴의 역학을 설명하기 위해서
그저 갈릴레오 정도를 데려오거나
사과 이야기만 반복적으로 재미랍시고 데려오는 데 비해

이 책은 데카르를 비롯해
앞선 자연철학에서 힘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그 사회의 철학, 종교, 문화 등을 풍부하게 살펴봄으로써
'힘'이라는 개념에 명확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다.

그저 과학의 문제를 인문사회학적으로 해석하거나
인문사회의 문제에 과학을 끌어안는 식으로
통합논술을 들이고 있는 요즘 풍토에

이 책은 진정한 통합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한
한 답안을 보여 준다.
물론, 이 책 역시 통합논술을 의식해 배치한 부분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1, 2장은 백미다.
상당히 재미있게 공부도 된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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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살육에 이르는 병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시공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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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는 중간, 옆에서 슬쩍 보던 꽁은
'이거 무슨 책이야?'
문득문득 눈에 뜨인 단어들에 화들짝 놀랐던가 보다.
하긴 그럴 법한 묘사들이 수두룩하다.
챕터씩만 끊어서 본다면
이 작품 안에 나오는 가십 잡지에 등장할 만한 내용으로 보기에 무리없다.

어쩌면 이 작품은 그만큼 그러한 속물적인 세상을 묘사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러기에 너무 날것으로 드러나는 세태와 살인의 묘사
그저 원초적 재미를 주기 위해 등장시킨 듯한 사이코의 심리 묘사
하지만 역시 읽으면 읽을수록 묵직해지는 마음은
살인자의 심리보다
그 살인자를 추적하는 나머지 세 명의 심리 묘사가
상당히 근본적이며 깊은 갈등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워낙 충격적인 결말이라는 얘기가 많아서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사실 약간 어리둥절하기는 했다.

음, 확실히 충격적이고 새로운 추리소설이었다.
근데, 요즘 너무 소설만 보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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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문제아 창비아동문고 175
박기범 지음, 박경진 그림 / 창비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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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해야 할 이야기를 그대로 드러내는 문학은 싫다.
어른이 어린이인 척하고 어려운 사회 문제를 날것으로 보여 주는 문학은 더 싫다.

<문제아>는 온갖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다루고 있다.
어린이의 시선으로 다 큰 어른 작가가 자꾸 이야기를 건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작품을 읽고 나니 내가 착해지는 느낌이다.
좋다.
감동적이다.

솔직히 어떤 차이인지 모르겠다.
문학적으로 분석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하지만 작가가 아이의 눈을 빌어, 혹은 작중 어른의 입을 빌어
아주 교과서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도 결국 동감을 하게 되는 건
가르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가령, '끝방 아저씨' 이야기를 보면서 난
그래, 저 길거리에 나 앉은 많은 사람들 가운데
누군들 저러고 싶어서 저러고 있을까
일하고 싶어도, 쫓기기 싫어도
어찌할 수 없이 내몰리는 이들이 있음을
아, 머리로는 알면서도 알면서도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구나
그저, 내가 돈을 몇 푼 주면 저들은 더 일어서지 못하는 거 아닐까
이런 편한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라는 반성을 하게 됐다.

그것은 오로지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만 하지 않고
보듬어 안으려 하는 작가의 진심이 전달됐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이유없이 착하기만 하지도 않고
이유만 들이대지도 않고
그 둘을 다 가지고 있는 이 선한 작품은
너무도 고마운 선물이다.

참 늦게도 이 책을 읽었다.
뭐, 이런 작품이 한둘이어야지, ㅋㅋㅋ
미안해요, 기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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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이 세상에는 공주가 꼭 필요하다 낮은산 어린이 10
공지희 지음, 오승민 그림 / 낮은산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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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 어린이책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 가운데 하나가 바로
매력적인 캐릭터 아닌가 싶다.
너무 이야기 전개와 주제에 집착하다보니
분명 따뜻하고 감동적이고, 혹은 발랄하고 재밌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밋밋한 느낌이 드는 건 캐릭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렇게 볼 때 <이 세상에는 공주가...>는
꽤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리고 따돌림, 소외, 불평등 같은 묵직한 소재는
그 매력적인 캐릭터와 간결한 이야기 구조 안에서
더 힘있게, 쉽게, 설득력 있게 독자의 가슴에 들어온다.
특히 뭔가 아린 슬픔이 보이는 단촐한 표지와 달리
본문 안의 그림들은 환상적인 색감과 표현이 멋지다!

우리 어린이책에는 이런 멋진 캐릭터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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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스텝파더 스텝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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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미 여사의 소품!
골때리는 쌍둥이도 좋지만
점점 쌍둥이 편이 돼 가는 도둑인 주인공의 아버지
그리고 주인공 도둑
어렴풋이 로맨스를 만들 뻔하는 담임 선생님
에피소드마다 나오는 많지 않은 인물들
주인공들의 변화와 함께 사건들을 엮어 가는 솜씨는 일품이다.

당연히 추리소설로서의 극적인 힘은 떨어지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 인간의 내면에 있는 다양한 감정을 살피는
미미 여사의 장기는
오히려 따뜻한 드라마 속에서
더 위력을 발휘하는 듯하다.

재밌고 따뜻하고 어느 순간
한참을 고민하게 된다.
이런 소설이 좋다.

정말로 좋다!

진심은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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