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뭣 좀 아는 뚱냥이의 발칙한 미술 특강
스베틀라나 페트로바.고양이 자라투스트라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8월

뭘 좀 아는 뚱냥이의 발칙한 미술 특강이라니

어렵게만 느껴지는 미술사를 쉽고 유쾌하게 알려줄 것 같아 호기심이 들었다.

그리고 곧 출산을 앞두고 있어 다양한 명화를 보면 태교에 도움이 될거라는 확신에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책을 펴보는 순간!

"어머머!!! 이게 뭐야~~~ 이 고양이 어쩔거야~~ ㅋㅋㅋㅋㅋㅋ"

명화마다 원래의 제 자리인양 천연덕스럽게 자리잡고 있는 고양이의 표정과 포즈가 웃겨서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풋!'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 책에 실린 여러 작품들은

러시아의 예술가이자 큐레이터 스베틀라나 페트로바가 어머니가 남긴 뚱보 고양이 자라투스트라와 만나면서 시작된다.

페트로바는 2011년 온라인 사이트 ‘FatCatArt’를 개설해 고양이 사진과 명화를 결합한 작품들을 공개했고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세계적 명화에 고양이를 떡하니 출현시켜 작품을 만들다니.... ㅋㅋㅋ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이런 작가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정신과

너무나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자라투스트에 의해 탄생되고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며 책으로까지 출간된 것이다.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이 명화 저 명화 속으로 삽입돼 들어가서는 발칙하고 거만하게 그림들을 소개한다.

라스코 동굴벽화로 시작해서 르네상스와 17세기 네덜란드를 거쳐

스페인,영국,프랑스,미국, 일본의 대표적인 명화들을 종횡무진 누비고 다닌다.

비너스의 탄생에서 요염한 비너스가 되기도 하고~

뭉크의 절규에서 리얼한 절규를 토해내기도 하고~

일본 화풍에도 여유롭게 녹아들고~

모나리자의 품에 평화롭게 앉겨 있기도 한다.

총 140컷 정도의 명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나마 유명한 작품은 원작과 비교할 수 있었지만 모르는 작품들이 많아서

좀 더 그림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면 더욱 유쾌하게 볼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찬찬히 시간날때마다 원작을 찾아보면서 비교해보면 또다른 재미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미술사에 대한 식견은 그닥 없지만 그래도 편안하게 보는 과정에서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화풍의 변화나 각 시대나 나라별 특징도 조금씩 느낄 수 있었고

어럽게만 느껴졌던 미술사가 현대 디지털시대의 예술과 결합하여 이렇게 새로움을 자아낼 수도 있구나 하고 감탄했다.

햇볕좋은 날 거실 창가에 앉아 느긋하게 커피 한잔하면서 유쾌하고 편안하게 넘겨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