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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먹는 개
손솔지 지음 / 새움 / 2016년 6월
평점 :
먼지처럼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해서
책속 주인공들은 무슨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하며 호기심으로 책을 펼쳐보았다.
그런데....우와~ 이건 뭐 색다른 충격이였다고 할까?
작가의 기발하고도 무시무시한 상상력이 다소 무거운 사회문제를 소설적으로 꺼내들어
독자에게 아무런 강요도 없이 그런 문제를 깊게, 또다른 관점으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나 할까....
우리는 살아오면서 '도덕적 양심'이라는 범위를 어디까지 규정하고 지키며 살고 있을까?
보통의 사람이라면 인간vs인간으로 부딪치는 일들은 뭔가 나도 피해받기 싫기때문에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어느정도 자각하며 살고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환경의 문제나 동물 윤리에 관한 것이라면
'나 혼자' 해결할 일도 아니고,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며 그냥 스쳐지나가는게 현실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이런 도덕적 양심과 관련된 사연을 하나씩 지니고 있고
그들이 그것들에게 벗어나고자 하면서 이야기는 얽혀가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은 '더스트'라는 약물을 주입한 물고기 '더스트 빈'으로부터 발전한다.
이 물고기는 싱크대나 변기의 각종 병균과 세균을 찾아다니며 몸에 흡수하고
이후 사람의 인체의 전혀 해를 끼치는 물질을 남기지 않고 공기중에 먼지처럼 사라지게 만든 것이다.
많은 이들의 원성과 반대에도 출시되자마자 불티나게 팔리며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후, 쥐들 이용해 만든 더스트 몬스터라는 생물까지 개발되고
어느순간 도시에는 '더스트 휴먼'이라는 약물까지 거래되고 있다는 괴담이 퍼진다.
정말 '더스트 휴먼'이라는 약물이 있다면 어떨까?
먼지처럼 흔적없이 사라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최상의 자살방법이 될 수도
완벽한 범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최상의 살인도구가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단순한 결과를 떠나 그것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그 누가 상상할까?
소설 속에서도 확연히 드러내보이지 않았지만
지환이 알바로 잡아넘긴 들개와 고양이, 다양한 생명체들의 마지막 도착지는 아마도
더스트 약물의 효능을 검증하고자 하는 실험장이었으리라.
도덕적 양심....나의 일이 아니였을때 단순히 혀를 차며 부정적 의견을 내비치는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장담 못 할 인생이다. 여기 주인공들처럼 어느 순간 내 앞에 당면한 과제가 될 수도 있다.
기연처럼 목소리를 내며 싸우고자 덤비지만 정작 중요한 내 삶의 문제를 잃어갈 수도 있을 것이고
지환처럼 자신도 모르게 잔인함에 익숙해지고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만 급급해 양심을 잃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손에 꼭 들어오는 아담한 사이즈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덮은 후 많은 생각을 던져준 여운이 깊은 책이었다.
젊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현대사회에 던지는 날카로운 문제의식이 적절히 조화된 좋은 작품이었다.